2010년은 내꺼! 블록버스터 MMORPG 3인방 격돌

왠지 '10'이라는 수치를 보고 있으면 완성, 또는 꽉 찼다는 느낌이 든다. 10점 만점이라는 기준이 있는 것도, 9보다는 10이 더 안정돼 보이는 것도 아마 그래서가 아닐까. 최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0번째 우승을 차지한 기아 타이거즈가 다른 팀의 우승보다 더 드라마틱하게 느껴지는 것도 이런 요소가 어느 정도 작용하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2000년도 시작되고 벌써 9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90년대 말을 기점으로 성장, 2003년도 대폭적인 성장과 함께 대형 타이틀의 출시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한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이 어느새 2010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것. 시간도 시간이지만, 새로운 10년 시작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2010년에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대형 블록버스터 온라인 게임이 눈이 갈수밖에.

블루홀스튜디오가 개발하고 한게임에서 서비스 준비 중인 '테라'와 소노브이에서 개발 중인 '베르카닉스' 그리고 네오위즈게임즈에서 한국인 입맛에 맞춰 서비스 준비 중인 '에이지 오브 코난'은 블록버스터라는 별칭이 아깝지 않은 정도로 많은 개발 인력과 개발 비용이 들어갔다. 특히 뛰어난 그래픽과 게임성, 그리고 지금까지 나온 MMORPG 이상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2010년 시작을 알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 '테라'급 MMORPG '테라', 가장 한국적인 기술로 세계를 겨냥한다>

2차 테스트로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모습을 드러내는 '테라'는 2010년 가장 기대가 되는 MMORPG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온라인 게임이다. MMORPG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논타겟팅 방식을 기본으로 했으며,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뛰어난 그래픽과 다양한 종족, 그리고 여러 가지 직업군에서 나오는 전략, 전술은 타 게임에서 찾아보기 힘든 재미 요소다.

3년간 320억 원이라는 엄청난 개발비가 들어간 '테라'의 핵심 요소는 논타겟팅이다. 예전 MMORPG가 특정 타깃을 선택해 공격하는 방식을 가졌다면 '테라'에서는 공격 버튼 자체를 누르는 것만으로도 주변에 있는 많은 적들에게 공격을 가할 수 있다. 글로만 본다면 이 기능 자체가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1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국내 온라인 게임 개발사 중 이 기술을 도입한 건 극히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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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적인 요소도 뛰어나다. '테라'의 그래픽은 컴퓨터 환경만 된다면 HD급 이상의 고화질로도 즐길 수 있다. 각 마을의 특색을 나타낸 마을의 모습부터, 유니콘을 타고 이동할 때 볼 수 있는 환상적인 판타지 세계, 그리고 특색이 넘치는 몬스터들까지, 그야말로 절경이다. 물론 '아이온'이나 해외 여러 게임들도 이런 과정을 계속 추구했지만 '테라'의 그래픽을 본다면 한국 온라인 게임 수준이 어느 정도까지 올랐는지 바로 알 수 있다.

이런 대단한 기술 덕분일까. '테라'는 최근 일본 내 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GCO 2009 행사를 통해 독일, 유럽 내 입지를 마련해 놨다. 한게임 측에서는 '테라'가 유럽 시장 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수출 상담도 활발히 진행돼 향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개발 전부터 원소스 멀티 유즈, 성공이 아닌 문화가 될 '베르카닉스'>

원소스 멀티 유즈 게임 '베르카닉스'도 2010년을 빛낼 대표적인 MMORPG 다. 3부작 프로젝트로 시작된 이 게임은 하나의 개요를 바탕으로 온라인 게임, 웹게임, 그리고 만화로 동시에 개발돼 다양한 사람들에게 어필할 예정이다. 원소스 멀티 유즈는 해외 시장에서 각광 받고 있지만 성공 확률이 낮은 국내 산업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 그러기 때문에 소노브이의 '베르카닉스' 프로젝트가 주목 받을 수밖에 없다.

이중에서 프로젝트의 핵심 요소인 '베르카닉스' MMORPG는 방대한 세계관을 뛰어난 그래픽 환경에 녹여냈으며, 해외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SF 배경을 선택, 기존에 나온 국산 게임들과 차별성을 둘 예정이다. 이 게임도 2년간 선행 기획, 3년간의 개발 기간 100억이 넘는 개발비용이 들어갔다. 수준으로만 보면 해외 대작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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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부분은 클래스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MMORPG가 개성을 살리기 위해 더 많은 직업과 전직 요소 등을 도입하는 것에 반해 '베르카닉스'는 클래스 자체의 차이를 주지 않고, 복장이나 무기의 제한도 없앴다. 게이머가 원한다면 다양한 스타일을 가진 자신만의 캐릭터를 창조할 수 있다는 것. 게이머 스스로가 개성을 부여한다는 점은 어떤 온라인 게임보다도 높은 자유도를 제공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언리얼3 엔진을 사용한 그래픽도 '베르카닉스'의 장점이다. 게임 속 배경들은 세세하게 설정된 기획에 따라 웅장하고 아름답다. 특히 낯선 행성 루이엘에 정착해야 하는 가델족의 시야처럼 어느 하나 새롭고 눈에 띈다. 캐릭터들은 SF 기반을 둔 다양한 외관을 자랑하고, 전투의 치열함을 살리기 위해 데미지에 따른 손상도 외관에 표시된다. 어떻게 보면 한편의 대단한 비디오 게임을 보는 듯 한 느낌을 준다.

< 네오위즈게임즈의 첫 성인 MMORPG '에이지 오브 코난'>

2010년의 기대주는 해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MMORPG와 담을 쌓고 있던 네오위즈게임즈가 야심차게 선택한 성인 MMORPG '에이지 오브 코난'이 그 주인공. 펀컴에서 개발한 이 피 튀기는 온라인 게임 '에이지 오브 코난'은 유료 접속자 70만 명, 동시접속자 8만 명을 기록하며 차세대 MMORPG로 주목 받아왔다.

국내 온라인 시장 내에서도 '대어'로 불리며 퍼블리셔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에이지 오브 코난'은 네오위즈게임즈와 2008년 11월 경 계약을 체결하면서 한국 내 서비스의 기대감을 높여왔다. 특히 네오위즈게임즈는 한국 게이머 입맛에 맞춘 게임성을 확보하기 위해 개발사인 펀컴과 대대적인 개편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지 오브 코난'의 가장 큰 장점은 성인들의 취향을 살린 하드고어 액션에 있다. 동작에 따라 적을 산산조각을 내거나, 신체부위를 잘라 날려 버리는 액션은 그동안 단순했던 전투를 기본으로 하는 MMORPG와 차별화된 느낌을 준다. 또한 전략과 전술의 재미를 극대화 시킨 PvP는 경쟁작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 새로운 10년의 시작, 어떤 게임이 포문 열까?>

그럼 전문가들은 이 게임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우선 한게임의 '테라'는 국내 시장 성공 외에도 비디오 게임 문화가 익숙한 일본, 그리고 북미와 유럽 내에서도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게임 전문 웹진 머드포유의 정보람 기자는 "'테라'는 한국적인 특징에 비디오 게임이 가지고 있는 재미를 더한 게임이기에 해외 시장 내 선전이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노브이의 '베르카닉스'도 비슷한 의견을 얻고 있다. 언리얼 엔진3를 통한 뛰어난 그래픽과 북미와 유럽 내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SF 장르라는 점, 비디오 게임의 특징을 더한 게임성들이 충분히 국내외 게이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게임 관계자는 "'베르카닉스'의 원 소스 멀티유즈는 게임의 성공 외에도 문화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다. 오랜 준비 기간답게 충분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국내 시장 내 안정적인 진입을 노리는 '에이지 오브 코난'은 기존 게임성이 아닌 한국적인 게임성으로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성인 취향의 MMORPG가 거의 없다보니 충분히 시장 내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있고, 이미 해외 시장 내에서 성공적인 반응을 얻었다는 점도 국내 서비스를 기대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게임 관련 언론 관계자는 "'테라' '베르카닉스' '에이지 오브 코난' 모두 놓쳐서는 안 될 게임이다. 이 게임들이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에서도 게임 한류를 이끌 주역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2010년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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