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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 레슬러들이 선사하는 액션 신세계, WWE 올스타즈

김형근

지난 1999년 이후 오랜 시간 동안 WWE의 게임을 유통해온 THQ가 2011년에 들어와 새로운 WWE 게임 제품군을 선보였다. 바로 액션성을 강조한 새로운 게임 시리즈인 WWE 올스타즈가 그 주인공으로 게임의 개발사는 스맥다운 대 로우 시리즈의 개발사인 유크스가 아닌 자사 운영 스튜디오인 THQ 샌디에고 스튜디오다.

이 게임은 과거의 레슬러들과 현재의 레슬러들이 공존한다는 점에서는 WWE 레전드 오브 레슬매니아와 비슷한 성격을 띄고 있지만 만화 캐릭터같은 과장된 외모나 액션 게임이나 대전 격투 게임을 보는 듯한 터프한 공격, 인간의 한계를 한참 뛰어넘은 황당한 레슬링 기술들을 보여줘 WWE 레전드 오브 레슬매니아는 물론 WWE 스맥다운 대 로우 시리즈와도 다른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 단순하면서도 화려한 게임 시스템 >

WWE 올스타즈는 기본적으로 프로레슬링 게임이기는 하지만 시합에 있어서는 레슬링의 룰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기술을 사용해 상대방을 화려하게 쓰러뜨려도 되고, 펀치와 킥을 연발하면서 적을 주저앉혀도 좋다. 상대방으로부터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게임의 조작 방식 중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핀폴시 방해가 되던 로프 터치도 없어졌으며, 링 밖에서의 혈투에도 링아웃 카운트가 올라가지 않기 때문에 원하는 만큼 공격을 퍼부을 수 있다.

이는 그 동안 스맥다운 대 로우 시리즈가 지나치게 레슬링의 규칙과 사실성에 집착하면서 초기 시리즈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재미가 줄어들었던 점에 대한 대안의 하나로 게이머들에게 제공된다. THQ 측에서도 게임의 출시를 앞두고 스맥다운 대 로우는 마니아들을 위한 사실성을 보다 강화해가고 WWE 올스타즈는 쉽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캐주얼적인 재미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버튼의 조작 역시 단순화돼 있다. 빠른 타격과 강한 타격 버튼, 그리고 빠른 잡기와 강한 잡기 버튼을 조합해 공격을 진행하며, 버튼 조작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공격이 연속기의 형태로 나가기 때문에 그 패턴은 매우 다양하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정확한 커맨드 조합을 머리 속에 넣지 않고도 마음대로 버튼을 누르는 것 만으로도 다른 공격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버튼 난타 스타일의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들에게 묵직한 타격감과 함께 쾌감을 선사한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반격기만큼은 아케이드적 스타일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이 게임의 반격기는 화면에 반격 키의 버튼이 나타나는 특정 타이밍에 맞춰 반격 키를 눌렀을 경우에만 나가도록 하고 있어 공격을 당해 급한 마음에 버튼을 난타하다가는 물밀듯 몰려오는 상대의 공격을 그대로 얻어맞고 링 바닥에 고꾸라지게 된다.

이 게임에서는 고전 방식인 스탠다드 외에 트리플 스렛, 페이탈 4 웨이, 핸디캡, 토네이도 태그 팀, 스틸 케이지, 익스트림 룰즈, 제거 경기 등을 즐길 수 있는데, 게임을 즐기다 보면 게임의 플레이 방식이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는 WWE에서 펼쳐지는 대다수의 특별 룰 매치가 제외돼 있기 때문인데, 획기적인 액션성과 아케이드 스타일의 파이팅을 살린 경기를 몇 가지 안되는 경기로만 즐겨야 한다는 점이 게임을 플레이 하는 내내 아쉬움으로 자리 잡았다.

이 외에도 선수 생성 시스템은 외견적으로는 다양한 모습을 선택할 수 있었으나, 스맥다운 대 로우 시리즈에 비해서는 턱없이 적었다. 또한 스킬 셋을 기존 선수들의 것만을 사용해야 하니 “기술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데 굳이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즐겨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떠올릴 수 밖에 없다.

< 과거와 현재가 한 곳에서 격돌한다 >

WWE 올스타즈의 컨셉은 WWE 유니버스를 대표하는 과거와 현재 레슬러들이 한 곳에서 펼치는 드림 매치이다. 등장하는 선수로는 헐크호건, 안드레 더 자이언트, 브렛 하트, 션마이클스, 언더테이커, 스톤콜드 스티브 오스틴, 더 락, 존 시나, 랜디 오튼, CM 펑크 등 골든에이지와 뉴 제너레이션, 애티튜드와 파워 이즈 백을 지나 현재까지 각 세대를 대표하는 메인급 선수들 30여 명이 등장한다.

밀리언 달러맨 테드 디비아시와 그의 아들 테드 디비아시 주니어가 북미 예약 한정으로 제공돼 현재 즐길 수 없는 점이 아쉽지만 최근 DLC로 더스티 로즈와 그의 아들 코디 로즈가 공개돼 보다 폭넓은 세대 대결을 즐길 수 있다.

등장하는 레슬러들은 파이팅 스타일에 따라 아크로뱃, 빅 맨, 브롤러, 그래플러 등으로 구분돼 있으며, 각각의 특성을 살린 공격 스킬 및 해당 선수를 상징하는 시그니처 무브와 피니시가 준비돼 있다.

이들의 대결을 보다 극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게임의 모드 중 하나인 판타지 워페어다. 이 모드는 비슷한 특징을 가진 두 선수를 묶어 이 선수들이 대결을 펼치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를 게임 내에서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하는 모드로 주제에 따라 헐크 호건 대 존 시나, 랜디 오튼 대 제이크 더 스네이크 로버츠, 안드레 더 자이언트 대 빅 쇼 등 총 10종류의 경기가 준비돼 있다.

무엇보다 이 모드는 경기의 대진 흥미롭지만 경기 시작 전 나오는 프로모 영상이 백미라 할 수 있다. 이 영상은 왜 이들이 대결하게 됐으며 어떤 대립 과정을 거치고 있는지를 가상으로 보여주는데, 동시에 이들이 한 장면에 등장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WWE의 장점 중 하나인 프로모 영상 편집 기술을 바탕으로 마치 실제로 이들이 대립을 펼치고 말싸움을 벌이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이렇다 보니 게임을 통해 대결을 펼치는 것보다도 자랑거리인 프로모 영상을 보기 위해 경기를 진행해야 하는, 조금은 본말이 전도됐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 과거 게임의 냄새가 많이 나는데... >

사실 이 게임은 단순한 신규 스튜디오의 처녀작이 아니다. 이 게임의 개발사인 THQ 샌디에고 스튜디오의 전신이 백야드 레슬링 시리즈와 모탈 컴뱃: 샤오린 몽크스, 그리고 WWE의 경쟁 단체인 TNA(현 임팩트 레슬링)의 첫 번째 비디오 게임, TNA 임팩트! 등을 개발했던 미드웨이 로스 앤젤레스 스튜디오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전작이라 할 수 있는 TNA 임팩트! 는 언리얼 엔진 3와 하복 엔진을 이용해 WWE와는 다른 느낌의 레슬링 게임을 선보이는데는 성공했으나, 오랜 역사를 통해 쌓아진 개발 노하우나 콘텐츠를 이길 수 없었던 탓에 그저 그런 경쟁작 중 하나로 남겨졌다.

그리고 이런 TNA 임팩트의 경험은 일부 이번 작품으로도 이어져 시스템 내에서도 그 특징이 알게 모르게 흘러나온다. 대표적인 예로는 위에서 한 번 언급했던 반격 시스템과 함께 스틸 케이지 매치의 탈출 방식이 TNA 임팩트!에 등장하는 얼티밋 X 매치의 벨트 따기 시스템을 상당수 재현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이에 해당 게임에 대한 이해가 있는 게이머라면 조금 더 쉽게 WWE 올스타즈에도 익숙해질 수 있다는 점은 따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또한 패스 오브 챔피언즈 모드의 경우, 특정 경기 수를 이기면 목표 레슬러에게 도전하는 방식이나, 잔여 경기 수를 알리는 화면의 여러 장면들이 과거 아케이드 및 다양한 플랫폼으로 출시됐던 WWF 레슬매니아: 디 아케이드와 흡사하며, 이는 WWE 올스타즈의 프로듀서인 Sal Divita씨가 WWF 레슬매니아: 디 아케이드에도 참여했었다는 점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즉 WWE 올스타즈는 과거 미드웨이의 액션 게임들의 특징을 상당수 받아들이며 기존 유크스의 WWE 게임들이 보여주지 못했던 새로운 재미를 찾아내고자 했으며, 이는 과거 미드웨이의 전성기 게임들을 아꼈던 게이머들에게 또 하나의 향수를 선사하는 잔재미도 가지고 있는 것이다.

< 새로운 WWE의 인기 게임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되기를 >

WWE 올스타즈는 경기 주제는 WWE 레전드 오브 레슬매니아를, 플레이 방식은 TNA 임팩트!와 WWF 레슬매니아: 디 아케이드의 것을 재현하면서 WWE 스맥다운 대 로우 시리즈에서는 느낄 수 없는 아케이드 스타일의 재미를 즐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경기 진행 방식 등의 게임 콘텐츠가 많지 않고 자신만의 캐릭터를 자유롭게 만들 수 없어 오래 파고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친구와 함께 짧은 시간 동안 손가락 아프게 버튼을 누르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싶은 게이머라면 WWE 올스타즈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 WW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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