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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임만 남겨 놓고 떠나가느냐', 빛을 못 보고 사라져 간 게임들

김한준

게이머들에게 신작이 출시된다는 소식은 언제나 즐거운 소식이다. 새로운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게 될 것인가에 대한 설레임 때문에 게이머들은 언제나 신작 소식에 귀를 기울인다. 아무리 시장에 재미있는 게임이 많이 출시되어 있더라도 게이머들은 신작 게임 소식에 설레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신작 게임의 개발 발표, 혹은 출시 소식이 전해졌다 하더라도 모든 게임이 시장에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아니다. 개발에 착수했지만 여러 이유로 개발 단계 혹은 테스트 단계에서 게임이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이다. 피어보지도 못 하고 져버린 게임들은 게이머들에게 즐거움 대신 진한 아쉬움을 남길 뿐이다.

엔씨소프트에서 개발하고 서비스 할 예정이었던 캐주얼 온라인게임 스틸독은 어지간한 MMORPG 이상의 개발비가 투입되어 게이머들에게 큰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다양한 개성을 지닌 차량들이 한정된 맵을 누비며 각자의 공격 방식으로 상대를 제압한다는 컨셉의 이 작품은 캐주얼 온라인게임의 팬들에게 많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관성이 적용된 사실적인 물리엔진은 이 게임의 난이도를 일반적인 캐주얼게임 난이도 이상으로 끌어올렸으며, 거듭된 테스트를 통해서도 게이머들에게 이렇다 할 반향을 이끌어내지 못 하고 테스트 단계에서 막을 내리게 됐다. 자사의 취약점으로 꼽히는 캐주얼 장르 강화를 꾀했던 엔씨소프트에게 스틸독의 좌초는 큰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또 하나의 블록버스터라 불리며 야심차게 등장했던 초이락게임즈의 베르카닉스 역시 시장에 등장하지 못 하고 사라진 게임이다. 초이락게임즈는 원소스멀티유즈를 주창하며 MMORPG는 물론 웹게임과 만화 등 다각도로 등장할 예정이었던 베르카닉스 역시 정식서비스 단계에 도달하지 못 하고 테스트 단계에서 프로젝트가 접혀 게이머들의 아쉬움을 샀다.

몇 차례의 테스트에서 베르카닉스는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어려울 정도로 서버 관리에서 어려움을 보였다. 게다가 부자연스러운 동작과 빼어난 게임의 그래픽 이상으로 고사양의 PC 시스템을 요구했다는 점도 게이머들이 이 게임에 관심을 서서히 끊게 만든 요인으로 지적된다.

앞서 언급된 두 작품이 테스트 단계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 해 프로젝트가 취소된 경우라면 지금부터 언급할 두 작품은 조금은 억울한 이유로 게이머들에게 선보여지지 못 한 전력을 지니고 있는 게임들이라 할 수 있다.

버티고우게임즈가 개발하던 스맥다운 온라인은 게임의 개발에 착수하기 전부터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야심찬 포부를 보인 게임이다. 게임의 퍼블리셔인 THQ는 레슬링을 소재로 한 자사의 인기 프로레슬링 게임 스맥다운 시리즈의 인기를 온라인으로 이어가겠다며 스맥다운 온라인의 개발을 선언했고, 세계 최대의 프로레슬링 단체 WWE의 라이선스 획득 및 업무 협조를 통해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프로레슬링의 인기가 점점 하향세를 보이고 THQ가 경영난을 이유로 국내 사업을 취소하면서 스맥다운 온라인은 테스트도 해 보지 못 하고 게이머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게 됐다.

한게임에서 서비스 할 예정이었던 워해머 온라인 테스트까지 마쳤으나 원 개발사의 사정으로 인해 국내에서 정식서비스에 돌입하지 못 하며 게이머들을 안타깝게 만든 전적이 있다.

워해머 온라인은 세계 최대의 게임 업체 중 하나인 EA(Electronic Arts)의 산하 스튜디오인 바이오웨어 미씩의 작품으로 북미와 유럽 등지에서는 2008년부터 정식 서비스에 돌입하며 인기몰이를 한 작품이다.

한게임은 워해머 온라인이 한창 전성기를 누리던 시기에 이 작품의 국내 퍼블리싱을 결정했지만, 워해머 온라인은 그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인기가 하락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결국 EA는 지난 2010년 3월, 게임의 개발사인 바이오웨어 미씩에 구조조정을 실시했으며, 인원 감소를 이유로 바이오웨어 미씩은 워해머 온라인의 한국 현지화를 포기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결국 100시간의 비공개테스트를 실시하는 열의와 막대한 비용을 소모한 한게임은 결국 워해머 온라인의 국내 정식서비스를 실시하지 못 했다. 억지로 게임의 정식서비스를 시작했다가는 제대로 된 업데이트도 선보이지 못 하고 게이머들의 원성만 산 채로 서비스를 종료하게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당시 워해머 온라인의 국내 서비스를 기대했던 게이머들은 큰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한게임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개발사가 풍비박산이 난 상황에서 국내 정식서비스를 강행하기에는 한게임에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 당시 게이머들의 의견이었다. 또한 일부 게이머들은 타 퍼블리셔에서 워해머 온라인의 국내 서비스 권한을 획득하기를 원하기도 했지만 이러한 바람은 결국 이뤄지지 않아 게이머들의 아쉬움은 더욱 진하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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