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 게임의 재발견, '주류 플랫폼으로 전향중'

플래시 게임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지난 10여년 간 국내에서 플래시로 만들어진 게임은 간단한 미니게임이 대부분으로 '비주류' 장르에 지나지 않았지만,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부각되고 웹게임의 바람이 불면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CJ인터넷의 '연금술사TCG' 등 몇몇 게임이 간신히 명맥을 유지해가던 국내의 플래시 게임 시장은 최근 급증하며 업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 웹게임 열풍, 플래시 '어서옵쇼'>

지난해부터 국내에 웹게임의 바람이 불면서 플래시는 제대로 된 게임 제작 플랫폼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웹게임을 PHP 등으로 개발하지 않고 플래시를 기반으로 제작하면 훨씬 역동적인 효과와 깔끔한 그래픽을 얻을 수 있기 때문. 기존의 웹게임들이 단순한 수치상의 글자로 전투가 행해진다면, 플래시 기반의 웹게임들은 전투를 실시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 등 보다 역동적이다. 또한 플래시는 아이폰 등의 몇몇 특수 경우를 제외하면 범용성도 좋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런 제반 상황 내에서 국내에서도 플래시를 기반으로 한 웹게임이 늘고 있는 추세다.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엔씨소프트가 금일 오후 3시부터 서비스를 시작하는 '미션 아르피아(missionarpia.plaync.co.kr)'를 들 수 있다. '미션 아르피아'는 웹 자체를 하나의 게임월드로 삼아 격주간 스토리가 연재되는, 독특한 스토리 전개 방식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다양한 종류의 게임들을 입맛대로 골라 즐기며 미션을 수행하고, 그 보상으로 마법카드-아바타를 수집해 다른 게이머들과 카드배틀을 진행할 수도 있다. 웹게임이기 때문에 별도의 클라이언트(게임용 프로그램)를 받지 않아도 되고 아예 로그인도 하지 않아도 되어 부담이 적다.


삼지게임즈의 '로마전쟁(romewar.co.kr)'도 플래시를 기반으로 화려한 전투를 보여준다. 이 게임은 게임 내 전쟁재생 기능으로 보병이 창을 휘두르고 궁수가 활을 쏘는 장면 등 '표현력 자체가 다르다'는 평가다. '스타크래프트' 처럼 전략적인 병력 배치를 통해 전투를 진행할 수 있는 점도 호평을 받고 있다.


엔트리브에서 서비스 중인 '아르케'와 갈라랩의 '캐슬오브히어로즈'도 반응이 좋다. '아르케'는 전투 도중에 실시간으로 캐릭터를 조종할 수 있다는 점이, '캐슬오브히어로즈'는 맵에 물이 흐르는 등 화려한 그래픽이 인기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 SNS 서비스, 플래시 게임 중대 변수로>

트위터, 페이스북 등 국내에서도 SNS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많은 업체들이 플래시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 것도 최근 게임 시장에서 볼 수 있는 중대 변화다. 싸이월드에 등록된 게임이 현재 50개가 넘었으며, 업계에서는 100여개의 회사가 플래시 기반의 SNS 게임 개발에 뛰어들었다는 전망이 돌고 있을 정도다.

국내에서 플래시 게임에 가장 부각을 나타내고 있는 업체로는 디브로스를 꼽을 수 있다. 디브로스는 해외 소셜게임 배급 업체로 리젠소프트, 피버스튜디오 등 국내의 유명 플래시 전문 개발사와 짝을 이루어 발 빠르게 SNS와 접목한 플래시 게임 개발 및 서비스에 매진하고 있다.


디브로스는 현재 버디붐(국내명 버디팡), 컬러팡 등의 게임을 페이스북과 네이트에 런칭한 상태이며, 지난 7월26일에는 페이스북에 '홈런킹'이라는 플래시 기반의 웹 3D 게임을 런칭한 바 있다. 홈런킹은 홈런 더비형 게임으로 박진감 넘치는 타격감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디브로스는 또 오는 9월에 플래시 기반의 웹 3D 골프 게임도 런칭할 계획이다.


위자드윅스의 자회사 루비콘게임즈도 눈 여겨 볼만 하다. 이 회사는 지난 6월에 '뽀잉뽀잉'을 출시해 하루 만에 1만8천명의 가입자를 모았으며, 일본 내 1위 SNS 사이트인 믹시(Mixi)에도 대응해 전용 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또 안철수 연구소의 사내 벤처인 고슴도치 플러스에서도 플래시를 기반으로 한 SNS 게임을 제작중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럽에서는 게임 순위에서 10위 내에 플래시 기반의 게임들이 2~3개 들어가 있을 정도로 플래시 게임의 개발이 활발하다"며 "아이폰 등의 환경이 개발에 제약 상황이 될 수도 있지만 플래시는 그 이상의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네이트 앱스토어가 얼마 전 매출 10억 원을 넘어섰다. 네이버도 곧 자체적인 앱스토어를 낸다고 들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SNS 기반의 앱스토어들이 늘어나면서 게임업계에 플래시의 비중은 점점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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