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살려라!

경제에 별 관심 없는 사람이라도, 한동안 닷컴 기업이 엄청난 호황을 누리다, 거품현상이라고 하여 수많은 닷컴 기업이 무너져간 사실을 기억할 것이다. 아마, 여러 가지 문제로 실업 문제가 최고의 관심사가 된 요즈음도 닷컴기업의 몰락은 진행형 정도일 것이다. 보드 게임도 사람들이 함께하는 사회적인 게임이기 때문에, 이러한 사회 문제를 소재로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금부터 소개하는 번레이트는, 바로 앞서 소개한 닷컴 기업의 몰락을 코믹하면서도 실랄하게 꼬집은 게임이다. 참고로, 게임의 제목인 번레이트는 미국에서 닷컴 기업들이 매달 지출하는 금액을 뜻한다.

번레이트 역시 앞서 소개했던 할리갈리, 탤리호와 마찬가지로 한글화가 이뤄진 게임이다. 한데, 다른 게임들과는 달리 매뉴얼을 포함해서 안의 내용물까지 완전한 한글화가 이뤄졌다. 원작의 경우에 카드마다 영어로 카드 설명이 적혀있는데, 이번에 출시된 한글판 번레이트는 이러한 영어가 완전히 한글로 번역되어 카드에 적힌 것이다. 바로 많은 이들이 필요로 하고 원했던 그러한 한글화가 번레이트를 필두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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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레이트 한글판 박스


그래서, 가장 궁금했던 것이 콤포넌트의 재질이었다. 보드게임이란 것이 직접 손으로 부대끼면서 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콤포넌트의 재질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이다. 영문판 번레이트의 경우에는, 해외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렸던 게임으로 출시된지 얼마되지 않아 2nd 에디션이 출시되기도 했으며, 지금은 품귀현상으로 구입하기조차 쉽지 않다. 마음 급한 게이머를 위해 얘기하자면, 한글판 번레이트의 경우에는 최근의 영문 2nd 에디션과 직접적으로 비교해서 약간 아쉬운 퀄리티를 보인다. 원작의 경우에도 카드의 재질이 그다지 좋지 않았는데, 한글판은 이보다 더 좋지 않다. 한글로 번역된 카드를 무광으로 처리했는데, 카드가 상당히 뻑뻑하고 종이의 재질이 두툼한 편이다.

번레이트의 경우에는 카드 장수가 상당히 많아, 이렇게 좋지 못한 카드 재질은 카드를 섞는데 또한 추가의 불편함을 동반한다. 그래도, 고급스럽게 코팅 처리된 다른 카드게임에 비해 아쉬운 수준이지, 카드가 꺼끌하거나 촉감 자체가 나빠 손대기도 싫은 그런 것은 아니다. 참고로, 카드재질이 무슨 상관인가? 라고 반문할 게이머가 있다면, 의외로 신경이 많이 쓰이는 부분이라고 얘기하겠다. 물론, 사람의 취향차이도 있겠지만 말이다.

카드재질은 그렇다치고, 인쇄 수준이나 번역의 정확성은 좋다. 영문화가 필요한 부분은 대부분 한글화가 이뤄져, 게임 규칙만 전달한다면 언어가 문제될 일은 전혀 없는 수준이다. 원작의 경우에는, 카드의 인터페이스(곧 설명하겠다)가 훌륭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센스가 있는 사람이라면 어렵잖게 플레이가 가능했으나, 그래도 카드마다 적지 않은 영어 텍스트가 있어 괜한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었다.( 영어의 난이도는 상당히 쉬운 수준이었다. )

이 게임은 닷컴 기업의 몰락을 다룬 게임이라 얘기했었다. 게임의 큰 줄기를 얘기하자면, 각각의 플레이어는 자신의 닷컴 기업을 운영하게 된다. 경영팀, 개발팀, 인사팀, 영업팀 4개 부서의 사람들을 고용해서 기업을 꾸려가는데, 기업의 몰락에 초점이 맞춰진 게임이기 때문에 돈을 버는 작업이 드물다. 다양한 몰락 사업 아이템을 상대방 회사에 수주하므로써, 다른 기업을 파산시키고, 자신의 기업은 그러한 악조건 속에서 오래 살아남는 것이 바로 번레이트의 핵심이다.

이 정도면 대략 게임의 흐름을 가늠했을 것이다. 그렇다. 번레이트는 상대방에게 딴지를 거는 것으로 시작해서, 딴지를 거는 것으로 끝내는 게임이다. 때문에, 적지 않은 수준의 정신적인 대미지를 서로 주고 받게 되는 일종의 우정파괴 게임인 것이다. 그럼, 지금부터 본격적인 게임 진행을 얘기하겠다.

먼저, 번레이트는 2종류의 카드로 나뉜다. 회사의 인력을 구성하는 일꾼 카드와 게임을 진행하는 게임 카드인데, 카드 뒷면의 색상으로 구분된다. 일단, 일꾼 카드를 경영팀, 개발팀, 인사팀, 영업팀으로 다시 나눈 다음, 각 팀의 맨 위 카드를 오픈하는 것으로 인력 시장존을 만든다. 이제 딜러부터 시작해서 자신의 회사를 꾸려갈 사람을 이러한 인력 시장에서 한명씩 데려오게 된다. 시계 방향으로 돌아가면서 각각 4명씩을 고용해 오는데, 부서에 관계없이 모셔온다. 일반적으로, 각 팀마다 한명식 데려오는 것이 좋으나, 차라리 없으니만 못한 사람들이 번레이트상에도 존재한다.

그럼, 번레이트에는 어떠한 사람들이 있는 것일까. 4개팀은 각각 역할은 다르나, 사람들은 능력과 직책으로 나뉜다. 능력은 0부터 3까지 4단계로 갈리며, 직책은 일반 사원과 부사장으로 갈린다. 이것이 전부다. 전혀 복잡할 것이 없다. 능력이 높으면 회사 운영에 더욱 좋은 일을 수행할 수 있는데, 직책은 조금 다르다. 개발팀의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숫자로 능력이 적혀있는 사람들과 숫자가 아예 없는 기술자들이 있는데, 이러한 기술자는 프로젝트만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인재들로, 조금 후에 자세히 설명하겠다.

번레이트의 회사는 각팀마다 여러명일 필요가 없다. 단 1명만 있어도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2명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그중 1명만 있는 것처럼 해서 역할을 수행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2명 이상에서 1명을 선택하는 방법이 흥미롭다. 일반 평사원의 경우에는 가장 능력이 높은 사람이 해당 팀을 운영한다. 이러한 평사원은 팀마다 제한 없이 데려올 수 있다. 한데, 부사장급 사람이 들어오면 능력과는 무관하게, 부사장이 해당 팀을 관리하며 그 자신의 능력으로 팀을 꾸려간다. 이러한 부사장급은 각팀마다 1명만 고용이 가능하며, 평사원보다 2배의 임금을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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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 카드를 각 부서별로 정리해놓는다.
이곳을 인력시장존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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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플레이어마다 인력시장에서 4명씩
원하는 사람을 데려온다. 인력시장으로
버림받은 능력0짜리 VP(부사장)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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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여기서 번레이트의 위기상황이 연출된다. 부사장급의 능력이 좋다면 문제가 없겠으나, 부사장 중에는 능력이 0인 말그대로 회사를 말아먹는 사람들이 있다.(회사등 단체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주변에 그런 사람이 한둘은 있을 것이다)이들이 회사의 중진으로 들어오면, 해당 팀에 아무리 유능한 평사원이 있더라도 이들의 능력은 무시되고, 부사장의 능력대로 해당팀이 막 돌아가게 된다. 게다가, 부사장은 임금도 많은데다, 이들을 회사에서 내쫓는데도 평사원에 비해 2배의 노력이 필요하다.(번레이트에서는 직원의 해고를 사장 마음대로가 아니라, 해고 카드를 사용해서 내쫓아야 하는데, 부사장의 경우에는 2장의 해고카드가 필요하다)

이렇게 능력도 낮은데, 회사를 말아먹는 사람이 인력 시장에 있다면 어쩔 수 없이 별 필요도 없는 같은 부서의 사람들을 추가로 고용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처음 시작 상황으로 되돌아가, 4명의 사람을 고용하면 각 팀별로 자신의 앞에 정렬해놓는데, 각팀마다 부사장이 없다면 평사원중 가장 능력 높은 사람을 제일 위로 오게 하고, 부사장이 있다면 부사장을 해당팀의 제일 위로 올려놓아 현재 자신의 회사의 각 부서가 어떠한 사람들로 운영되는지를 모두에게 알려야 한다. 게임 도중, 추가로 사람을 고용하더라도 동일한 방법으로 각부서에 배치하면 되는데, 능력을 발휘 못하는 사람들이라도 꼬박꼬박 임금은 받아가므로, 각 부서별로 몇 명이 있는지는 파악할 수 있게 카드를 겹쳐둬야 한다.

4명의 사람을 데려와 자신의 앞에 각 팀별로 배치해놓는 것으로 초기 세팅은 끝난다. 이제 본격적으로 게임 진행이다. 뒷면이 파란색인 게임 카드를 사람마다 각각 6장씩 나눠준다. 게임카드는 크게 공격 카드와 방어 카드, 그리고 특수카드로 나뉘는데, 카드의 윗부분 디자인이 뾰족하게 생긴 것은 직감적으로 알 수 있듯이 공격 카드이고, 평평하게 생긴 것은 자신을 방어하고 도움이 되는 방어 카드이다. 특수카드는 보랏빛이 맴도는 그 특유의 색상으로 구분된다. 공격카드와 방어카드는 각 부서에 해당하는 색상과 숫자로 이뤄졌는데, 이것이 또한 의미를 갖는다.

번레이트의 공격 시스템은, 현재 사용하는 공격 카드의 색상에 해당하는 상대팀 부서가 공격 카드에 적힌 숫자와 같은 능력을 가진 인물이 있다면, 해당 공격이 먹히는 형태다. 일례로, 개똥이가 쇠똥이에게 파란색의 0,1,2 짜리 '배드 하이어' 공격 카드를 사용했다고 치자. 파란색은 사람들의 영입과 해고를 담당하는 인사팀의 고유 색상이다. 쇠똥이의 인사팀은 1짜리 평사원이 업무를 관할하고 있다. 공격카드에 적힌 숫자가 포함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개똥이의 공격 카드는 성공하고, 카드의 효력인 '배드 하이어'(인력 시장에서 아무나 데려와 상대방에게 고용시킨다)를 이용해 인력 시장에서 왕따당하는 능력 0짜리 영업팀 부사장을 날려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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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공격 당했다. '배드하이어' 카드로 능력
0짜리 영업팀 부사장을 떠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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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개발팀 능력 0짜리 부사장을
추가로 떠안았다.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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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할수만 없지. 본격적인 '배드아이디어'
카드로 상대 회사 도산시키기 작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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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어' 카드로 능력 좋은 영업팀
부사장을 모셔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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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턴이 끝나면, 현재 고용한 사람들의 임금을 계산해서 내놓아야 한다.


그리고, 공격 카드에는 번레이트의 핵심이랄 수 있는 '배드 아이디어' 카드가 있다. 말 그대로 닷컴 기업을 말아먹는 나쁜 아이템인데, 이러한 아이템을 상대에게 선사하므로써, 상대회사는 울며 겨자먹기로 해당 프로젝트를 힘겹게 수행해야 한다. '배드 아이디어' 카드는 1명에서 4명까지 기술자가 필요한데, 현재 놀고 있는 기술자가 있다면 이들을 사용하고, 그래도 부족하다면 계약직 기술자를 고용해야 한다. 이러한 계약직 기술자가 바로 닷컴 기업에서 가장 많은 돈을 소비하는데, 평사원의 3배, 즉 부사장보다도 높은 임금을 요구해온다.

이러한 '배드 아이디어'에는 무료 컴퓨터 서비스를 비롯해서, 무료 인터넷 서비스, 인터넷 화폐, 가격 지정 경매, 온라인 개인 비서, 온라인 컴퓨터 쇼핑몰와 같이 닷컴 기업을 멍들게 했던 여러 가지 아이템이 즐비하다. 재미있는 것은, 번레이트 한글판 게임이라는 한글판의 오리지날 배드 아이디어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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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는 꽤나 비싼 한달을 보냈다.
배드아이디어는 회사를 금세 말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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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4장을 버리고
새로운 카드 4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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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자본 늘리기 수단인 펀딩. 좋은
경영팀 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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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아이디어에 기술자를 배치하고,
모자란 인력은 계약직으로 배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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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 부사장을 데려오기 위해 포치 카드를 2장 사용했다. 부사장급은
데려오거나 해고할 때 2장의 카드가 필요하다.


방어카드 역시 공격카드와 비슷한 방법으로 사용된다. 그 대상이 상대가 아닌 바로 자신의 부서의 능력을 갖고 성공여부를 판가름 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 일례로, 말뚝이는 경영팀에 능력 2짜리 부사장이 업무를 관할하고 있다. 번레이트에서 유일한 수익 수단인 '펀딩' 방어카드를 사용하려고 하는데, 하필 이것이 경영팀의 능력 3을 필요로 한다. 결국, 말뚝이는 현재로서는 펀딩을 받을 방법이 전혀 없는 셈이다.

방어 카드에는 이외에도 회사의 쓸데 없는 사람을 내쫗는 '파이어' 카드를 비롯해서, 배드아이디어를 완전히 해결하는 '릴리즈' 카드, 그리고 사람을 고용하는 '하이어' 카드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특수카드는 현재 회사의 부사장 수가 발동 조건으로 보통 사용된다. 일례로, '신규사업계획' 특수카드는 상대방 회사에 부사장 3명 이상이 있는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는 카드로, 다음턴의 상대방이 지출하는 돈을 무려 2배로 늘려버리는 역할을 한다. 이외에도, 필요없는 직원을 전부 해고시키는 카드나, 상대 부사장을 인력 시장으로 내쫓아버리는 카드등 독특한 역할을 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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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아이디어를 한방에 해결하는 릴리즈
카드. 하지만, 개발팀의 적절한 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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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장은 해고하기도 힘들다. 평사원이
1장인데 반해, 부사장은 파이어 카드가 2장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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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이 맴도는 특수카드다. 부사장이
3명 이상인 상대만 공격할 수 있으며,
그들 중 한명을 해고할 수 있는 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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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회사는 어쩔 수 없다. 상대방들의
무지막지한 공격에 자본금은 팍팍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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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달의 임금을 해결 못하고, 파산하고 말았다.


자, 게임카드가 잘 이해되었는가. 자신의 차례가 되면, 자신의 회사는 조금이라도 덜 부실해지도록 하고, 상대 회사는 조금이라도 빨리 망하게 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게임 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게임 카드는 4장까지 사용할 수 있으며, 카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 한해서 4장까지 카드를 바꿀 수도 있다. 번레이트는 회사의 인력 구성에 따라 사용하지 못하는 카드를 몇장씩 갖고 있는 상황이 빈번하다. 한데, 이러한 카드를 손에 꼭 쥐고 있다가는, 정작 자신이 어려울 때 도움을 청할 방법이 없다. 때문에, 자신의 손에 든 카드를 잘 회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1~2장 찔끔 쓰는 것보다는 차라리 다음턴을 기약하며 4장을 버리고 새로운 카드로 바꾸는 용단이 훨씬 중요한 것이다.

게임 카드 사용이 끝나면, 임금을 지불해야 한다. 현재 고용된 사람들의 임금과 수행중인 프로젝트에 매달린 기술자의 임금을 합해서 한푼도 깎지 않고 손에 쥐어줘야 한다. 회사가 어렵다고 직원들이 회사 상황을 봐주는 것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다. 참고로, 번레이트에서는 돈을 따로 제공하지 않는다. 종이에 써서 게임을 진행하라는데, 이것이 상당히 귀찮다. 스크린 샷에서는 다른 게임의 돈을 빌어와 게임을 진행한 것인데, 종이에 적어가면서 하는 것보다는 정확히 25% 더 재미있다.

이 정도로 게임 소개는 마무리 짓겠다. 번레이트, 닷컴 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포복절도하며 재미를 느낀다고 명성이 자자한 게임이다. 그만큼, 게임의 테마가 잘 살아있다. 앞서 말했던 '배드 아이디어' 카드를 하나하나 곱씹어봐도 상당히 흥미로운 게임에 분명하다. 카드의 전체적인 인터페이스도 훌륭하다. 카드만 보아도 그 역할을 짐작할 수 있을만큼 잘 디자인되었다. 그래도 이것 하나는 기억하기를 바란다. 게임의 목적이 상대보다 오랫동안 살아남는데 초점이 맞춰진 만큼, 딴지의 강도가 다른 게임의 그것보다 상당히 강하다. 또한, 3명 이상이 함께 하는 경우, 여럿이 합심해서 한사람을 공격하면 정말 두손 두발 들 정도로 팀워크가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자칫 우정에 금이 가게도 하는 만큼, 이러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사람들끼리 플레이하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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