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허스키, 털갈이 한 모습 한번 보실래요?’

가을이 시작될쯤부터 동네 강아지들이 모습이 부쩍 무거워 보인다. 슬슬 추운 계절에 맞춰 무럭무럭 털갈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드문드문 털이 자란 모습이 어설프거나 귀엽기도 하고, 왠지 여름 특유의 날렵함이 사라져 섭섭해 보이기도 하지만, 이런 변화가 자연스러운 일이기에 편하게 받아 드리게 되는 것이 아닐까.

비폭력 게임성으로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은 넥슨의 '허스키 익스프레스'가 겨울을 앞두고 털갈이(시즌2)에 들어간다. 공개 서비스에 맞춰 짧게 나온 까칠한 털 대신, 게이머들의 생각과 요청에 맞춘 부드러운 털로 갈아입겠다는 것. 온라인 게임이 털갈이를 한다면 다소 우습긴 하지만, 그 변화가 자연스럽기에 이번 털갈이가 당연해 보이는 것 아닐까.


"'허스키 익스프레스'의 이번 털갈이는 좀 더 게임의 특징을 표면적으로 노출 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예전에 있는 불편했던 사항이나 특징을 수정하고 좀 더 쓸모 있게 바꾸는 내용들이죠. 독특함을 좀 더 매끄럽게 접한다면 게이머들의 생각도 많이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바람의 나라' '마비노기' 등을 성공적으로 서비스하며 이름을 알린 이희영 실장을 만났다. 이번엔 앞에서 언급한 두 게임이 아닌 '허스키' 주인으로 만나게 됐다. 그는 넥슨의 '라이브 체제'를 가장 잘 이해하고, 게임이 가진 특징을 표면적으로 표출하는 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시즌2의 가장 큰 중요성은 '허스키 익스프레스'가 가장 특징을 두각 시키고 애매모호했던 게임성을 지우는 것에 있습니다. 기존 온라인 게임들은 어떻게 보면 오랜 경험으로 문제를 미리 막을 수 있었지만, 비폭력성 게임이라는 것 자체를, 교육적인 느낌을 배제하고 게임화 시킨 건 전무하잖아요. 그래서 이번 리뉴얼은 경험 이상을 배울 수 있는 기회로 생각됩니다"

이희영 실장은 '허스키 익스프레스'가 지금까지 '어떻게 하면 비폭력성 게임이 재미있을까'라는 부분에 대한 요소에 대해 집착했다면 지금부터는 '공개 서비스 이후 게이머들의 반응을 바탕으로 지금의 컨셉을 최대한 살린다'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턱대고 변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무리한 수정이나 변화는 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최대한 게이머들의 요청에 맞춰 개발 방향을 설정하고 있지만 게이머들의 불만이 생길 정도의 요소를 갑작스럽게 변경하지는 않을 겁니다. 이는 개발자들의 신뢰의 문제이기도 하고, 지금까지 게임을 즐긴 게이머들에 대한 배려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진행되는 털갈이는 첫 주 '주행 모드' 수정을 시작으로 자신의 썰매 견을 훈련시키고, 함께 교감을 쌓을 수 있는 훈련장 모드, 그리고 두 마리를 교배 시키는 모드 등으로 구성돼 있다. 그 사이에는 콘텐츠 외 다양한 요소가 있지만 이는 매주 조금씩 공개할 예정이다.

"교역도 수정을 할 예정입니다. 어느 정도 서비스되니깐 흔히 말하는 '국민 루트'가 생겨나더군요. 어느 방향으로 교역을 돌면 무조건 흑자에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그런 곳들 말입니다. 일단 그런 부분에 대한 밸런스 수정도 준비 중이고, 이에 맞춰 채집, 수집, 그리고 사진 찍는 기능들이 개선될 겁니다. 코스튬 가격도 내릴 겁니다"

이희영 실장은 털갈이의 목적에 대해 '개선'이라고 답했다. 지금까지 존재한 요소들을 없애거나 새로운 것을 거창하게 추구하기 보다는 지금까지 게이머들이 사용하고 있는 요소를 좀 더 매끄럽게 쓸 수 있도록 해주고, 지루한 부분이나 막히는 부분들을 없애는 것이다. 이를 통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게임에 대한 이해와 재미를 깨닫게 하겠다는 것.


"상용화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많이 받지만 솔직하게 말씀 드리면 정말 생각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하고 싶지 않거나 '허스키 익스프레스'를 공개 서비스로만 운영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지금은 돈을 받고 서비스 할 정도로 게임이 대단히! 재미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허스키 익스프레스'의 털갈이는 11월 한 달 동안 이루어지고, 콘텐츠 추가가 그 뒤에 이어서 조금씩 진행된다. 이희영 실장은 11월 한 달 동안 진행되는 재정비 시간에 게이머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요청에 맞춰 '허스키'의 털갈이를 완성 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모두가 싸우고 빼앗는 게임들 속에서 가끔은 평화로운 세상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그의 말처럼 '허스키 익스프레스'는 지금보다 더 나은 설원을 만들기 위해 한 발짝씩 나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11월 한 달이 지난 이후 '허스키'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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