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S 전쟁에 도화선이 될 게임, 스페셜포스 2

스페셜포스는 여러모로 게이머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게임이다. 국내 FPS 온라인게임 시장을 열어 젖힌 <선구자>와 같은 역할을 한 게임이라는 국내 온라인게임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게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이미지로 스페셜포스를 바라보는 이들과는 달리 초기작이기 때문에 <시대에 뒤떨어졌다>, <변화가 없다>는 식으로 게임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을 지닌 이들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를 비판하는 이들의 시선이 틀린 것은 아니다. 워낙 예전에 개발된 게임이다보니 게임성이 최근 등장하는 게임들에 비해 부족하게 느껴지며, 언리얼 엔진 3를 사용해 뛰어난 그래픽을 기본으로 보여주는 게임들이 많은 시대에 스페셜포스의 그래픽이 많이 뒤쳐져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최근 오픈 리허설을 실시하고 오는 8월 11일에 정식 서비스 돌입을 앞두고 있는 스페셜포스 2는 이러한 전작에 대한 아쉬움을 모두 날려버리는 작품이다. 게임의 장점인 속도감은 물론 그래픽과 타격감까지 게임의 전반적인 부분을 모두 일신한 이번 작품은 3일간의 오픈 리허설 기간에 총 150만 명의 게이머가 몰려들었을 정도로 게이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국내 FPS 온라인게임 시장은 포화상태>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국내 FPS게임 시장에서 신작 FPS 온라인게임이 이 정도의 성과를 거두었다는 것은 꽤나 놀라운 일이다. 물론 <스페셜포스>라는 게임이 지니고 있는 이름값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과 올 여름에 유난히 신작 게임이 없다는 점이 어느 정도는 작용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스페셜포스 2를 체험해 본 이들이 하나 같이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내리는 것을 본다면 이 게임이 단지 이름값과 적절한 출시 시기 덕분에 호평을 받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과연 이 작품의 매력이 무엇이길래 포화상태의 국내 FPS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이러한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는 것일까?

최근 등장하는 게임들의 그래픽은 과거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발전한 모습을 보인다. 특히나 에픽의 게임 엔진인 <언리얼 엔진 3>가 보급되고, 이 엔진에 대한 이해도가 부쩍 높아진 요즘에는 게임의 그래픽이 극단적으로 상향평준화된 모습을 보인다.

스페셜포스 2의 그래픽은 이렇게 상향평준화된 그래픽 환경에서도 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각 캐릭터의 복장 표현과 총기류의 묘사는 상당히 뛰어난 편이며, 특히 조준 사격시에 보여지는 총기의 가늠좌 부분 묘사는 각 총기의 특징을 제대로 구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엔진을 교체함으로 생긴 장점은 단순한 비주얼 적인 측면을 떠나 게임 내 물리 엔진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이번 작품에서는 대각선 이동이 직선 이동보다 빠르거나,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면 발소리가 나지 않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펼쳐지지 않는다. 이렇게 각 캐릭터의 움직임에 현실성을 부여하면서도, 무제한으로 달리기를 할 수 있다거나 총기의 반동을 사실주의를 표방한 FPS 게임들에 비해 심하지 않게 설정해 라이트 게이머들도 쉽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겉모습은 바뀌었어도 전작의 인기 요인이었던 속도감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스페셜포스 2의 속도감을 이야기 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게임의 로딩 속도이다. 스페셜포스 2의 로딩 속도는 대단히 빠르다. 언리얼 엔진 3를 사용한 게임들이 공통적으로 긴 로딩 시간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과는 달리 스페셜포스 2는 5초 정도의 로딩 시간만 소요하면 게임에 진입할 수 있어 게임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캐릭터가 사망 시, 리스폰되는 시간이 타 게임에 비해 상당히 짧다는 것도 스페셜포스 2의 체감 진행속도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게임의 사운드 역시 게임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준다. 총기 발사 시의 효과음이 상당히 박력있게 울려퍼지며, 총알이 귓가를 스치는 상황에서도 적절한 묘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게이머들은 자연스레 게임에 몰입하게 된다. 물론, 사운드 샘플 하나하나의 품질이 매우 높다고는 할 수 없지만, 스페셜포스 2의 전반적인 사운드 구성은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FPS 온라인게임 중에 가장 높은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팀 데스매치를 비롯해 폭파, 탈출, 탈취 등 게임모드가 준비되어 있어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눈길을 끄는 점은 데스매치의 경우 게임의 리스폰 포인트가 게임의 현재 진행 양상에 맞춰 변한다는 것이다. 이는 콜 오브 듀티 시리즈에서 채택하고 있는 방식으로 핵심 거점을 차지한 진영이 그렇지 못 한 진영을 일방적으로 학살하는 경우를 예방할 수 있어 게임의 밸런스를 맞추는 데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높은 게임이지만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총기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는 점과, 무제한으로 달리기를 할 수 있는 게임 시스템 덕분에 맵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너무 작게 느껴진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특히, 게이머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총기 밸런스 문제는 반드시 수정해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 특히나 스나이퍼 라이플과 일반 라이플의 밸런스 차이가 도드라지는데, 이는 총기의 성능보다는 스페셜포스 2에 새롭게 추가된 조준 사격 시스템 때문이다.

스나이퍼 라이플의 경우는 평소 시점에서 조준 시점으로 전환되는 시간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반 라이플이나 SMG, LMG의 경우는 조준되는데 시간이 지체되며, 이 잠깐의 시간 차이는 한 발로 승부가 가려지는 경우가 많은 FPS 게임에서는 엄청난 결과적 차이를 가져오게 된다.

라이플이 일방적으로 불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이 게임이 정식 서비스에 돌입하고 시간이 흐르면, 고레벨 게이머들은 죄다 스나이퍼 라이플을 들고 다니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는 일이다. 이러한 병과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는 스나이퍼 라이플에도 조준 전환 시간을 부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오픈 리허설 당시에는 공개된 맵의 수가 많지 않았고, 총기의 수도 많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지만 게임의 전반적인 짜임새를 확인하는 데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 그래픽, 게임성은 물론 접근성까지 전작을 모두 뛰어 넘는 스페셜포스 2가 과연 정식 서비스 이후에는 어떤 모습을 선보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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