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 팬들을 위한 선물, 마이클 잭슨 디 익스피리언스

지난 E3 2010 당시, UBI소프트는 꽤나 파격적인 발표를 했다. 2009년 6월 26일에 세상을 떠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이름을 딴 리듬액션 게임을 제작 중이라는 것이다. 그 게임의 이름은 마이클 잭슨 디 익스피리언스. 그리고 그날의 놀라움으로부터 다시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2011년 4월에 이 작품은 그 모습을 드러냈다.

마이클 잭슨 디 익스피리언스(이하 익스피리언스)는 이름 그대로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마이클 잭슨의 음악과 춤을 게이머가 직접 따라하며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게임이다. 'Beat it', 'Smooth criminal' 등의 무대를 게이머의 노래와 춤으로 채우는 경험을 제공하는 이 게임은 출시 이전부터 리듬액션 장르의 팬들은 물론 마이클 잭슨의 팬들의 관심까지 한 몸에 받아 온 작품이다.


< 마이클 잭슨 팬들을 위한 종합 선물세트>

이 게임은 게임의 기획에서부터 담겨진 콘텐츠까지 모두 마이클 잭슨의 춤과 노래를 구현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다. Xbox360용 동작인식 주변기기인 키넥트를 이용해 자신의 움직임과 노래를 게임에 그대로 반영시켜, 마치 게이머가 무대 위의 마이클 잭슨이 된 듯한 간접체험을 선사하는 것이 이 작품이 지닌 최대의 매력이라 하겠다.

게임의 구성은 매우 단순한 편이다. 혼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솔로 플레이와 여럿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파티 플레이, 타 게임의 연습모드라 할 수 있는 'MJ 스쿨' 등이 게이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주요 게임 모드의 전부이다.


게임의 진행 역시 매우 간단하다. 원하는 곡을 선택해 게임에 진입하게 되면 게이머는 키넥트를 통해 비춰진 자신의 모습이 게임 화면에 비춰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약간의 장면 연출이 지나간 이후에는 마이클 잭슨의 히트곡들이 흘러나오기 시작하며, 화면에 등장한 백댄서들의 동작을 따라 춤을 추기만 하면 되는 방식이다.

엄청난 춤 실력으로 유명한 마이클 잭슨의 춤을 따라해야 한다는 것에 지레 겁을 먹는 게이머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러한 걱정은 접어두고 게임을 즐겨도 좋다. 이 게임은 게이머들에게 마이클 잭슨의 춤 동작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것을 강요하는 어려운 난이도의 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세가 완벽하지 않아도, 정확한 박자에 맞춰 춤을 추지 않아도 이를 어느 정도 감안하는 넉넉한 판정 덕분에 말 그대로 즐기면서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다. 모두를 댄서로 만드는 것이 아닌 웃고 즐기면서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게임이 바라보는 지향점이라 할 수 있다.


리듬액션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음악도 꽤나 만족스러운 편이다. 기본적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마이클 잭슨의 히트곡 30여곡을 수록하고 있기 때문에, 곡의 완성도에 대해 따로 논하는 것은 사실상 무의미하다 할 수 있다. 또한 게임을 통해 흘러나오는 음악들의 음질 역시 상당히 뛰어난 편이어서, 마이클 잭슨의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도 이 게임의 음악에 대해서는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 기획 의도는 좋았지만 다소 아쉬운 게임 콘텐츠>

누구나 쉽게 마이클 잭슨의 춤과 노래를 따라할 수 있다는 게임의 기획 의도는 매우 훌륭하다. 하지만 게임의 콘텐츠가 게임의 기획 의도를 충실히 살려내지 못하고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춤과 노래를 따라한다는 게임의 기본적인 구조 탓에 게임의 콘텐츠가 다채롭게 구성되기 어려운 것이 리듬액션 게임의 장르적인 특징이다. 그렇기에 리듬액션 게임의 제작사들은 게임 콘텐츠 하나하나에 편의성을 더한다거나 화려한 연출을 가한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콘텐츠 그 자체의 질을 높이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익스피리언스는 그런 부분에서 부족함을 보인다. 게임을 즐기며 가장 많이 보게 되는 무대의 모습은 캐릭터의 크기가 크게 그려지지 않고, 무대 장치의 연출이 심심하다 싶을 정도로 허전하게 구성되어 있다. 덕분에 전반적으로 댄스 게임임에도 박력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 것이 아쉽다.

비교적 난이도가 쉽게 구성되어 있다지만 이 게임은 어디까지나 게이머의 춤을 기반으로 하는 댄스 게임이다. 즉, 춤을 잘 추지 못 하거나 어색해 하는 이들은 춤이라는 동작 그 자체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익스피리언스는 그러한 이들에 대한 배려가 조금은 부족한 편이다.

춤에 적응이 안 되는 이들은 노래 하나를 구간 별로 끊어서 동작 하나하나를 천천히 배우고 싶겠지만, 아쉽게도 익스피리언스에는 그런 기능이 존재하지 않는다. 연습 모드를 선택하면 춤 동작을 설명해주는 동영상이 나오며, 게이머는 그 영상을 보고 반복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 하는 수 밖에 없다.


그나마 동영상의 구간을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이라도 있다면 연습이 조금은 더 수월하겠지만 그런 기능도 없기 때문에, 시간을 투자해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해서 반복해야만 하는 것은 불편하다.

< 마이클 잭슨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성공이 보장된 게임>

이 게임을 리듬액션 장르를 평가하는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아쉬운 점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마이클 잭슨의 노래와 춤을 팬들이 직접 따라할 수 있다는 것은 이 게임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다.

잼(Jam)이나 데인저러스(Dangerous) 등의 몇몇 곡들이 빠져있다는 것이 아쉽지만, 엄청나게 팔려나간 이 작품의 판매량을 감안한다면 이들 곡들 역시 DLC나 후속작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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