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한글화 안해주면 우리가 직접한다!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가 이제는 게임을 만드는 역할도 하기 시작했다. 최근 PC용으로 발매된 많은 게임들을 게이머들이 직접 자막 한글화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엄청난 대사량 덕분에 유통사에서 조차 엄두가 안났던 '폴아웃3'는 8개월이 넘는 시간 끝에 게임 내 99퍼센트 가까이 자막 한글화됐다. 한 카페에서 진행한 '폴아웃3' 한글화는 전문가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뛰어난 점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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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호러 게임 '바이오 하자드5'는 완벽 한글화 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자막과 일부 이미지가 한글화된 이 패치는 PC 버전이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아 등장, 비디오 버전을 즐긴 게이머들까지도 다시 PC용을 즐기게 만들 정도로 완벽하다는 찬사를 받았다.

'위닝 일레븐' 시리즈는 이미 천배패치라는 유명한 현지화 패치가 있을 정도. 이는 게임 내 모든 자막의 한글화부터 팀 로고, 선수들의 모습, 응원가 등 게임 전체를 완벽하게 바꿔줘 '위닝 일레븐' 팬들에게는 꼭 해야하는 패치로 인식될 정도다.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FPS 게임 '콜 오브 듀티 : 모던 워페어2'는 중국 게이머들이 직접 중국어로 변환, 이미지들까지 바꿔 완전한 로컬라이징이 된 게임이 됐다. 게임 내 이미지부터 꼼꼼한 현지화로 주목 받고 있다.

EA의 '드래곤 에이지 : 오리진'과 록스타 게임즈의 GTA4도 한글화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폴아웃3' 처럼 엄청난 대사량을 자랑하고 있지만 패치를 제작 중인 게이머들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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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소비자들이 한글화를 직접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게임에 대한 분석이나 접하는 과정이 상대적으로 쉬워졌기 때문이다. 개발사에서 대부분 현지화를 고려해 대사나 여러 부분을 변경하기 쉽게 만들어 놓고 있다. 게이머들은 이 부분을 찾아 분석하고, 현지화를 진행한다는 것.

또한 자신의 개발력이나 실력을 키우기 위한 과정으로 보는 사람들도 많다. 실제로 기자와 이야기를 나눈 한 프로그래머는 "소스를 분석하고 현지화에 맞는 콘텐츠 제작이나 Mod 제작 등은 향후 게임 개발 등을 하기 전에 연습을 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으로 게임 개발 관련 지식부터 자신감도 가지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게임 전문가들은 현지화 패치를 직접 만드는 것은 좋지만 다소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부분 상업적 용도가 아니기 때문에 현지화 패치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눈치이지만 일부 게임들은 소스 분석 자체만으로도 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

한 게임 전문가는 "게이머들이 직접 한글화 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부분 개발사도 눈감아주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를 이용해 상업적인 접근을 하거나 크랙, 게임 자체의 변화를 주는 것은 일부 법적 문제가 결부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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