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스’, 게이머들의 오랜 기다림에 재미로 보답하겠다'

이렇다 할 신작 게임이 없던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는 게임이 있다. 바로 한빛소프트에서 개발 및 서비스 중인 온라인 액션 RPG '미소스'를 두고 하는 말이다.

최초 개발 선언이 이뤄진 2007년 이후 게임이 출시되지 않은 채로 오랜 시간이 흘렀다. '미소스'는 애초에 '헬게이트'의 제작에 앞서 제작진의 실력 검증용으로 제작됐던 게임. 처음 발표 후 직후 많은 관심을 끌었지만, 오랜 시간이 흘러도 게임은 발표되지 않았고 그렇게 '미소스'라는 이름은 게이머들의 기억 속에서 지워지는 듯 했다.

하지만 플래그십 스튜디오에서 한빛소프트로 개발사가 변경되는 우여곡절 끝에 '미소스'는 결국 게이머들 앞에 등장했다. 그리고 이번 여름, '미소스'는 자신의 이름을 게이머들의 뇌리에 다시 한 번 깊이 각인시키고 있다.

"'미소스'는 다들 아시다시피 '디아블로' 스타일의 핵 앤 슬래시 게임입니다. 플래그십 스튜디오에서 제작되던 단계에서부터 명확한 개발 컨셉을 갖고 있던 게임이죠. 저희는 최초 개발자들이 의도했던 컨셉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미소스'를 플래그십 스튜디오로부터 넘겨 받았을 당시 이미 게임의 완성도가 갖춰져 있는 상황이었고, 자신들은 원작자들이 추구하는 방향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노력만 했을 뿐이라는 말이었다.

겸손한 이야기지만 이는 자칫 한빛소프트는 이미 완성된 게임의 마무리 작업만을 거쳐 출시했다는 식의 반응을 불러올 수 있는 말이다. 그렇다면 '미소스'는 한빛소프트가 손을 대기 전에 이미 완성이 되어있던 게임이었을까?


현기룡 차장의 대답은 '그렇지는 않다'였다. 최초 '미소스'의 완성도가 높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패키지게임의 성격이 너무 강해서 온라인게임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탈바꿈 시킬 필요가 있었다고 그는 말했다.

"플래그십 스튜디오에서 제작된 '미소스'는 상당히 스케일이 큰 지형을 지닌 게임이었습니다. 설령 그 모양이 투박하더라도 넓은 지형을 다루려 노력했던 것이 특징이죠. 문제는 게임의 주요 콘텐츠인 던전 이외의 지역이 너무 넓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넓은 지역은 싱글 플레이에는 어울리지만 멀티 플레이에는 효율적이지가 못해요. 렉을 유발하기 때문이죠. 때문에 저희들은 던전 이외의 구역을 축소시키고, 던전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게임을 다시 디자인했습니다"

달라진 것은 게임의 구역 뿐만이 아니었다. 개발진은 게이머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들도 온라인게임에 어울리도록 다시 제작하고 게임에 구현했다.

"퀘스트를 통해 게임의 스토리를 강조했습니다. 이전에는 그저 단순히 몬스터를 사냥하는 느낌이 강했다면, 저희는 그런 액션에 인과관계를 부여한 것이죠. 플래그십 스튜디오가 제작한 버전과 캐릭터의 종류는 같습니다만 강화된 스토리라인을 통해 전혀 다른 게임으로 태어날 수 있었습니다. 같은 장난감을 갖고 놀더라도 얼마든지 다른 이야기를 그려낼 수 있는 것이니까요. 아! 캐릭터의 종류는 같지만 외형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너무나 북미 게이머의 취향에 맞춰진 캐릭터를 전세계 게이머들이 보편적으로 선호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다시 그렸습니다"

'원작자들이 추구하는 방향을 따랐을 뿐'이라는 처음의 답변이 무색할 정도였다. 이 정도로 많은 작업을 거쳤으니 '미소스'는 플래그십 스튜디오의 것이 아니라 완벽히 한빛소프트의 것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나 많은 작업이 있었는데 이 와중에 힘든 점은 없었을까?

"처음 시작했을 때는 소수로 시작했는데 일이 진행되면서 점점 개발팀의 인원이 늘어나더라구요. 이러다보니 개발팀을 꾸리고 팀워크를 다지는 과정이 어려웠습니다. 실제로도 이 작업에 오랜 시간이 걸렸구요. 하지만 팀워크를 다지고 나니 개발과정에 대한 개발자들의 이해도가 높아져 개발이 순탄해지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플래그십 스튜디오가 제작하던 걸 저희가 맡은 후 완성까지 약 1년 반 정도가 걸렸으니, 실제로는 제작에 그리 오래 걸린 셈은 아니죠"

이렇게 우여곡절을 거쳐 탄생한 '미소스'. 지금까지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한빛소프트가 많은 공을 들이고 제작에 열을 올렸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미소스'는 게임의 공개 단계부터 다른 게임과의 비교를 당하는 상황을 겪고 있다. 핵 앤 슬래시 장르라는 점에서 '디아블로'와 '토치라이트'와 비슷하다는 말을 듣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소스'는 이들 게임과는 확실히 다른 면모를 갖추고 있는 게임이라고 현기룡 차장은 밝혔다.

"핵 앤 슬래시 장르임을 주창하는 '미소스'가 핵 앤 슬래시 장르의 원조격인 '디아블로'와 비교되는 건 필연적인 일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시스템적으로 '디아블로'와 닮은 점도 있구요. 하지만 '미소스'는 온라인 게임이기에, 저들 게임들보다 멀티플레이 환경이 더욱 강조된 게임입니다. 커뮤니티 시스템과 길드 시스템이 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는 게임의 콘텐츠에서도 차이점을 찾을 수 있다며 말을 이어갔다.

"PvP 시스템도 강조하고 있어요. 게이머와 게이머 사이의 1:1 대결 뿐만 아니라 파티 대 파티 단위의 PvP를 지원합니다. 또한 추후에는 업데이트를 통해 4, 5개 정도의 파티가 한 번에 전투를 펼치는 보다 큰 규모의 PvP 모드도 추가할 것입니다. 레벨이 올라 초보 단계만 지나면 필드에서도 자유롭게 PvP를 즐길 수 있도록 해서 게이머들 사이에서 자연스레 경쟁을 유도할 생각입니다"


해외 진출 계획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현기룡 차장의 말에 따르면 '미소스'는 애초에 미국 업체에서 개발되던 게임이니만큼, 해외 시장 공략도 염두에 두고 개발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소스'는 게임 서비스 이전부터 러시아 시장과 서비스 계약을 맺으며, 이런 계획을 현실화 시키고 있다.

"한국 시장만을 염두에 두고 게임을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캐릭터 디자인의 변경'도 세계 시장을 노리고 한 행동의 일부죠. 그래픽 뿐만 아니라 게임의 시나리오와 퀘스트를 만들 때에도, 모든 게이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가치를 다룰 수 있는 내용으로 꾸몄습니다. 아직까지 부족한 점이 있긴 합니다만, 계속해서 세계의 게이머들이 갖고 있는 보편적인 가치관에 부합하는 콘텐츠를 생성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물론, 특정 국가에서 특정 콘텐츠를 요구할 시 이런 요구를 들어줄 수는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는 모든 게이머들이 국가를 막론하고 같은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인터뷰 내내 현기룡 차장은 '미소스'가 완벽한 게임이라는 식의 말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게임을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 게이머들과의 의사소통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래야만 게이머들이 원하는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게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추후에 여러 캐릭터를 업데이트 할 예정이긴 하지만 현재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는 4가지 종족과 3가지 직업은 최근 등장한 온라인게임들과 비교하면 부족한 느낌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게임을 즐기는 데 아쉬움이 없도록 다양한 방식의 캐릭터 육성 방법을 지원하도록 했습니다. 육성 방법에 따라 게임의 양상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도록 말이죠. 게이머들이 여러 방법으로 게임을 즐겨 주시고, 그 도중에 생기는 의문점이나 의견 등을 저희들에게 가감없이 알려주신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서 게임을 발전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이 애정을 주시는만큼 게임이 발전해 나갈 수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옛말에 '자신의 부족함을 아는 자만이 다음을 준비하고 발전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미소스' 개발진들은 자신의 게임이 부족한 점을 안고 있다는 것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 이젠 게임을 다듬어 발전할 일만 남은 것이다. 출시 이후 게이머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미소스'. 게이머들과의 소통을 통해 한동안 명맥이 끊기다시피 했던 핵 앤 슬래시 장르의 붐을 다시 일으키는 선봉장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