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기적이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Xbox360 ‘키넥트’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360용 동작인식 주변기기, '키넥트'(Kinect)의 기세가 매섭다. 북미 지역에서는 타임지에서 선정한 '2010년의 10대 전자제품'에 이름을 올리는가 하면, 출시 한 달만에 250만 대가 팔려나가며 아이패드와 함께 역사상 가장 빠르게 판매되고 있는 제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에서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 지난 11월에 국내 시장에 출시된 이래로 TV CF와 인기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멤버가 키넥트를 즐기는 장면이 방영되는 등 지속적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인지도가 높아짐에 따라 판매도 신장되고 있어, 비디오게임 시장에 오래간만에 '없어서 못 판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을 정도이다.

닌텐도의 Wii와 PS3의 무브에 이어 비디오게임 시장에 '동작인식 기기' 열풍을 몰고 온 '키넥트' 과연 어떤 제품이기에 게이머들은 이에 열광하고 있는 것일까?


키넥트는 앞서 출시된 닌텐도의 Wii, 소니의 PS 무브와 마찬가지로 게이머의 몸짓을 인식해 그 동작이 게임에 반영되는 컨셉의 제품이다. 하지만 여타 주변기기가 게임을 즐기기 위해 게이머가 손에 쥔 컨트롤러의 움직임을 인식하는 것과는 달리, 키넥트는 게이머가 손에 컨트롤러를 쥘 필요 없이, 게이머의 움직임 그 자체를 인식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이러한 인식 방법 덕분에 게이머들은 상체 뿐만 아니라 하체까지 이용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과 주로 팔의 움직임에 국한되어 있던 여타 제품과는 달리 어깨, 팔꿈치, 무릎, 허리 등 관절의 움직임도 게임에 반영된다는 것이 키넥트의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키넥트는 기기에 장착된 동작 추적장치, 게이머의 신체를 즉각적으로 3D로 인식하는 골격 추적장치와 게이머의 얼굴을 인식하는 기능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를 통해 인식된 게이머의 움직임을 즉각적으로 게임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게이머에게 몰입감을 전달한다.

특별한 컨트롤러가 없다는 이야기는 게이머가 보다 다양한 동작을 펼칠 수 있다는 뜻이며, 이는 기존의 제품에 비해 더욱 높은 플레이 자유도를 보장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게이머들은 화면을 보고 단순히 손을 움직이는 것으로 화면에 있는 사물을 움직일 수 있으며, 게임 속의 캐릭터와 함께 춤을 출 수도 있다.


인식도와 응답속도도 예상 이상으로 정확하고 빠른 편이다. 동작을 인식하고 이를 처리하는 과정이 있음에도 게이머의 움직임이 거의 즉각적으로 게임에 반영되는 점과 팔의 각도, 서 있는 자세와 다리의 벌어진 간격 정도까지 인식하는 세밀함은 그저 놀라울 뿐이다.

키넥트의 출시와 함께 등장한 다양한 게임 중에서 이러한 키넥트의 특징이 가장 잘 적용되고 있는 게임으로는 댄스 센트럴과 쉐이프 유어 바디를 꼽을 수 있다. 화면 속의 캐릭터가 추는 춤을 그대로 따라서 추는 댄스 센트럴의 경우는 게이머의 자세가 실제 춤과 조금만 달라도 바로 해당 부위가 빨간 색으로 표시될 정도로 정확한 인식도를 자랑한다.

쉐이프 유어 바디에서는 키넥트의 골격 추적장치가 그 힘을 발휘한다. 운동을 시작 전, 게이머의 신체 사이즈를 측정하는 과정에서 어깨 폭, 다리의 길이, 팔의 길이, 가슴 폭, 신장 등의 체격 정보를 거의 정확하게 측정하고 이에 어울리는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할 정도이다.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일이 현실이 됐다는 점이 게이머들은 물론 게임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키넥트가 어필하고 있는 이유이다.


'혁신적'이라는 평까지 듣고 있는 키넥트이지만 아직까지 아쉬운 점은 남아있다. 게임을 즐기는 배경이 어두운 경우에는 동작이 정확하게 인식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으며, 키넥트 인식범위의 한계 때문에 키넥트와 게이머 사이에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즉, 공간적인 제약이 있는 사람들은 키넥트를 즐기기 쉽지 않다. 주택의 규모가 북미나 유럽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넓지 않은 국내의 주거 환경을 감안한다면 키넥트의 이러한 점은 국내 시장의 빠른 보급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키넥트는 비디오게임 시장의 빠른 기술 발전을 체감하게 하는 제품이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이 가상공간에서 뛰어노는 장면을 보며 '저게 말이 되나?'라는 생각을 하던 사람들이라면 키넥트를 한 번 체험해보자. 게임 기술의 발달이 자신의 상상보다 빠르다는 것을 알 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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