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적 셧다운제 발효에 게임사들 우왕좌왕..생존 전략은?

여성부의 ‘온라인 게임 셧다운제’에 이어 게임의 주무부처인 문화관광부까지 ‘선택적 셧다운제’를 발효함에 따라 게임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300억 원 매출 이상의 기업들로 한정 짓긴 했지만, 전례에 없는 2중 규제로 게임업계에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또 애널리스트들도 게임주가 단기적으로 부정적일 것이라며 투자 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판단, 게임업계에 총체적인 위기를 예고하는 상황이다.

< 엔씨소프트 등 영향력 제한적..실효성 없다는 판단도>
온라인 게임에 대한 강제적 셧다운제는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됐다. 또 본인 혹은 법정대리인이 요구할 경우 청소년의 특정 시간대에 게임 제공을 차단하는 선택적 셧다운제가 이달 22일부터 발효되면서 게임업계에 압박이 더 심해졌다. 선택적 셧다운제 시행은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7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셧다운제 시행에 대한 각각의 게임사에 대한 전망 또한 엇갈린다. 청소년의 영향력이 제한적이고 해외 시장 비중이 큰 엔씨소프트는 상대적으로 덜 피해를 입는 반면, 넥슨 등 청소년 주축의 게임사는 일정 부분 부정적일 것이라는 진단이 주를 이룬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청소년 이용가 게임인 리니지와 아이온의 18세 이하 게이머의 체류 시간이 전체의 0.6%, 2.8%에 불과해 타격이 미미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신작 ‘블레이드앤소울’은 18세 이용가로, ‘길드워2’는 유럽과 북미가 주 타겟 국가로 선정되어 올해 매출 추정치에도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보는 애널리스트들이 대부분이다. 반면에 넥슨 등 청소년들을 주 대상으로 한 개발사들은 셧다운제가 정착될 경우 고전이 예상된다.

이와는 달리 아예 셧다운제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부모의 주민등록번호 도용 등 우회로가 있는 상황에서 각각의 가정에서의 재제를 가하지 않는다면 제한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 게임사들, ‘성인’과 ‘해외’로의 선회>
셧다운제 시행에 이어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청소년의 연령대별 게임사용 시간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각 정부 부처가 게임업계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들어가면서 게임업계의 대응도 발 빠르다.

우선 청소년 위주에서 성인 위주로 선회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디아블로3’ ‘블레이드앤소울’ ‘블러디헌터’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신작 게임들은 대부분 18세를 받았다. ‘리프트’도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같으면 12세 정도로 출시되도록 노력했을 게임들이지만, 대부분 청소년 시장을 포기한 셈이다.

해외 시장 개척에 열을 올리는 것도 게임사들의 공통된 움직임이다. 위메이드, 컴투스, 게임빌, 액토즈, 네오위즈인터넷 등의 개발사들은 해외의 스마트폰 게임 시장을 위해 해외 개발자를 들이는 등 체질 개선에 한창이다.

또 소프트닉스 등은 남미 온라인 게임 퍼블리싱 산업 전개를 통해 한국 매출의 비중을 점점 줄이고 있으며, 일부 개발사들은 아예 해외로 이전하는 등의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국내 최대 게임기업으로 꼽혔던 넥슨은 아예 일본에 상장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의 김진구 연구원은 “규제영향이 작고 국내 시장보다 해외시장을 통한 성장 가능성이 큰 종목에 대한 선별적 접근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 해외 자본의 득세..기술 유출 우려도 확산>
이러한 상황 속에 전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는 한국 게임시장의 기술이 해외에 유출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해외 자본들이 국내 게임사들의 인수를 추진하는 것도 흔히 볼 수 있으며, 국내 사업이 점점 어려워지자 아예 기술을 해외로 팔고 손을 터는 일도 게임업계 곳곳에서 보여지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중국, 북미 등에서 자본을 바탕으로 한 유명 퍼블리셔들이 한국 정부의 규제를 기회 삼아 한국 개발사들의 인수를 추진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라며 “중국 회사 중에는 한국 게임사 10곳 이상의 지분을 구입한 곳도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단순히 규제를 실행하기 보다는 국내 게임 시장의 건전성에 초점을 맞춰 산업을 육성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의 규제로 국내의 게임 개발사가 경쟁력을 잃으면 더 폭력적이고 유해한 해외 게임들이 국내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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