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워해머 온라인, 해외 MMO 실패 사례 뛰어 넘을까?

MMORPG '워해머 온라인'의 정식 서비스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워해머 온라인은 다크에이지 오브 카멜롯을 개발한 미씩 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온라인게임으로, 판타지 보드게임 '워해머'의 세계관 바탕으로 제작된 게임이다.

25년간 최고의 인기를 누려온 '워해머'의 세계관은 다양하면서도 독창적인 병사, 군대 모델 디자인의 기초가 되면서 현존하는 게임 중 가장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판타지게임의 배경으로 자리 잡았으며, '워해머 온라인'은 그 '워해머' 세계관을 가장 잘 살려낸 게임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하지만 과거의 해외 MMORPG가 그랬던 것처럼 단순히 세계관이 뛰어난 해외의 대작이라고 해서 국내에서의 성공이 쉽사리 점쳐지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에버퀘스트, 던전앤 드래곤 온라인, 다크에이지 오브 카메롯 등 수많은 MMORPG들이 세계관이나 게임성이 부족해 국내에서 쓰디쓴 실패를 맛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해외 게임들이 국내 서비스를 앞두고 극복해야 하는 문제점 중의 하나는 로컬라이징과 현지화 등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라는 꼬리표를 어쩔 수 없이 달아야 하는 점이다. 때문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국내 서비스를 당연한 서비스로 생각하며, 게임성, 콘텐츠까지 기본 이상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냉혹한 비판의 화살을 감당하지 않으면 안된다.


다만, 현재 클로즈베타를 진행 중인 워해머 온라인에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가진 장점들과 '워해머' 특유의 게임성을 잘 녹여 냈다는 점에서는 일단 안정적인 첫걸음을 뗄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워해머 온라인은 그래픽은 물론 퀘스트, 전체적인 게임의 진행 방식에서 MMORPG의 기본으로 평가 받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가진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게이머들이 게임에 접속해 캐릭터를 선택하면 수많은 퀘스트들이 게이머들을 게임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시나리오의 동선을 퀘스트로 풀어내어 국내 게이머들이 이질감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MMORPG에 적응하게 한다.

하지만 워해머 온라인이 퀘스트와 뛰어난 접근성 등의 특징을 가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장점들을 그대로 답습하는 형태의 게임은 아니다. 이는 물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성공의 길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기 때문에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특유의 게임성을 어필할 수 있는 장점은 가지고 있다.

워해머 온라인은 과거 자신들이 개발해 게임성과 특유의 재미를 인정받은 다크에이지 오브 카메롯의 RvR(Realm vs Realm)을 더욱 발전시킨 대규모 전장을 메인 시스템으로 내세우고 있다. 물론, 게이머들을 대규모 전장까지 이끌어 가는 것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처럼 다수의 퀘스트로 이루어져 있지만 저레벨 때부터 상대방의 진영과 맞닥뜨려 하나의 퀘스트를 진행함에 있어서도 자연스럽게 긴장감을 유발시킨다.

또한 게이머들이 차지하는 거점에 따라 자신의 진영에 다양한 이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주요 거점을 차지하기 위해 게이머들이 맞붙는 전장은 실시간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치열하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다.

때문에 이미 아이온, 십이지천2, 에이카 등 PvP나 쟁에 특화된 게임들을 통해 대규모 전투에 익숙한 한국 게이머들은 이러한 종족간 PvP와 RvR에 많은 관심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특히 고 연령층의 전투와 대결을 좋아하는 분들도 충분히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워해머 온라인의 서비스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하는 산이 있다.

워해머 온라인은 대규모 종족간의 전투를 메인 시스템으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종족간의 인구 불균형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치열했던 전장이 너무 일방적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 워해머 온라인이 서비스 초반 좋았던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인기를 유지하지 못한 이유가 바로 이 인구불균형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문제 해결을 위해 게임 내 시스템으로 인구 불균형에 대한 보상책들을 마련했지만 한번 벌어진 불균형의 틈은 좀처럼 메워지지 못했고, 결국 몇몇 서버에서는 원활하게 게임을 즐기기 못하는 게이머들이 게임을 떠나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게임 내 인구 불균형을 서비스 회사에서 조정하고 조율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그 격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고 유지될 수 있도록 서포트 하는 것은 바로 개발사의 몫이다. 서비스사는 그 문제를 바로바로 체크해서 개발사와 조율할 책임도 있다. 때문에 국내 서비스에 앞서 해외에서 발생했던 문제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는 퍼블리셔인 한게임, 그리고 개발사인 미씩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1년간의 한글화, 한국적 콘텐츠 제작, 그래픽 개선작업, 다각적인 테스트 등 한국에서의 성공적인 서비스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워해머 온라인의 사전작업은 이제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해외 온라인게임의 무덤으로 불리고 있는 한국에서 워해머 온라인이 성공신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NHN이 C9에서 보여주었던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퍼블리셔로서의 자세가 필요할 것이며, 게이머들의 의견을 수렴해 워해머 온라인을 한국적인 게임으로 만들어나갈 수 있는 의지도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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