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돌아온 왕을 경배하라 듀크뉴켐 포에버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10년 전에 당연했던 일들이 지금은 시대가 지난 것이 됐고, 당시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 지금은 너무도 당연하다 듯이 벌어지는 것이 시간의 흐름이다. 이번에 소개하려는 게임 듀크뉴켐 포에버는 그 강산이 변하는 시간보다 무려 5년이나 더 지난 금년 5월(한국 출시는 6월10일)에 기어이 출시돼 그간 게임 시장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듀크뉴켐 프랜차이즈의 역사에 전무후무한 기록을 또 하나 남겼다.
비록 오랜 시간이 걸리며 게이머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진짜 나오는 것인지에 대해 의심해야 했지만 개발사가 교체되는 상황을 거치고 기어박스를 통해 듀크뉴켐 포에버 출시 전설은 막을 내리게 됐으며 소문으로만 듣던 게임의 재미를 직접 게이머들이 경험할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오랜 시간 전 세계의 열혈 게이머들을 기다리게 했던 기대작 듀크뉴켐 포에버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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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울 것 없던 제왕, 외계인에 분노 폭발
이 게임은 늘 그렇듯 핵폭탄같은 사나이 듀크가 지구를 침공해온 외계인들을 혼자의 힘으로 일망타진하는 초 터프 마초 스토리를 주제로 삼고 있다. 물론 평소 같으면 지구 멸망 따위에는 콧방귀도 안뀔 것 같은 이 남자가 외계인을 때려잡기 위해 일어선 데에는 그 만한 이유가 있는 것. 이번 작품에서는 외계인들이 자신의 건물을 어지럽히는 것은 물론 자신의 애인인 쌍둥이(!) 자매가 납치당하자 분노하는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며 역시 남자의 힘의 원동력은 사랑(?)이라는 고전 게임 특유의 주제를 다시 한번 경험하게 해준다.
물론 외계인과의 싸움이라는 주제는 오래 전부터 닳도록 써먹어온 주제라 특별하게 보이지 않지만 그 주인공의 오버액션과 독특한 게임의 분위기는 21세기에 새롭게 리메이크한 수십년 전의 액션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을 만끽하게 해주며 화면을 보고 낄낄댈 수 있는 구실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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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 어디다 내놔도 꿀리지 않는다
그간 3D 렐름즈가 개발해오던 버전에 대한 악평이 워낙에 많았던 만큼 큰 기대를 하면 곤란하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적어도 기어박스를 통해 선보여진 지금의 듀크뉴켐 포에버는 게임성을 놓고 봤을때는 절대 망작의 수준은 아니며 오히려 "이정도 게임이 왜?"라는 생각이 들만큼 다양한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 기본적인 화면 구성은 일반적인 액션 어드벤처 게임에서 접할 수 있는 1인칭 시점의 슈팅 스타일로 게임의 진행 방식 역시 기존 게임들의 그것과 크게 차이가 없다.
그러나 게임 중간중간 등장하는 레이싱 모드나 다음 장면으로 진행하기 위한 퍼즐풀기, 심지어는 게임 곳곳에 숨겨진 핀볼, 슬롯머신과 같은 미니 게임들 하나조차도 성의 없이 만들어진 것이 없이 높은 퀄리티로 구현돼 있다. 여기에 게임 내 에너지에 해당하는 "에고"를 높이기 위해 숨겨진 요소들을 찾는 행위는 과거 주인공 혼자 덩그러니 떨궈놓고 아무런 가이드를 주지 않던 과거의 어드벤처 게임을 현대화 시킨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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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볼륨 역시 조금 불필요할 정도로 많은 이야기를 진행해 나가며 각종 문화 콘텐츠의 패러디나 디스를 아낌없이 선보여 개발진들의 센스 수준을 짐작하게 해준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게임을 진행하는데 있어 퀘스트 진행이나 가야 할 곳에 대한 안내가 부족하다는 점인데, 이 때문에 게임의 난이도가 급격히 높아져버려 근래의 액션 어드벤처에 익숙했던 사람이라면 게임의 불친절함에 흥미를 잃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도 마치 듀크가 "이봐 친구, 나는 왕이라구. 이정도는 해줘야 내 얼굴이 살지 않아?"라고 대놓고 도발하는듯 해 필자는 오히려 게임을 즐기는 내내 "그럼, 이래야 듀크뉴켐이지!"라는 생각을 갖고 게임에 빠져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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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남자에 의한, 남자를 위한
이 게임을 즐기면서 제일 많이 떠올린 생각은 "남자의 게임"이라는 점이다. 듀크의 입에서는 걸쭉한 욕과 농담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튀어나오고 게임 진행 중간중간 보여지는 서비스(?) 신들 역시 여성 게이머의 존재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듯한 모습을 마음껏 과시하고 있다. 게다가 멀티플레이시 즐길 수 있는 "캡처 더 베이브" 모드는 상대방의 아가씨를 "납치"해야한다는 신선한 설정으로 듀크뉴켐 식의 개성을 펼쳐보이고 있다. 마치 잘 나가는 동네 형과 놀러다니면 어렵지 않게 경험할 것 같은 분위기랄까? 이 게임의 분위기는 남자로 살기 어려운 시대에 힘겹게 살아가는 소심한 남자가 보기에 조금 거북할 수는 있지만 마음 한켠에는 부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어서 간접 체험 및 대리 만족이라는 의외의 재미를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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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게이머의 왕을 넘어 모두의 왕이 되길
오랜 시간을 넘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 듀크뉴켐 포에버는 조금 시대 분위기에 역행하는 게임 스타일과 높은 난이도, 생각보다 긴 게임 볼륨으로 인해 부담감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나올 후속작이 어떻게 개발될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이번 작품은 "올드 게이머"와 "남성 게이머"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대중적인 인기와는 조금 거리가 있어 보이며 이를 반길 열성 팬들이 아니고서는 조금 접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5년 동안 한결같이 "그분"의 귀환을 손꼽아 기다려왔던 열성 팬이라면 듀크뉴켐 포에버는 절대 실망을 주지 않을 것인 만큼 아직 즐겨보지 못한 게이머라면 한 번 정도 그의 활약상을 즐겨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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