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는 지금 개발력 확보 전쟁중

"투자를 받으려면 무조건 실력있는 개발팀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결국 개발력이 게임의 존망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제발 실력 괜찮은 개발사 좀 찾아주세요."

국내에서 소싱을 담당하는 한 중견 게임사 간부의 말이다. 이 간부는 “게임업계에서 살아남으려면 개발력을 확보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라며 “어떤 개발사든 소개만 해주면 일단 만나겠다.”고 신신 당부했다.

이처럼 게임기업들의 내부 개발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이 10여 년의 세월을 거치고 고유의 산업군으로 인정 받으면서 '자체 개발력'에 대한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체 개발력을 인정받은 엔씨소프트 같은 경우 기업 가치가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으며, 다급해진 퍼블리셔들은 경쟁적으로 개발사 인수전에 뛰어들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개인 창업이 활성화되고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인력유출이 심화되자 기업들은 저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위기에 대응해나가고 있다.

<단순 퍼블리싱은 NO, 투자 중심축 이동>
온라인 게임 초창기 시장인 6~7년 전만 해도 국내 게임시장의 권력은 퍼블리셔가 가지고 있었다. 개발사들이 자신의 게임을 서비스해달라고 퍼블리셔를 따라 다녔고, 퍼블리셔들은 여러 게임 중에 입맛에 맞는 게임을 고르면 됐다.

하지만 게임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 같은 구도가 180도 바뀌었다. 한 달에 10여 개의 게임이 쏟아지고 수백 개의 게임이 실패를 겪자 마케팅과 홍보 능력보다 게임 자체의 재미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시장은 개발력을 가진 게임사들의 생존 구도로 이어졌으며, 퍼블리셔들이 이들 개발사들에게 목메는 상황으로 시장이 바뀌어갔다.

때문에 퍼블리셔들은 2~3년 전부터 단순 퍼블리싱 방식의 사업구도를 바꾸고 공격적으로 개발사 인수전에 돌입했으며, 현재 시장에는 괜찮은 개발사가 씨가 마른 상황이다.


<개발력 확보 경쟁, 팀 개편과 개발사 인수 전쟁으로>
지난해 넥슨은 데브캣, 로두마니 등 개발력 강화를 위해 대대적인 팀 개편에 돌입했다. 시메트릭스페이스, 코퍼슨스, 휴먼웍스 등의 회사 지분을 확보해 일부는 자회사로 편입하기도 했다. 여기에 공룡기업으로 평가받는 게임하이의 인수는 당시 게임업계에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엔씨소프트도 넥스트플레이, 제페토의 지분을 인수하는가 하면, 최근 스마트폰 전문 개발사인 핫독 스튜디오의 지분을 챙겼다. 팡야와 프로야구 매니저로 유명한 엔트리브의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또 2년 전부터 씨드나인게임즈 CJ게임랩 마이어스게임즈 잼스튜디오 게임쿠커 등 게임 개발사를 연달아 인수한 CJE&M 넷마블은 최근 물적 분할을 통해 이들 게임개발 자회사 8개가 포함된 게임개발지주회사인 'CJ게임개발홀딩스 주식회사(이하CJ홀딩스, 가칭)'를 설립하기로 의결했다. 이 지주회사는 업계 최초로 설립되는 순수 개발 자회사로., 업계 전문가들은 설립된 지주회사의 역량이 얼마나 극대화될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 중심으로 시작된 개발력 확보 전쟁은 점점 극으로 치닫고 있으며, 퍼블리셔간의 게임 분쟁, 개발자의 잦은 이직, 몸값 상승 등의 부작용도 낳고 있는 상황이다.

<스마트폰 게임 시장도 인력 전쟁 예고>
이러한 개발력 확보전쟁은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도 점점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컴투스와 게임빌 등 기존의 중견 모바일 게임 업체와 함께 위메이드, 엔씨, 넥슨, NHN, 제이씨, 액토즈 등 대형 온라인 게임 회사들이 대거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 뛰어들면서 개발력 확보전에 비상이 걸렸다.

컴투스는 지난해만 해도 200여 명의 인력을 내년까지 400여 명으로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NHN의 자회사인 오렌지크루 또한 200여 명의 자체 개발력 확충을 통해 내년에만도 수십 개의 스마트폰 게임을 쏟아내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또 넥슨모바일은 10여 개의 내부 개발팀을 온라인 게임처럼 세팅해서 운영하는 한편, 공동개발 형태로 소형 개발사들의 개발력 유출을 막고 있다. KTH도 공동 투자 개념으로 돌아섰고, 액토즈도 플레이파이게임즈를 설립해서 회사 인력을 200명까지 늘리는 계획을 세우는 등 추가 개발인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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