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성인 온라인게임이 '대세'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게임은 어린이, 청소년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강했으며 게임을 즐기는 성인들은 유치하거나 할 일 없는 사람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은 게임을 즐기는 성인들을 찾아보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게임에 대한 인식이 변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온라인게임 시장은 성인용 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MMORPG)의 열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들 게임은 상대적으로 간편한 조작과 개성 있는 시스템 등으로 성인층의 지지를 받으며 게임업계의 새로운 수익 모델로 떠올랐다.


게임노트(www.gamenote.com)에 따르면, 지난 1월 론칭된 '마비노기영웅전(이하 마영전)'은 게임 종합 순위 10~2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론칭 후 4개월이 지나 초기 인기거품은 빠졌으며, 게임운영만 받쳐준다면 이 수준에서 인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마영전'은 넥슨의 첫 성인게임으로, 애초부터 성인게임으로 기획돼 액션성을 극대화했다. 18세 이용가에 이어 15세 이용가 마영전도 론칭해 이용자 확보를 노렸지만, 현재도 주 이용자는 18~25세 성인층이 차지한다

지난 4월 론칭한 NHN 한게임의 '세븐소울즈'도 본격 성인게임이란 타이틀을 전면에 내걸며 특정 계층을 노려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현재 '세븐소울즈'는 게임 순위 30~40위권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정식서비스 3개월째 접어든 '세븐소울즈'는 게임 진행방식에 일명 '잭팟시스템'이라 불리는 확률 요소를 접목하여 성인층의 눈길을 끌었다. 사냥 경험치만 주는 기존 게임과 달리 '잭팟포인트'를 별도로 부여해 이용자가 단번에 강력한 아이템을 얻거나 많은 경험치를 쌓을 수 있게 한 것이다.


네오위즈게임즈 '에이지오브코난'은 원시시대의 거친 생활상을 뛰어난 그래픽으로 가감 없이 표현해 20~30대 남성이용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에이지오브코난'에서는 아기자기한 맛을 찾기 어렵다. PvP시스템이 적용돼 이용자가 언제 어디서 죽임을 당할 것인지 몰라 마음 놓고 게임을 즐기기도 힘들다. 또한 특정 조건이 갖춰지면 상대 캐릭터의 팔다리나 머리 등 신체 분리가 가능하다.

개발사는 이 같은 실감 나는 전투 장면을 위해 이용자가 자신의 캐릭터 근육 두께까지 하나하나 맞춤 설계를 할 수 있는 '캐릭터 생성시스템'을 적용했다.

기존에 서비스 중인 게임도 성인을 위한 별도의 콘텐츠를 마련해 분위기 반전에 나서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6월 자사의 대표 게임 '리니지'에 성인을 대상으로 한 서버 '바포메트'를 추가했다. 이용자 간 대결(PvP)을 특화 한 이 서버는 이용자가 다른 이용자와 벌인 전투 횟수에 따라 다른 아이템과 능력치를 차등 지급받는다.

2010년 최고의 화제작 '스타크래프트2' 역시 지상파 TV CF에 '청소년 이용불가'라는 표기를 함께 넣으며 '18세 버전'의 국내 서비스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 CF 영상을 살펴보면 화면 아래쪽에 12세 이용가와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이 함께 표시돼있다. 국내에서 12세 이용가 버전과 청소년 이용불가 버전의 서비스를 병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게임 접속 시 배틀넷 계정 정보를 통해 이용자의 연령이 확인되면, 만 18세 이상의 이용자는 게임 옵션 메뉴를 통해 게임 내 일부 표현 효과의 수위를 선택할 수 있다. 반면 만 12세 이상에서 18세 미만의 이용자에게는 해당 옵션이 활성화되지 않는다.

블리자드가 국내에서 서비스하려는 청소년 이용불가 버전은 지난 5월 7일 심의를 받은, 부적절한 언어는 수정하되 선혈과 신체훼손 표현은 그대로 유지한 버전으로 알려졌다.


성인 콘텐츠로 무장한 게임들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카봇엔터테인먼트는 다양한 시스템을 통해 이용자가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는 성인용 MMORPG '카봇온라인'을 준비 중이다.

'카봇온라인'은 이용자가 '크리미널 시스템'을 통해 선인과 악인을 번갈아 선택하고 그에 따라 다른 게임을 진행할 수 있는 게임으로 갑옷을 파괴하거나 중립 유닛(NPC)과 연애 미션을 벌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스템으로 갑옷이 없어지면 캐릭터의 나신이 그대로 드러나는 등 선정성의 수위도 높다. 이 게임은 현재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비공개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드래곤플라이가 올 여름 선보일 FPS게임 '솔저오브포춘온라인'은 표현의 정도가 고어영화 수준이다. 표현의 한계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이는 캐릭터가 총을 맞는 부위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고, 무기의 파워에 의해 신체 일부가 분리되거나 훼손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성인용 온라인게임의 장점은 콘텐츠를 기획할 때 제한사항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유행에 민감한 청소년들과 달리 성인층은 한번 게임에 발을 디디면 충성도 높은 고객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성인들은 구매력을 갖추고 있기에 상용화 이후 업체들이 보다 큰 수익을 바라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업체들도 동시접속자가 적더라도 내실을 기할 수 있는 성인게임에 기대를 걸고 있다.

게임노트의 홍승경 애널은 "게임산업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이용자 니즈가 생겼다"며 "그간 특정 타깃인 성인에 초점이 맞춰진 게임은 많지 않았는데 최근 이러한 게임을 원하는 소비자층이 늘어났고, 다수의 업체가 이들을 겨냥한 타깃형 게임을 그들의 자극적인 니즈에 맞춰 기획하여 출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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