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 하드웨어를 망가트린다? 전문가들 “디지털 괴담일뿐”

C9, 스타크래프트 2 그리고 최근 비공개테스트를 진행 중인 아키에이지. 각각 액션과 RTS, MMORPG 등 각기 다른 장르를 지닌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게이머들 사이에서 “게임을 즐기다가 비디오카드가 고장났다”는 사례가 보고된 게임이라는 것이다.

언젠가부터 신작 게임이 나올 때마다 게임이 비디오카드를 고장나게 한다는 소문이 게이머들 사이에서 마치 괴담처럼 퍼지고 있다. 각종 게임 관련 커뮤니티에 이러한 주제의 글이 올라오면 해당 사례를 두고 펼쳐지는 네티즌들의 갑론을박도 종종 목격되고는 한다. 정말 게임이 비디오카드를 망가지게 만드는 것일까?

피해를 호소하는 게이머들은 “우리들의 피해 사례가 그 증거”라며 입을 모은다. 게임을 즐기던 중 갑자기 블루스크린이 나타난다거나 오류메시지가 뜨며 PC가 정지했다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갑자기 화면에 검은 줄이 나타나거나 곰팡이가 핀 것처럼 화면이 지저분해지더니 비디오카드가 망가졌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런 주장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소프트웨어 때문에 하드웨어가 망가지는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하면서도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게임이 하드웨어를 망가트리는 일이 발생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이유는 이용자가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특히 게임이 하드웨어를 직접 제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게임 프로그램은 D3D 혹은 OpelGL을 거친 후 드라이버를 통해 비디오카드의 GPU를 제어하게 된다. GPU에 과부하가 걸릴 정도로 많은 데이터를 보내고, GPU의 처리 능력 이상의 과부하가 걸릴 시에 드로우(Draw) 함수를 불러내 하드웨어를 정지시킬 수는 있겠지만, 이는 하드웨어 고장과는 다르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GPU 활용률이 높은 게임이라면 GPU의 온도가 올라가 비디오카드에 과부하가 걸릴 수는 있지만 최근 출시되는 비디오카드들은 과부하 테스트를 거친 후 출시되는 제품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과부하 때문에 비디오카드가 고장나는 일은 생각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만약 게임을 즐기던 중 비디오카드가 고장이 난다면 다음의 두 가지 경우를 예상할 수 있다. 하나는 비디오카드가 애초에 불량품이었을 확률과 하나는 PC 내부에 먼지가 많이 유입되어 제대로 된 환기와 냉각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이다. 높은 수준의 그래픽을 표현하기 위해 GPU가 가동되면서 GPU의 온도가 올라가고, 온도가 냉각이 되지 않아 GPU가 고열을 견디지 못 하고 타버리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경우는 소프트웨어에 의한 손상이라기 보다는 하드웨어의 발열 문제 혹은 이용자의 PC 관리 소홀이라고 보는 것이 오히려 타당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PC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을 구동함에 있어 CPU보다 GPU의 의존도가 더욱 올라가는 것이 요즘의 추세이다. 게임의 그래픽이 나날이 발전함에 따라 GPU가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 역시 예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늘어나 GPU에 과부하가 걸리는 경우가 많다”라며,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를 파괴한다는 것은 ‘디지털 괴담’에 가깝다. 적절한 PC 관리를 통해 이러한 불의의 사태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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