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삼중 규제, 동네북 전락’ 게임사 대표들, 이래도 침묵할 것인가?

침묵은 금이라 했지만, 필요한 시기와 상황에 말을 하지 않는 것은 주변을 답답하게 만들 뿐이다. 현재 게임 시장의 상황이 그러하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강제적 셧다운제, 선택적 셧다운제, 연령대별 게임 이용시간 제한… 업계 전문가들도 입을 모아 이야기 한다. 이제는 어떠한 게임 규제 정책이 등장할지 예측도 불가능하다고. 많은 사용자들은 물론 업계와 시장에서 정부의 과도한 규제 정책이라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고충과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토로해야할 게임회사의 대표들이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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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장에는 작은 중소 개발사 대표부터 1천억대의 퍼블리셔까지 게임을 업으로 하는 수많은 개발자들과 대표들이 시장을 만들고 이끌어 나가고 있다. 하지만 누구도 최근 등장한 게임 규제 정책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타 산업군에 비해 대표들의 연령대가 다소 낮기 때문일까? 아니면 국내 게임시장이 이제 20년도 되지 않은 젊은 산업이기 때문일까? 정부의 정책에 대해 수용만이 있을 뿐 이의나 반론을 제기하지 않는다.

과거 여성가족부를 중심으로 한 강제적 셧다운제부터 최근의 각종 규제 정책에도 홍보팀을 통해 “정책이 그렇게 만들어지니 어쩔 수 없다”는 교과서 같은 공식적인 대답뿐이다.

물론 게임은 또 다른 마약, 폭력의 온상이라는 사회적인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침묵으로 일관한 결과 이중, 삼중의 규제 정책만 늘어나는 결과가 일어나지 않았는가. 지금 상황이라면 더 했으면 더 했지 규제 정책이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그 중심과 시작이 누구인지도 중요하긴 하다. 유명 온라인게임의 대표가 어필하는 것과 중소개발사의 개발자가 발언하는 것은 그 주목도에서 차이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시기에 필요한 것은 ‘누구’인지보다는 업계 전체적으로 과도한 정책에 의견을 피력하고 함께 한다는 ‘의지’일 것이다. 개발자들의 발언들이 모이면 잔잔한 호수에 파장이 커지듯 정책의 부당함을 보다 적극적으로 호소해 나갈 수 있다.

지난 1996년 국내 스크린쿼터제 축소, 폐지 정책이 등장했을 때는 기억하는가? 국민 배우부터 영화계 각계각층에서 1인 시위에 나서고 국민 서명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정책의 부당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결과적으로 많은 시민들과 시장에서 스크린쿼터 폐지는 부당하다는 여론이 조성되어 정책은 결국 폐지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지난해 온라인게임의 셧다운제가 등장했을 때 어떠했는가? 많은 사용자들은 서명을 통해 정책의 부당함을 이야기 했지만 결국 국내에서 빅3, 빅5라 불리는 게임사 대표들의 공식적인 발언은 들을 수 없었다.

최근 게임산업협회의 최관호 협회장이 ‘학교폭력의 주요 원인을 게임으로 단정 짓는 것은 크나큰 왜곡’이라고 의견을 밝혔지만, 이는 개발자로서의 의견이라기보다 게임산업협회의 공식적 발언으로 봐야 한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이와 같은 의견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다.

튀어나온 못이 먼저 망치질을 당한다는 말이 있듯 지금 이러한 시기에 자칫 위험한 발언을 하면 회사와 본인의 이미지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때가 되지 않았는가?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할 때가.

이런 말이 있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을 제외하고 글로벌 콘텐츠를 만들 수 없을 것이라는. 바로 기술과 시나리오가 부족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국내 게임 개발자들은 그러한 평가 속에 젊음과 열정을 바쳐 게임 불로지의 땅에 온라인게임이란 콘텐츠를 만들어 냈고, 온라인게임 종주국으로 불릴 정도로 성장을 이끌었다. 그뿐인가 세계적으로 한국의 온라인게임을 탑클래스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그런데 정부에서는 이러한 글로벌 콘텐츠로 성장한 온라인게임 기업들의 날개를 꺾는 것뿐만 아니고 그 뿌리까지 뽑아낼 기세다. 그뿐만이 아니다. 몇몇 언론의 말을 빌리자면, 국내 게임 시장과 온라인게임은 마약과 범죄 같은 악의 온상이 되었고 개발자들은 마약상과 같은 불법을 저지르는 사람들로 포장되기에 이르렀다.

캐나다에서는 게임 기업에 감면 정책을 펼치고, 중국에서는 연간 500억원이 넘는 지원금으로 산업을 키워가고 있는 현실에서 말이다. 매년 연말 정부에서 실시하는 수출의 탑과 혁신 기업 등에 게임사들이 거론되고 있는 현실이 아이러니할 뿐이다.

게임사 대표들에게 고한다. 지금도 수많은 개발자들이 젊음과 열정을 바쳐 게임 개발에 매진하고 있고, 미래에 게임 개발을 꿈꾸며 학업에 매진하는 학생들에게 어떠한 미래를 보여주고 싶은가? 이제는 정말로 정부의 부당한 정책에 대해 의견을 토로할 때가 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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