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막히는 공방의 묘미. 소울칼리버5

이원태 lwtgo@hanmail.net

대전격투게임의 인기가 예전 같지는 않은 상황이지만 그래도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고 있는 고정팬들이 있어, 너무도 익숙한 철권은 물론이고 스트리트 파이터 같은 게임까지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오늘 소개할 게임도 이러한 대전격투게임중의 하나로 반다이남코의 3D대전격투게임인 소울칼리버5다. 국내에서 주류라고 불릴만한 격투게임은 아니지만 무기를 사용하는 3D격투라는 독특한 컨셉 덕분에 해외에서 꾸준한 인기를 자랑하고 있으며, 국내에도 매번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소울칼리버5
소울칼리버5

무기를 활용한 대전격투

대전격투게임이란 장르는 다양한 유파의 무술이나 무기를 사용하는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서로 치고 받는 게임이다. 장풍을 밥 먹듯이 날리고 손에서 불이 나가고 혹은 몸이 늘어나는 등 다양한 스타일의 전투를 보는 것도 대전격투의 재미라고 할 수 있는데 소울칼리버 시리즈는 저마다의 무기를 들고 싸우는 캐릭터들이 펼치는 치열한 공방이 매력이다. 일반적으로 익숙한 일본도를 사용하는 캐릭터부터 자신의 덩치보다 더 큰 칼을 휘두르는 캐릭터, 봉이나 쌍절곤에 이도류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캐릭터를 만나볼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캐릭터들의 무기가 서로의 무기에 부딪힐 때의 타격감은 정말 뛰어나며 둔탁하며 때론 날카로운 효과음은 무기를 활용한 대전격투게임 소울칼리버5이기에 맛볼 수 있는 쾌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3D인 점을 적극 활용하여 펼치는 공방전의 치열함은 소울칼리버이기에 맛볼 수 있는 고유의 섬세함이 느껴진다.

소울칼리버5
소울칼리버5

종과 횡, 공간을 활용하라

2D와 3D 대전격투게임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공간감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게임인 철권을 예로 들면 직선형의 공격은 옆으로 살짝 축을 비트는 횡이동으로 피할 수 있거나 상대의 측면을 잡아서 공격하는 등의 액션이 가능한 부분이다. 소울칼리버5는 이러한 공간감을 활용한 액션을 철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기에 심리전을 더욱더 치열하게 즐길 수 있다. 기본적으로 소울칼리버5는 A(횡베기), B(종베기), K(킥), G(가드) 버튼을 활용하는데 횡베기와 종베기에 해당하는 버튼이 따로 설정되어 있다. 기술에 따라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횡베기는 상대의 횡이동을 잡아내는 성질을 지니고 있고 종베기는 띄우기나 좀 더 강력한 기술이 많이 있는 대신에 횡이동에 취약한 면모를 보인다. 조금 비약이긴 하나 버튼하나를 누르는 것에서부터 가드 or 피하냐의 심리전이 시작된다고도 할 수 있다. 이런 공방전이 활발해지는 이유로 8방향자유이동 시스템을 들 수 있는데 레버를 움직이는 대로 캐릭터가 필드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레버를 뒤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가드버튼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움직임). 이런 자유로운 움직임은 검술대련에서 서로를 마주하고 틈을 노리며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을 재현하며 언제 공격할지 그리고 어떤 성향의 공격을 쓸지에 대한 눈치싸움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소울칼리버5
소울칼리버5

진입장벽이 높은 게임. 극복하면 질리지 않는 게임으로

개인적으로 격투게임을 많이 했고 좋아하는데 소울칼리버 시리즈만큼 생각하고 판단할 부분이 많은 게임이 또 있을까 싶다. 대전격투게임의 묘미가 상대의 심리를 읽어서 이지선다에 성공하고 또 상대의 기술을 파악하여 빈틈을 노려 공격하는 부분인데, 소울칼리버5의 공방전을 완벽하게 이해하면서 즐기려면 정말 제대로 공부를 해야 한다. 게임을 하기 위한 공부는 특히 갈수록 어려워지고 복잡해지는 대전격투게임 장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현상인데 기존의 팬이 아닌 이상 소울칼리버5의 진입장벽은 매우 높은 편이다.

다양한 시스템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작용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해하고 활용하지 못하면 그저 단순히 버튼을 막 누르는 수준으로 게임의 재미를 경험하지 못한다. 분명 명확한 상중하개념에 특수중하단의 구별, 횡베기와 종베기, 크리티컬엣지(CE), 브레이브엣지(BE), 가드임팩트, 8방향자유이동 등 시스템을 완벽히 이해하고 구사하게 된다면 대전의 묘미는 극대화가 된다. 하지만 능숙하게 적응하지 못한다면 왜 자신이 맞는지도 모르고 내가 뭘 하는지도 모르는 채 패배하게 되고 곧 흥미를 잃게 된다. 열심히 공부하고 대전에서 패배를 하면서도 훗날을 도모하며 칼을 가는(연습하는) 그런 끈기가 없다면 대전격투게임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아마 모든 대전격투게임이 가진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점을 어느 정도 게임 상에서 도와줄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한 것이 아쉽다. 블레이블루란 2D대전격투게임에서는 신규 게이머를 위한 매우 상세한 튜토리얼이 제공되는데 격투게임이 앞으로 계속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러한 튜토리얼 기능에 매우 신경을 써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초기장벽을 극복하지 못했을 경우에 암울한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소울칼리버5의 공방전은 정말로 제대로 이해하고 플레이하기 시작하면 지루할 틈이 없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게임의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을 해야 하는 부분이긴 하지만 조금씩 꾸준히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하려고 노력하면 못할 것도 없으니 주변에 라이벌 친구를 한명 만들어 같이 성장해가는 재미도 느껴보자. 그렇게 같이 즐길 친구 한명만 있어도 평생 질리지 않고 할 수 있는 공방전의 묘미를 갖춘 게임이 소울칼리버란 게임이고 대전격투게임 장르의 매력이다.

소울칼리버5
소울칼리버5

아쉬운 스토리모드와 비한글화

소울칼리버5가 대전격투게임으로서의 완성도는 높은 것은 인정하지만 가정용으로 발매된 게임에서 혼자서 즐길만한 요소로 제공된 스토리모드의 빈약함은 매우 아쉽다. 일단 소울칼리버5에 등장하는 캐릭터만 해도 20명이 넘는데 스토리모드는 일부 메인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 하나밖에 없으며 그조차도 매우 짧은 분량이다. 같은 반다이남코사의 철권만 해도 각 캐릭터별로 해당 세계관에서 활약하는 스토리를... 하다못해 개그엔딩이라도 준비하는데 반해 소울칼리버5는 그런 배려가 없는 점이 매우 아쉽다. 그리고 또 한가지 게임이 한글화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영어 혹은 일본어로 즐겨야 하는데 게임 속 스토리는 물론이고 게임내에 트레이닝모드에서 제공하는 설명들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팩키지에 동봉된 매뉴얼이 너무나 부실하기 때문에 공부가 필요한 대전격투에서 시스템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

소울칼리버5
소울칼리버5

시간가는 줄 모르는 캐릭터 크리에이션

소울칼리버5에서 매우 마음에 드는 요소중의 하나가 바로 캐릭터 크리에이션 부분이다. 등장하는 캐릭터의 기본디자인에 불만이 없는 사람도 있겠지만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는 노릇인데 이런 사람들은 직접 캐릭터를 디자인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소울칼리버5의 캐릭터 크리에이션은 단순히 아이템이나 복장을 바꾸는 수준에서 벗어나 좋아하는 캐릭터의 성별은 물론 원하는 체형까지 조절할 수 있다. 캐릭터를 꾸미는데 필요한 다양한 파츠들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조금씩 얻게 되는데 이러한 파츠를 조합하여 자신만의 캐릭터를 꾸미는 재미가 있다. 워낙에 세세한 옵션을 설정할 수 있고 다양한 파츠를 지원하고 있어서 온라인상에서 많이 보던 만화캐릭터나 배우들의 모습까지 소울칼리버5에 참전(?!)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서 온라인에서 뽐내보자!

소울칼리버5
소울칼리버5

채팅이 가능한 온라인모드

소울칼리버5의 온라인모드의 디자인은 꽤나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타 격투게임에서도 제공되는 랭킹매치와 플레이어매치방식이 메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플레이어 매치에서 방이 참 재미난 형태다. 채팅창과 대전화면창을 따로 구분해서 볼 수 있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며 작은 화면으로 전투를 보면서 채팅을 할 수 있으며 전체화면과 채팅로비를 오갈 수 있는 방식이 꽤 괜찮단 생각을 했다. 음성채팅이 되지 않는 경우에도 PSN의 쪽지가 아닌 방에 모인 사람들끼리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으니 꽤 편리하다. 온라인대전은 핑의 상태에 따라 다르나 전반적으로 국내 게이머들끼리의 대전은 원활하니 열심히 연습해서 이름을 날려보시라~

소울칼리버5
소울칼리버5

치열한 공방을 맛보고 싶다면!

소울칼리버5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대전격투게임답게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하는 게임이다. 무기가 부딪히는 타격감은 물론이고, 주변의 환경이 변하는 배경과 캐릭터의 모델링, 여기에 무엇보다 다양한 시스템과 캐릭터가 맞물려 탄생하는 공방전이 참으로 매력적인 게임이다. 하지만 이런 재미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끈기가 필요하다. 상대에게 처절하게 짓밟히면서도 훗날을 도모하며 칼을 갈 줄 아는 성격의 게이머라면 소울칼리버5를 통해서 근성을 한 번 시험해보는 건 어떨까?! 분명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소울칼리버5의 재미에 푸~욱 빠질 것이다.

소울칼리버5
소울칼리버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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