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 돌입한 한국 온라인게임, 오늘 있게 한 게임은 무엇?

지난 1994년 ‘바람의 나라’의 서비스가 시작된 이래 양적인 면과 질적인 면에서 꾸준히 성장을 거듭해 온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의 역사도 어느덧 청년기를 향해 가고 있다. 약 2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한국 온라인게임은 이제 전세계 게임시장에서 소위 ‘먹히는’ 문화 콘텐츠가 됐다.

온라인게임 시장의 크기가 과거와는 비교가 될 수 없을 정도로 커졌지만, 처음부터 이렇게 거대한 몸집을 자랑했던 것은 아니다.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 다양한 게임들이 등장하며 새로운 콘텐츠와 시스템 및 패러다임을 선보이고, 이런 영향을 받은 게임들이 지속적으로 출시되며 시장의 전반적인 발전이 있어왔기에 지금의 온라인게임 시장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게임 시장의 발전을 이끌어 온 게임은 무엇이 있을까? 지금부터 한 번 만나보도록 하자.

< 한국형 MMORPG의 시작, 리니지>

올해로 서비스 14주년을 맞이한 리니지는 한국 MMORPG를 논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온라인게임이다. 국내 최초로 가입자 100만 시대를 열어젖힌 이 작품이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 미친 영향은 그야말로 절대적이다.

리니지를 통해 선보여진 사냥과 PvP 등의 콘텐츠와 아이템 강화 시스템은 그 이후로 등장한 MMORPG와 MORPG들이 거의 필수적으로 채택하고 있다. 그야말로 국내 롤플레잉 온라인게임 중 리니지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게임은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이다.

서비스를 개시한 지 14년이 된 게임이지만 엔씨소프트는 꾸준히 이 작품에 업데이트를 실시하고 있다. 덕분에 이 작품의 생명력이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지도 온라인게임 업계의 또 다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 캐주얼 MMORPG의 대표주자, 메이플스토리>

이등신의 아기자기한 캐릭터는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용 게임 혹은 아기자기함을 주요 무기로 내세우는 캐주얼 게임에서 흔히 사용되는 캐릭터이다. 하지만 메이플스토리는 이러한 캐릭터를 전면에 배치한 2D MMORPG를 선보이며 저연령층 게이머들을 온라인게임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 대표적인 작품이다.

여타 MMORPG와는 달리 횡스크롤 액션 게임을 연상시키는 그래픽과 환경 하에 진행되는 이 작품은 그 아기자기한 면모와는 달리 정통 MMORPG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콘텐츠를 대거 포함하고 있다. 즉, 손쉽게 접근해서 정통 MMORPG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이 작품 최고의 특징이다.

이러한 요소들 덕분에 메이플스토리는 국내 최대의 흥행작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매번 방학시즌마다 진행되는 대규모 업데이트는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의 주요 화두로 자리잡았으며, 지난해 8월에는 동시접속자 수 62만 6852명을 기록하며 국내 최고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 온 국민을 총싸움의 열풍 속으로, 서든어택>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FPS 장르의 문을 열어 젖힌 작품이라면 드래곤플라이의 카르마를 꼽을 수 있고 이를 더욱 본격화 시킨 작품이라면 스페셜포스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서든어택은 한창 불붙기 시작한 FPS 온라인게임 시장에 기름을 부으며 FPS 장르의 입지를 격상시킨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낮은 게임 사양과 사양에 비해 드러나는 깔끔한 그래픽, 로그인부터 게임 시작까지 1분 정도면 충분한 빠른 게임 진입속도까지. 서든어택은 이러한 장점을 앞세워 국내 FPS게임 시장의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지나치게 캐주얼하다는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모두가 쉽게 FPS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이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말 그대로 FPS게임의 대중화를 이루어 낸 작품이니 말이다. 넥슨과 넷마블이 지난 여름 서든어택의 서비스 권리를 두고 다툼을 벌였던 사실은 이 작품이 국내에서 얼마나 절대적인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작품인지 가늠할 수 있는 명확한 증거이다.

< 포트리스, 캐주얼 게임을 메이저 시장에 안착시킨 1등공신>

2000년대 초반, 리니지,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2 등의 대작 게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캐주얼 게임이 있다. 바로 CCR에서 개발 및 서비스하는 포트리스2가 그 주인공이다. 과거 PC의 스코츠(Scorch)를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바람의 세기와 거리를 계산해 각도와 힘을 맞춰 포탄을 발사하는 턴 방식의 캐주얼 게임이다.

굉장히 간단한 게임 구성을 갖추고 있음에도 다양한 탱크와 맵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적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 연구가 이루어졌을 정도로 만만치않은 게임성을 자랑하는 것이 이 작품의 특징이다. 이른바 국민게임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은 정도로 포트리스2는 위용을 떨쳤다.

이후 포트리스3: 패왕전의 실패와 지지부진한 업데이트로 인해 포트리스2의 현재 입지는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이 작품이 캐주얼게임도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한편, CCR은 최근 LG의 U+ LTE 스마트폰 단말기에 포트리스2 레드를 기본 프로그램으로 탑재시키며 다시 한 번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 게임한류의 주역, 라그나로크 온라인>

지난 2002년 8월부터 국내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온라인게임 업계의 한류 열풍의 시작을 이끌어 낸 주역이다. 깔끔한 2D 그래픽과 다양한 직업과 스킬, 강력한 커뮤니티 시스템을 바탕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이 작품은 한국을 넘어 북미와 일본을 비롯해 전세계 66개국에 서비스를 하며 전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톡톡히 알렸다.

해외 진출에 성공한 작품은 많지만 이 작품처럼 해외에서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은 찾아보기 어렵다. 모든 대륙의 76개 국가에서 서비스 되는 것은 물론, 4천만 명 이상의 누적 회원 수를 자랑하는 라그나로크의 기록은 어마어마한 것이다. 물론 이보다 많은 동시접속자 기록을 갖고 있거나,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인 게임을 있을지 모르지만, 라그나로크는 말 그대로 국내 온라인게임의 해외진출의 '선구자' 역할을 해낸 게임이라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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