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온라인게임, 커뮤니티냐 전투냐 '그것이 문제로다'

"수백억 원대 제작비를 투입한 블록버스터 급 온라인 게임을 빼면 이제 국내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신작은 거의 없을 겁니다. 커뮤니티와 전투에 '올인'한 게임들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도 그것입니다"

한 온라인 게임업체 사장은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국내 온라인 게임의 시류에 대해 진단했다. 그는 그 이유로 "온라인 게임에서 '사람을 잡아둘 수 있는' 대표적인 요소가 전투와 커뮤니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최근 국내에 등장하는 많은 신작 온라인 게임들이 '커뮤니티 강화와 전투 특화'의 두 가지 방식으로 등장하고 있다. 아예 커뮤니티인지 게임인지 구별하기 힘든 게임이나 커뮤니티를 강화하기 위해 전투를 자동화시킨 게임도 등장하고 있으며, 전투만 놔두고 다 생략시키는 등 극단적인 방법을 채택한 전투형 온라인 게임들도 일반화됐다고 느낄 만큼 자주 등장하고 있다.

< 커뮤니티 특화, 게이머들 어서옵쇼~>


오늘(17일) 오후 10시까지 사전 공개 시범서비스(POBT)를 진행하고 오는 1월19일부터 공개시범 서비스(OBT)에 들어가는 '엔젤러브 온라인'은 커뮤니티 강화의 선두주자에 선 대표적인 게임 중 하나다. 이 게임은 게이머들이 다채로운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모든 사냥을 자동으로 진행되도록 했으며, 대화를 위해 게임 속 캐릭터 옆에 자신의 실제 사진을 넣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그래서 이 게임 안에서는 수많은 남녀가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각종 게시판에도 여성들의 실제 사진이 빠르게 등록되고 있다. 게이머간 호칭도 다른 게임과 달리 대부분 '오빠-누나-동생' 등이다. 또 집 꾸미기, 수집 등 다채로운 여성형 콘텐츠가 가득해 여성 게이머의 더 참여율이 높은 것도 특징이다.


'엔젤러브 온라인'이 대화에 중점을 맞췄다면 최근 비공개 시범서비스를 마친 넥슨의 '넥슨별'은 아예 온라인 게임에 게임형 블로그를 결합했다. 게이머는 게임 속에서 자신이 성장시키고 가꾼 별을 웹에서 다른 게이머에게 바로 보여줄 수 있다. 그래서 이 게임은 충분히 과시욕을 충족시킬 수 있으며, 이런 특징으로 테스트 당시 절반 이상이 여성 게이머였고 과반수 이상이 하루 평균 2시간 이상 게임을 즐긴 것으로 조사됐다.

< 전투 특화, 이제는 싸워야 할 때>

상장 심사를 통과하며 게임 업계에 이슈를 얻고 있는 위메이드는 최근 '미르의 전설X'를 공개했다. '미르의 전설'시리즈의 최신작인 '미르의 전설X'는 사냥을 생략하는 등 게이머들에게 최적의 전투를 즐길 수 있는 게임 환경을 갖춘 것이 특징. 게이머들은 '영지전', '문파전', 방파시스템'과 '대규모 공성전'으로 전장의 또 다른 재미를 체험할 수 있을 예정이다.


지난 12일 KTH올스타가 공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카로스 온라인'도 컨셉은 대규모 전투다. 이 게임은 전쟁 시스템을 특화시켜 수백 명이 속도감 있게 전투를 벌이는 대규모 공성전이 즐길 수 있다. 복잡함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과감하게 없앴고, 그리고 전투를 위해 던전과 퀘스트를 지속적으로 변형하는 시스템을 투입해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

게임하이의 인기 MMORPG '데카론'도 지난 10월21일 전투에 특화된 '데카론 리버스'로 새롭게 변모했다. '데카론 리버스'는 지난 4년간 다소 문제가 됐던 캐릭터 간의 밸런스를 완전히 변경했으며, 이로써 각 클래스별 역할 분담이 확실하게 구분돼 보다 전략적이고 치밀한 대규모 전투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이외에도 YNK의 '배틀로한', YD온라인의 '프리스톤테일워', 그라비티의 '레퀴엠 얼라이브' 등의 게임이 지속적인 전투 모드를 추가하며 재기를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현상에 한 관계자는 "온라인 게임이 극과 극으로 변화되고 있다.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이 성숙하면서 특정 분야에 올인하는 극약처방 식 온라인 게임이 늘어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금도 여전히 과도기다. 국내 온라인 게임들이 더욱 글로벌화 된다면 트위터 같은 해외의 유명 커뮤니티 서비스와 결합되거나, 전투 시뮬레이션으로 활용되는 사례도 나오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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