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으로 나온 둠(DOOM), 레이지

june

처음 레이지의 이름을 2011년도 게임 라인업에서 봤을 때 느낌은 "레이지? 이게 뭐야?"라는 반응 그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레이지의 개발자의 이름을 보자 이 게임의 기대감은 점점 커졌다. id소프트의 존 카멕이 둠3 이후 7년 만에 제작한 게임이었기 때문이다. 존 카멕이 누구인가? 1인칭 슈팅게임(FPS)의 조상님(?) 격인 게임, 둠과 퀘이크를 제작해 게이머들에게 혼자만의 플레이가 아닌 멀티플레이라는 새로운 길을 제시한 선구자적 인물이 아닌가! 이런 존 카멕의 귀환은 그의 게임을 어렸을 때 즐겼던 팬의 한사람으로서 매우 반가운 일이었다. 그리고 10월 초, 오랜 기다림 끝에 모습을 드러낸 그의 신작은 과거 그의 게임을 가슴 두근거리며 즐겼던 마음으로 다시 돌아가게 하기 충분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한시대를 평정한 전설의 게임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당장 발매해도 팔릴만한 둠가이 액세서리

---|---

둠의 새로운 버전?
지금까지 선보여졌던 존 카멕의 게임들은 어두운 미래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것이 많았는데, 신작인 레이지 역시 전작들의 특징을 많은 부분에서 볼 수 있었다. 이 게임은 지구가 소행성과 충돌을 일으킨 뒤 400년 후의 지구를 배경으로 인류 보존계획에 참여한 주인공이 문명이 지워진 미래 세계에 깨어나 정착민들이 건설한 마을에서 생활하면서 폐허나 지하에 있는 변종 인류 도적, 그리고 이 방주 프로젝트 자체를 은폐하고 이용하려는 강압적인 정부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간 밀폐되고 어두운 밀폐된 공간을 주로 다뤘던 것과 달리 이 게임은 개방된 필드를 무대로 삼았다는 것에서 지금까지의 게임과는 조금 다를 순 있지만, 게임성 자체는 FPS를 위주로 한 둠의 특징을 최대한 잇고 있다. 게다가 게임 진행 도중 언제 어디서 등장 할지 모르는 적들과 중간 보스들이 등장해 주인공의 앞을 가로막으며 게이머에게 "어떻게 생존할 것"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는 점 역시 둠을 추억하게 만든다. 이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레이지를 일컬어 "세상으로 나온 둠"라고 말하나 보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지구가 망하던날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기존의 둠에 자주나오던 괴기스러운 배경이다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전투 방식은 둠과 흡사하다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주인공 뒷모습만 보이는 모터바이클

새 술은 새 부대에! 새로운 엔진장착!
신작 게임을 평가하는데 있어 빠질 수 없는 것이 그래픽이다. 존 카멕의 게임들은 언제나 시대를 앞서 가는 그래픽을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한데 새로 나온 레이지도 그 명성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레이지에는 새로운 그래픽 엔진인 "id tech 5"를 사용했는데 메가텍스처 기술을 이용해 디테일한 텍스처를 구현 했고, pc버전 에서도 초당 60프레임을 유지하는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여줬다.
전투가 벌어지는 곳은 주로 건물 안이나 지하수로 등인데 빛과 어둠의 음영효과가 뛰어나 금방이라도 적이 나타날 것만 같은 음침한 배경을 보여주고, 건물 밖으로 나와 주변의 배경을 보면 따뜻한 느낌의 햇살이나 황량한 사막의 먼지, 으스스한 안개계곡 등이 잘 구비되어 밖과 안이 확실히 구분되어 있는 것 같이 느껴졌다.
물론 이 새로운 엔진을 구현하고자 레이지는 자그마치 DVD CD-ROM 3장의 볼륨(심지어 케이스도 잘 안 닫힌다)과 22기가 이상의 하드디스크 용량을 필요로 한다. 게이머의 하드웨어 성능을 시험하기로 유명한 존 카멕의 작품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정말 피곤해 보일 정도로 세밀한 인물 표현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아... 내려가기 싫다

---|---

롤플레잉 진행 방식의 FPS
레이지는 둠의 장점을 많이 계승한 게임이긴 하지만, 분명히 이전 작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가지고 있다. 기존의 게임들이 밀폐된 실내 공간에서 혼자 생존해야 했던 것과는 달리,<레이지>에서는 다양한 마을과 도시 등 한곳 에서만 머무르는 것이 아닌 여러 곳을 배경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맵의 규모가 상당히 넓고 갈수 있는 곳도 다양하다. 여기에 마을 사람들로부터 퀘스트를 받아 이를 해결하면서 주인공을 조금씩 성장시키는 롤플레잉 스타일은 단순히 적을 쏘며 앞으로 나아가던 전작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그리고 전투를 진행하다 보면 적들이 생각보다 잘 안죽는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운석 충돌 400년후의 세계에서 살아남아 독기를 품은 적들답게 인공지능이 뛰어났으며, 가릴 곳(?)을 정확히 가렸기 때문에 주인공의 총알소비가 어마어마하다. 팔과 다리를 쏘면 대미지가 크지 않아서 머리를 노려야하지만, 적들은 헬멧을 쓰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먼저 벗기는 귀찮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게다가 전투 중 입수 할 수 있는 총알의 양이 그리 많지 않아서 마구 쏘다간 금방 총알이 떨어진다. 둠과 같은 통쾌한 학살 플레이를 기대하고 레이지를 시작하면 실망하게 된다는 얘기다. 또한 적이 주인공을 발견 하면 주변 사물로 은폐엄폐는 기본이고 돌진 하는 적에게 총구를 겨누면 좌우, 위아래로 움직여 총구를 피한다. 여기에 한 명이 수류탄을 던지는 사이 한 명은 저격을 하는 콤비 플레이는 기본이요, 심지어는 죽은 척을 해서 "죽었구나" 싶어 지나치면 뒤통수를 치는 경악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주며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적들은 언제나 총구의 방향을 피하며 달려온다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게임진행은 미션을 받아 수행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

후반기로 접어들면 점점 강해지는 적들을 잡기 위해 더욱 강한 업그레이드탄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 업그레이드탄을 필드에서 구하기란 매우 어렵다. 결국 마을에서 구입해야 하는데 가격이 매우 높다 (이게 다 돈이다~!!) 그래서 험난한 레이지의 세계에서 총을 제대로 쏘며 살아남고 싶다면 메인 퀘스트 외에도 서브퀘스트의 보상이나 마을에서 하는 여러 가지 도박 등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 이 외에도 미션을 받고 신나게 총질을 하다보면 주변에 잡다한 부품들이 떨어져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부품들은 총알이나 잠긴 문을 열수 있는 미니 폭탄, 레이지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윙스틱 등을 만들 수 있는 유용한 아이템들이니 반드시 챙기도록 하자.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버튼액션은 없고
그냥 때려잡아야 하는 중간보스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왼손은 거들뿐!

---|---

레이싱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게임 진행
또 하나의 특징은 의심스러울정도로 자주 애용되는 자동차의 비중이다. 레이지는 게임 맵이 상당히 넓어서 마을과 마을 사이를 이동하기 위해서는 차량이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경주하는 것이 필수 퀘스트에 있을 정도로 차량의 비중을 노골적으로 높였다. 아마도 개발자들이 차량 시스템의 개발에 매우 많은 노력을 기울인 듯 하다. 차량의 움직임은 매우 세밀하게 구현돼 있어 부스터를 쓰고 달리고 있노라면 정말 신나게 폭주하는 듯한 느낌을 주며, 커스터마이징과 업그레이드를 통해 더 빨라지고, 강해지는 나만의 차량을 볼 수도 있다. 커스터마이징과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차량 부품을 사야하는데, 차량 부품은 돈이 아니라 레이싱 포인트로만 이 구입이 가능 하다. 레이싱 포인트는 레이싱 대결에서 승리했을 때 얻을 수 있어서 시스템이 독특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도적 소탕중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자주 보게될 레이싱모드 화면

---|---

조금은 아쉬운 멀티 플레이
독특한 여러 요소들과는 달리 멀티플레이는 아쉬움을 남긴다. 레이지의 멀티 플레이에서는 이 게임을 즐기는 내내 주인공과 함께 했던 레이싱 게임을 다른 게이머와 즐기는 로드 레이지와 퀘이크 시리즈에서 자주 즐겼던 포인트 점령 방식의 체인 랠리와 함께 시나리오를 풀어가는 코옵 모드를 즐길 수 있는 웨이스트랜드 레전드 모드가 준비돼 있다. 이 중 코옵모드는 화면 분할 방식의 오프라인 플레이도 즐길 수 있어 독특하긴 하지만 그 외에는 멀티 플레이 모드 전반적으로 등장하는 맵이 적으며 독특하다고 할 만한 부분도 거의 없었다. 여기에 데스매치 방식의 대결도 없어 과연 이 게임이 멀티 플레이의 개념을 확립 시킨 게임사의 작품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구성되어있는 멀티플레이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30분째 사람오기를 기다리는 중

---|---

그는 존 카멕이다
레이지는 오랜만에 선보이는 id소프트의 신작임에도 첫 발표 이후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려서야 출시되며 게이머들의 기억에서 한동안 잊혀져 있었고, 출시된 결과물을 본 게이머들은 "존 카멕이라는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다"며 등을 돌렸다. 그러나 필자는 최신 자체 물리 엔진을 바탕으로 한 한층 발전된 그래픽과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몰입도를 높인 시나리오, 폐쇄된 공간을 버리고 넓은 대지로 나왔으나 여전히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특유의 긴장감 등을 통해 기존의 틀을 벗어나 색다른 재미를 주려고 한 존 카멕의 노력과 이 게임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비록 그의 명성에 생각하면 마무리 부분에서 많은 아쉬움이 남지만, 그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만큼은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사람들과 멀어져있었던 그가 다시 시동을 걸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 게임은 충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후속작이 게이머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이 되지 못한다면 그 의미가 상당히 퇴색되겠지만... 그래도 믿는다. 존 카멕이니까!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여주인공인줄 알았지만 진행에 눈꼽 만큼도
상관없는 하멕..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레이지2를 기대해 본다

---|---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