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게임 시장, 게임 개발만큼이나 수익모델 개발에도 열중!

비디오게임 시장의 기류가 변하고 있다. 게임 개발사들이 과거에는 빼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기술력 증진과 게임 개발에만 몰두했다면, 최근에는 기술력과 게임 개발과 함께 새로운 수익모델 개발에도 열중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온라인게임의 발달로 인해 온라인게임 시장으로 취향을 바꾸는 비디오게이머들이 많다는 점, 신작 게임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이 갈수록 크게 늘어나 어지간한 판매량으로는 적자를 면하기 어렵다는 점 등의 원인에 기인한다.

단지 게임을 잘 만들어서 많이 팔리면 됐던 과거와는 달리 비디오게임 시장의 형태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개발사들에게 불리한 형태의 시장구조로 말이다. 이에 게임사들은 과거에는 볼 수 없는 다양한 수익모델을 내세우며, '생존'을 건 싸움에 들어갔다.

* 게임 구매하셨나요? 그럼 다운로드 콘텐츠도 구매해주세요

게임사들이 내세우고 있는 새로운 수익모델 중 가장 흔한 형태라면 역시 다운로드 콘텐츠(Download contents / 이하 DLC)를 꼽을 수 있다. DLC는 쉽게 말해 게임에 사용할 수 있는 부가적인 요소를 일정 요금을 받고 온라인을 통해 공급하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지만, 비디오게임기에서도 멀티플레이를 위해 온라인 접속이 이뤄지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2차 시장이라 할 수 있다. DLC로 공급되는 콘텐츠의 종류도 갈수록 다양해져, 추가 미션 정도를 판매했던 초기 DLC 시장과는 달리 최근에는 등장 캐릭터, 스테이지를 비롯해 새로운 게임 모드까지 판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DLC라는 개념이 생겨난 이후, 비디오게임 시장에 생긴 긍정적인 변화라면, 게임의 수명이 길어졌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엔딩을 한 번 보고 나면 사실상 그 가치가 많이 퇴색되던 과거의 비디오게임과는 달리 최근에는 DLC 구매를 통해 새로운 캐릭터로 새로운 미션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반다이남코게임즈는 '아이돌마스터'의 DLC 판매를 통해, 게임 소프트웨어의 판매 수익 이상의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DLC가 환영받는 것은 아니다. 게임을 즐기는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마저 DLC로 판매하는 경우가 종종 드러나기 때문이다. 심지어 DLC로 성공을 거둔사례로 언급했던 반다이남코게임즈는 게임 디스크에 포함되어 있는 내용에 봉인을 걸어두고, 돈을 지불해야 해당 봉인을 풀어주는 형태의 DLC를 판매했다.

당연하게도 이런 행동은 게이머들에게 커다란 반발을 샀으며, 그 덕분에 반다이남코게임즈는 DLC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동시에 선보인 회사라는 인상을 게이머들에게 남기게 됐다.


* 올드 게이머들의 향수를 자극하자, 다양한 리메이크 전략

'리메이크라는 단어가 없었다면 대중문화 시장은 어떤 곤란을 겪게 됐을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리메이크는 문화 각계에 걸쳐 널리 이뤄지고 있는 행위 중 하나다. 리메이크를 통해 다시 인기를 얻은 영화, 음악, 드라마의 예는 잠깐만 생각해봐도 엄청나게 떠오른다. 그야말로 '리메이크 전성시대'인 셈이다.

리메이크의 예는 게임에서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리메이크가 성행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미 한 번 검증받은 작품을 다시 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게임성에 대한 보증이 되어 있다는 점과 과거의 향수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 등이 리메이크가 인기를 끄는 주요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리메이크 되는 작품들은 크게 두 분류로 나눌 수 있다. 과거의 인기작을 에뮬레이션을 이용해 그대로 옮겨오는 방식과 과거의 게임들을 3D 그래픽으로 다시 창조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전자의 경우는 프로그램을 통해 과거의 게임을 그대로 구동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리메이크라기보다는 '이식'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하겠지만 넓은 범주에서 본다면 이 역시 리메이크에 해당한다.

이런 방식의 장점이라면 간단한 작업 때문에 한 패키지에 여러 작품을 담을 수 있다는 것과, 에뮬레이션의 한계 때문에 주로 8비트, 16비트 시절의 작품들 위주로 출시된다는 점이다. 타이토의 '타이토 뮤지엄'이나 남코의 '남코 뮤지엄' 세가의 '제네시스 컬렉션' 시리즈 등이 이에 해당한다.

과거의 인기 게임들을 3D로 탈바꿈 하는 경우는 보다 발전된 형태의, 게이머들이 원하는 형태의 리메이크라 할 수 있다. 특히 NDS로 발매됐던 '드래곤퀘스트'와 '파이날판타지'의 경우는 게이머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당시 자금난에 허덕이던 스퀘어에닉스의 숨통을 터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 새로운 과금체계? 성공하면 대박, 실패하면 남는 건 돈벌레 이미지

마지막으로 아예 새로운 과금체계를 만들어내는 경우도 있다. 완성된 소프트웨어나 DLC를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서비스' 그 자체를 유료화 하는 방안이 그것이다.

캡콤의 경우 자사의 액션 게임 '몬스터헌터 프론티어 온라인'의 Xbox360 버전을 출시하며, 게이머들이 Xbox 라이브 이용 요금 이외에도 자사의 게임 이용 요금을 별도로 지불해야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과금체계를 시도해 수익을 만들어내고 있다. 패키지 구매와 쿠폰 구매를 통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흡사 온라인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료화 체계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캡콤은 최근 자사의 신작 액션 게임인 '데드라이징2'의 체험판을 유료로 판매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캡콤은 자사의 2010년 2/4분기 결산 내용이 부진했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게이머들 '돈을 받는 순간 그건 데모버전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없다', '영화 예고편도 돈 주고 보라는 것이냐', '캡콤이 식품사업에 진출하면 시식코너도 돈 내고 이용하라고 할 것 같다'는 등의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캡콤의 이러한 결정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를 두고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섣부른 과금체계를 결정해 곤욕을 치른 것은 캡콤만이 아니다. '콜 오브 듀티' 시리즈로 유명한 액티비전 역시 이런 소문으로 인해 회사 이미지에 대단한 타격을 입었다.

액티비전은 자사 수익을 위해 '모던워페어' 시리즈의 개발사인 인피니티 워드를 해산시키고 '모던워페어2'의 맵팩을 비싼 가격에 출시해 게이머들로부터 '돈벌레'라는 소리까지 듣고 있던 상황. 이 와중에 액티비전이 '모던워페어2'의 멀티플레이에 멀티플레이 이용 요금을 부과하겠다는 소문이 돈 것이다.

'멀티플레이 이용요금을 지불하지 않아 멀티플레이를 제한한다'는 내용의 경고창이 나타난 게임 실행 화면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며 불거진 이 소문은 각종 게임 커뮤니티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물론 인피니티 워드의 해체 소식 때문에 액티비전에 대한 불만이 가득했던 게이머들의 불만이 폭주한 것은 당연지사였다.

이후, 액티비전 측의 해명을 통해 이 일은은 루머로 일단락됐지만 이 사건은 새로운 과금체계에 대한 게이머들의 반발심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비춰볼 수 있는 사례로 남았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나날이 증가하는 게임 제작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게임사들이 수익모델 연구에 몰두하는 것은 자본주의 시장에서 당연한 일이다"라며, "하지만 이러한 연구 결과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난다면 게임사들은 수익을 얻기는 커녕 게이머들을 잃어버리는 사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 깊은 수익모델 개발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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