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리니지' DK온라인 플레이 해보니...

'부와 권력 그리고 지존의 연대기'의 슬로건을 내세운 DK온라인의 파이널테스트가 시작됐다.

슬로건에서부터 MMORPG를 좋아하는 게이머들이 자극받을 만한 단어들이 사용된 만큼, DK온라인은 전형적인 한국형 MMORPG의 틀을 가지고 있는 게임이다. 게임은 자유로운 PK와 사냥 그리고 마지막 테스트의 메인 테마에서 공성전을 내세울 정도로 전쟁 콘텐츠가 게임의 핵심이다.

첫 마을을 벗어나면서부터는 다른 게이머들과 PK가 가능하고, 물약 사용에 쿨타임이 없어 과거 한국형 MMORPG들처럼 자유롭게 물약을 사용하면서 사냥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정령석이 존재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처럼 호쾌한 타격의 사냥도 즐길 수 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DK온라인의 특징은 만족스러운 타격감이다. 타격감은 사냥이나 전쟁을 메인으로 내세우는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게임성이라 할 수 있다. 몬스터나 게이머들을 공격하는 것 자체의 행동이 게임의 핵심인데, 타격감이 부족하면 게임의 핵심인 전투를 만족스럽게 즐길 수 없고 지루함마저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는 과거 한국형 MMORPG를 좋아하는 게이머들에게 더욱 중요한 요소다. 최근 게임들을 퀘스트를 메인으로 진행하는 것이 게임의 기본 흐름이 되었지만 과거 게임들은 반복사냥이 게임의 주된 요소였기 때문에 '타격감 하나만 만족스러워도 게임을 즐긴다'는 게이머들이 있을 정도다. 그렇기 때문에 MMORPG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요소에서 타격감은 우선순위에 꼽히고 있다.

DK온라인에서는 캐릭터의 동작과 사운드 이펙트가 자연스럽게 연출되어 타격감을 게이머들에게 전달한다. 피격되는 몬스터들의 움직임 연출도 나쁘지 않아 게임을 처음 접한 게이머들도 눈이 확 번쩍할 정도의 타격감이라 할 수 있다. 단연 최근 등장했던 게임들과 비교해서도 발군의 수준이라 표현할 수 있다.

이렇게 한국형 MMORPG에서 가장 중요한 타격감은 갖추고 있으나, DK온라인은 과거 리니지를 답습하려는 의도가 너무 명확하게 드러나 다소 단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과거 한국에서 전쟁과 사냥을 모티브로 내세운 게임 중 현재까지 가장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게임이 엔씨소프트의 MMORPG 리니지이고, 리니지의 재미 정도만 가지고 있어도 기본 이상의 흥행은 된다고 알려져 있으니 나쁜 선택은 아닐지 모르겠다. 하지만 게임에서는 재미 이외에 다소 불편한 시스템들까지 리니지의 유산들을 답습하고 있다.

일단 캐릭터는 레벨업을 하더라도 기본적인 공격력이나 방어력이 상승하지 않는다. 오로지 방어구와 무기에 의해 공격력과 방어력이 상승하기 때문에 저레벨부터 장비나 무기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느껴진다. 때문에 게이머들은 처음부터 고가의 장비를 구하기 위해 퀘스트 보다 반복사냥을 택하고 있을 정도다.

또한 마을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신속의 포션'는 과거 리니지의 헤이스트 개념과 유사해 그냥 다니면 불편함을 느껴 마법이나 아이템으로 반드시 사용해야하는 느낌을 전달하며, '마력탄'은 정탄 시스템을 연상시키는 등 직간접적으로 과거 리니지의 시스템들이 확연하게 느껴진다. 게다가 16레벨 이후의 스킬들은 몬스터 사냥 중에 얻어야 하기 때문에 주요 스킬들은 벌써부터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때문에 비공개테스트부터 아이템거래 사이트에 게임머니가 거래될 정도로 게임 내에서 게임머니는 상당히 중요하고 큰 비중을 차지한다.

퀘스트도 다양한 아이템을 구해오라며 종류는 다양하지만, 퀘스트 아이템은 100% 드랍이기 때문에 결국은 숫자만큼의 몬스터 반복사냥에 불과하다. 때문에 초반부터 반복사냥의 비중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그래픽 부분도 일러스트는 상당히 인상적인데, 게임 내의 그래픽과는 다소 이질감이 느껴진다. 우선 배치된 오브젝트들이 맵에 녹아들지 못해서 캐릭터와 배경이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이 강하다. 기본적인 그림자 효과가 적용되지 않은 것들이 있어 아쉽게 느껴진다. 또한 강이나 물에 들어가면 캐릭터나 몬스터의 모습이 그대로 사라져 보이고, 맵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는 곳들이 있다. 때문에 지정된 길로만 움직여야 한다는 다소 부자연스러운 게임 진행을 할 수 밖에 없다.

전투에서 아쉬운 점은 몬스터의 상태변화가 표시되지 않는 부분이다. 마법 등의 상태이상 효과는 적용되지만 그런 효과들이 표시되지 않으며, 심지어 몬스터의 HP도 보이지 않아 마법과 공격스킬에 대한 데미지를 게이머들이 직접 생각하고 계산해야 한다. 선공 몬스터들도 별도의 표시가 없다.

과거 리니지, 리니지2 등의 게임들이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 많은 게임들이 포스트 리니지를 외치며 게임을 공개한 바 있다. DK온라인은 그 당시의 게임들과 비교해도 될 정도로 리니지스러운 게임성과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여전히 리니지는 국내에서 사랑받는 게임이고 흥미로운 시스템들을 가지고 있음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그 재미를 강조하기 위해 최신 트렌드에 벗어나 다소 불편함을 주는 시스템들은 선보이는 방식은 시대를 역행하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벌써부터 아이템거래 사이트에서 눈에 띄는 거래들이 오가는 것을 보면 게임의 기본 이상의 흥행은 보증되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고연령대 게이머들도 타격감 좋고 편한 게임을 찾아왔기 때문에 정확한 타겟 시장도 확실하고 서비스의 시기도 나쁘지 않다. 다만 편의성을 강조하고 있는 최근 게임들에 비해 불편하게 느껴지는 요소들은 향후 오픈베타와 정식서비스를 통해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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