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무더위, 호러 게임으로 한 방에 날리자

해마다 무더운 여름이 되면 인터넷에는 각종 괴담이 유행하기 시작하며, 극장가에도 다양한 소재의 공포영화들이 은막을 가득 채운다. 여름에 공포 드라마가 방송국의 전파를 타는 것은 <전설의 고향>이 큰 성공을 거둔 이래 당연한 일이 됐다. 이 정도면 여름을 <공포물의 계절>이라는 말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PC, 비디오게임 시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여름을 맞아 다양한 호러 게임이 연이어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호러게임이라 하면 대부분 어드벤처 장르를 떠올리기 쉽지만, 올 여름에 출시된 이들 호러 게임들은 FPS, 액션, 퍼즐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되어 있어 게이머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퍼즐과 호러.. 그 이질적인 만남, 캐서린>
근래 출시된 호러 요소를 지니고 있는 게임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게임은 자막 한글화되어 출시된 PS3용 퍼즐 게임 캐서린이다.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어드벤처 게임 시리즈 <페르소나>의 제작팀이 HD 그래픽으로 처음 개발한 게임인 캐서린은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몽환적인 스토리와 게이머의 선택에 따라 시나리오의 흐름이 달라지는 시스템을 채택해 게임의 몰입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게이머가 무심코 선택한 행동이나 메일의 답장 모두 스토리에 영향을 미치게 되며, 주인공이 어떤 인생을 걷게 되는가가 선택되는 것이다. 악몽 속에서 자신을 쫓아오는 존재를 피해 블록을 이동시켜 위로 올라가야 하는 게임 시스템은 어찌 보면 단순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밝은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여타 퍼즐게임에 비해 시종일관 어두운 분위기에서 게임이 진행되기에 게이머들이 묘한 심리적인 압박을 받게 되고 시종일관 긴장하게 만드는 것이 이 게임의 매력이라 하겠다.

<원작 파괴의 매력, 앨리스 매드니스 리턴즈>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세계관을 그로테스크하게 재해석하며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는 PC용 FPS게임 <아메리칸 맥기의 앨리스>의 후속작이 11년만에 출시됐다. <앨리스 매드니스 리턴즈>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전작에 <잔혹동화>라는 별명을 안겨줬던 게임의 구성과 으스스한 분위기, 공포영화에나 어울릴 법한 배경음악은 이번 작품에서도 그 빛을 발휘한다. 스테이지 디자인이 전작에 비해 조금은 느슨하다는 비평도 존재하긴 하지만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수수께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어 운신의 폭은 더욱 넓어졌다 하겠다.

적을 칼과 무기로 도륙하는 피투성이 앨리스의 모습은 원작 동화의 팬들에게는 다소 충격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 앨리스에게 닥쳐 올 끔찍한 사건의 전말과 그 안에서 펼쳐지는 괴기스러운 <원더랜드>의 모습. 이러한 이질적인 느낌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하겠다.

<호러 FPS 장르를 개척한 게임, 3편으로 막을 내리다! 피어 3>
과거에는 호러 게임이라는 말에 어드벤처 게임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았다. <어둠 속에 나홀로>, <어둠의 씨앗>, <바이오하자드> 등 호러 게임의 명작으로 꼽히는 게임들이 하나같이 어드벤처 장르의 게임들이었으니 이러한 연상작용이 생겨난 것도 무리는 아니다.

<피어>는 FPS에서도 호러라는 소재가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호러=어드벤처>라는 기존의 관념을 뒤집은 게임이다. 그리고 그 <피어> 시리즈는 최근 출시된 <피어 3>에서 그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작품에서는 세계를 파괴할 수 있는 위력을 지닌 실험체를 출산하려는 숙적, <알마>를 찾고 이를 막아내기 위해 엘리트 군인인 포인트 맨과 초능력자 팩스턴 페텔이 협력하는 스토리를 즐길 수 있다.

캐릭터의 개성이 강해진 만큼 행동의 폭이 넓어진 것도 장점으로 게이머들은 빼어난 타격감을 자랑하는 무기 공격과 액션 게임을 방불케 하는 근거리 타격으로 게임을 풀어나갈 수 있다.

<호러>를 내세우는 시리즈의 특성 역시 이번 작품에서 그 빛을 발휘한다. 공포영화로 유명한 존 카펜터 감독과 만화가 스티브 나일스가 제작에 참여해 게임에 음산한 분위기가 더욱 강화됐다. 또한 자막 한글화를 통해 이러한 분위기를 더욱 강렬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이번 작품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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