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SPA, 10년간의 노력 평가절하한 블리자드 유감

한국e스포츠협회(회장 조기행)는 블리자드의 최고운영책임자(COO) 폴 샘즈가 지난 2일 진행한 기자간담회의 발언과 관련하여 현재 협상상황과 쟁점에 관해 왜곡된 부분에 대해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 <협회와 10개 프로게임단은 블리자드의 지적재산권을 인정한다>>

한국e스포츠협회와 협상단은 협상 초기부터 블리자드의 원저작자로서의 지적재산권을 인정했다. 지적재산권 인정에 대한 부분은 협상과정에서도 이미 합의된 사항이기에 현재까지 지속적인 협상이 가능했으며, 협회 및 협상단도 충실히 협상에 임해왔다.

그러나, 원저작자의 권리 인정이 시장에서 감내하지 못할 수준의 라이선스 비용과 모든 2차적 저작물에 대한 소유권, 협회의 경영권 침해 등까지 보장함으로써 모든 e스포츠 참여 주체를 옥죄는 사슬이 되어서는 안되기에, 권리 인정 범위에 대해 양측이 모두 동의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고자 논의를 거듭해오고 있는 것이다.


< <'공공재' 표현에 대한 오해>>

그간 많은 오해를 야기한, 스타크래프트 등 e스포츠 종목으로 사용되는 게임들이 공공재에 속한다는 표현은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곡해된 것이다. 협회가 밝힌 e스포츠의 공공재 성격이라는 것은 'e스포츠'가 수 많은 사람들이 보고 즐기는 스포츠의 영역에 속하며 스포츠는 일반 공중에 대한 시청권(Public viewing)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었을 뿐, 스타크래프트 등 'e스포츠 종목 게임 자체가 공공재'에 해당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 <그래텍의 제시금액은 e스포츠 시장을 고사시킬 수 있는 무리한 수준>>

블리자드는 협회가 중계권 사업을 통해 3년간 17억을 거둬들였으며 그래텍의 제시 금액이 기존 협회 중계권 수익의 1/5도 안 되는 금액이라고 밝혔으나, 실제 그래텍이 제시한 금액은 프로리그와 양 방송사 개인리그를 합산할 경우 최소 연간 7억, 단순계산만 해도3년 간 20억이 넘는 수준이다. 게다가 그래텍에서는 지속적으로 계약기간 1년을 주장하고 있어 계약기간 종료 후 연장 시에는 얼마를 요구할 지 모르는 상황이다.

협회는 e스포츠 산업을 육성/지원하는 비영리법인이나 안정적인 e스포츠 환경 조성과 국내외 e스포츠 활성화 등의 목적수행을 위해 수익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현재 협회의 주요 수익은 이사회비, 프로리그 스폰서십, 프로리그 중계권 수입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이러한 수익은 프로리그 운영과 e스포츠 기반 형성에 전액 재투자 되고 있다.

이중 지난 2007년부터 시행된 프로리그 중계권 사업은 안정적 e스포츠 기반 형성 및 리그 운영, 미디어 환경변화에 따른 다양한 멀티 플랫폼 채널에서 프로리그 중계함으로써, 더 많은 대중이 e스포츠와 프로리그를 시청할 수 있는 산업적 구조를 만들기 위한 목적에서 시행된 것이다.

이에 따라 협회는 중계권 수익 전액을 현행 프로리그 수준의 대회가 지속적으로 운영됨으로써 더 많은 선수들과 팀이 활동할 수 있는 시장을 유지하고 이를 확대할 수 있도록 재투자하고 있으며, 적자 구조의 리그 진행비용 역시 협회 이사회비로 일정부분 보전하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 e스포츠 시장은 타 프로스포츠 산업처럼 다양한 수익구조를 통한 안정적 리그 운영과 부가수익 창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블리자드와 그래텍이 제시한 '수준을 갖춘 회사들의 e스포츠 산업 참여'를 위한 라이선스비용은 현 국내 e스포츠 시장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수준이다.


< <협회와 게임단은 선수들의 권익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블리자드는 협회와 게임단에서 선수들의 자유를 구속하고 있으며, 블리자드가 올바른 방법을 통해 e스포츠와 선수들을 육성함으로써 이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협회와 프로게임단은 선수 스스로의 자유를 구속하고 있지 않는다. 모든 선수는 계약 주체로서 게임단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개별 계약을 통해 게임단에 입단하며, 본인의 진로에 대한 자유로운 선택권을 갖는다. 게임단은 소속 선수와의 계약에 따른 합리적인 수준의 연봉과, 안정적 연습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협회는 대학과의 협약을 통해 선수들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공군 프로게임단을 창단하여 우수 선수들의 기량 유지에도 일조하고 있다. 프로게임단 역시 소속 은퇴 선수들에게 팀 코치로서 활동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모기업 입사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많은 선수와 관계자들이 기업 후원을 통해 안정적 프로게임단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있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 <선수의 기록과 실적은 역사다>>

블리자드의 이윤열에 대한 '선수 자격 박탈 및 활동 당시 거둔 기록 및 수상실적 삭제' 언급 역시 사실과 다르다. 이윤열은 게임단과의 계약이 종료되면서 은퇴의사를 표시했고 이에 따라 은퇴처리가 된 것일 뿐이며, 선수로 활동 당시 거둔 기록 및 수상실적 등에 있어서도 박탈되거나 삭제된 일이 없다.

< <지난 10년간 e스포츠를 발전시켜온 국내 참여 주체들의 노력과 성과가 무시되어서는 안된다>>

블리자드는 선수와 관중들이 높은 수준의 e스포츠 중계를 요구하고 즐길 자격이 있으므로, 수준을 갖춘 회사들이 e스포츠 산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중계 라이선스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한국 e스포츠를 발전시켜온 방송사 및 게임단, 협회 등 다수 주체간 협력을 통해 e스포츠의 산업기반과 모델을 만들어 왔으며 세계 e스포츠의 표본이 되고 있다. 수 많은 세계 언론들이 한국의 e스포츠 발전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세계에 소개하였으며, 다수 국가들이 한국의 e스포츠 시스템을 모델로 하여 자국의 e스포츠 시장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

한국의 e스포츠 시장을 형성하기 위해 지난 10년 간 개별 프로게임단은 매 년 수십억의 비용을 투자했고, 정부와 민간단체, 협회 역시 국내 e스포츠 저변확대와 국제적 위상 제고를 위해 많은 비용과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 왔다.

따라서, 블리자드의 '높은 수준의 e스포츠 중계를 위한 라이선스료' 주장은 방송사, 게임단, 협회, 정부 등 모든 참여주체를 도외시하고 지난 10년 간의 노력과 성과를 무시하는 발언이며, 이에 심히 유감을 표한다.

< <한국e스포츠협회와 10개 프로게임단은 모두 조속한 협상 타결을 원한다>>

협회는 협상단을 구성해 10여 차례 이상 만남을 갖고 협상을 진전시켜 왔다. 협상을 통해 이견을 좁혀가며 2-3개 항목을 제외한 부분에 대해서는 모두 합의하며 사실상 협상타결이 가시화됐다. 그러나 블리자드와 그래텍은 지난 11월25일 갑작스럽게 '2차 저작물 공동 소유 등에 대해 합의되지 않은 원 요구사항대로의 안'을 제시하며 이에 합의하지 않을 시 라이선스 비용에 대한 협상이 불가함을 통보해왔다.

이에 협상단에서는 그간의 협상과정이 철저히 무시된 제시안에 대해 추가 질의를 하고 답변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협회 및 협상단은 신의와 성실을 다해 협상에 임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블리자드와 그래텍은 언론을 통해 갑작스럽게 소송의사를 밝히는 등 협상을 파행적으로 유도하는 태도로 일관해, 과연 협상 타결에 대한 의지가 있는 것인지 그 진의가 의심스럽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회와 협상단, 소송에 직면한 방송사는 모두 국내 e스포츠 발전과 e스포츠팬의 볼 권리 확대를 위해 언제든지 성실하게 협상에 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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