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넥트는 ‘열풍’ 3DS는 ‘실망’, 신기함의 값어치

그래픽 퀄리티의 상승에만 초점을 맞춰오던 비디오 게임 업계가 신기술의 도입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존의 동작인식 기술을 업그레이드한 체감형 게임주변기기 '키넥트'를 도입해 신선한 충격을 줬으며, 'Wii'로 체감형 게임 열풍을 몰고온 닌텐도는 영화산업 쪽에서 이제 막 활성화되기 시작한 3D 영상을 기술을 발빠르게 도입한 3DS를 출시하며, 새로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양측 모두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신기술이었던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멀티플랫폼이 대세로 굳어지며 각 게임기마다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했던 게이머들에게 다른 게임기를 구입할 동기를 부여하는데 성공했으며, 게임 개발자들에게도 새로운 창작욕구를 불러 일으켜 게임 시장 전반이 다시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와는 별개로 양측의 성적표는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키넥트는 출시 이후 100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작년 최고 화제였던 아이패드를 재치고 세계에서 가장 빨리 팔린 가전 제품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반면, 닌텐도 3DS는 하락하고 있던 닌텐도 주가의 회복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닌텐도 3DS 정식 발매 이후 닌텐도 주가가 더 하락했을 정도다.

양쪽 모두 기존에는 보기 힘들었던 신기함으로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았던 만큼 이 같은 결과는 상당히 의외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결과가 도출된 원인은 게이머들의 반응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키넥트가 출시됐을 때는 가격에 대한 불만이 거의 없었던 반면 닌텐도3DS는 생각보다 비싸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키넥트의 출시 가격은 북미 기준 149달러(한국 가격 19만8000원)이며, 닌텐도 3DS의 가격은 북미 기준 249.99달러(한화 약 34만원)이다.

3DS의 이전 모델인 DS의 가격이 149.99달러 정도이므로 신기술 도입으로 인한 가격 상승은 키넥트가 149달러, 닌텐도3DS는 100달러 정도. 신기술 도입으로 인한 가격 상승은 키넥트가 더 크지만 게이머들은 닌텐도3DS의 가격 상승이 더 비싸다고 여기고 있다.

동작 인식과 3D 영상의 기술적 가치에 차이를 두기 힘든 만큼 이 같은 반응은 키넥트가 동작 인식의 신기함을 150달러 이상 구현했고, 3DS는 3D 영상의 신기함을 100달러만큼도 구현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키넥트의 경우 댄스 센트럴이나 곧 발매될 예정인 마이클 잭슨 익스피리언스 같은 게임을 통해 한 차원높은 댄스의 즐거움을 선보인 반면, 닌텐도3DS는 3D 영상만이 줄 수 있는 새로운 재미를 선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3DS를 구입해서 즐겨본 게이머들 중 많은 수가 처음에는 신기한 마음에 3D 영상으로 게임을 즐겼지만 좀 지나서는 눈의 피로로 인해 3D 영상 기능을 끄고 게임을 즐겼다고 얘기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것의 활동도를 높이는 것과 새로운 투자의 입장 차이도 이 같은 결과에 한 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키넥트의 경우에는 새로운 주변기기의 구입으로 가지고 있던 XBOX360의 활용도를 훨씬 높게 만든 반면, 닌텐도3DS는 3D 영상만을 위한 새로운 지출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휴대폰 등 새로운 기기의 구입할 때는 많은 고민을 하지만 구입 이후에 액세서리 등 기기를 잘 활용하기 위한 투자에서는 덜 망설이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결과다.

물론 닌텐도3DS가 실패했다고 속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슈퍼마리오, 젤다의 전설 등 지금의 닌텐도를 있게 한 비장의 무기들이 아직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게임에서도 지금처럼 단순히 3D 입체로 화면을 보는 것 이상의 재미를 담아내지 못한다면 닌텐도3DS의 신기함은 단순한 순간의 유희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한가지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소니의 새로운 도전인 NGP다. NGP는 들고다니는 PS3라고 할 만큼 뛰어난 그래픽 성능과 3G를 통한 네트워크 지원 등 다양한 장점을 앞세워 게이머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하지만, 뛰어난 성능에 대한 기대 만큼이나 휴대용 게임기를 벗어난 스펙으로 인한 비싼 가격에 대한 걱정도 많은 편이다. 일본 유명 게임잡지인 패미통에서 일본 내 게임 개발진들과 인터뷰를 진행한 것에 따르면 현실적으로 예측했을 때는 350~400달러 사이이지만 300달러 이하에 가격이 책정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참고로 NGP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아이패드의 가격은 499달러이며, 가격에 대한 불만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즉, NGP가 가진 신기함의 폭이 게임기에서 끝나느냐, 아니면 태블릿 기기의 영역까지 확대되느냐에 따라 심리적인 가격의 마지노선이 달라지게 되는 것. 현재 판매되고 있는 신형PS3의 가격이 299달러인 만큼 소니는 299달러 이하의 가격을 가진 게임기로 출시하느냐, 아니면 가격을 높이고 게임뿐만 아니라 다른 재미도 느낄 수 있는 태블릿 기기가 되느냐, 양자 택일해야 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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