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5와 종의 관계?

보드게임방에 없어서는 안될 삼신기가 있었으니, 그들의 이름은 바로 젠가, 할리갈리, 피트다. 각기 다른 개성만점의 보드게임 50개보다 젠가, 할리갈리, 피트를 각각 10세트씩 구비해놓는 것이 보드게임방 매상에 더욱 도움이 된다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도대체 왜 그럴까???

간단하게 두 가지 이유로 설명해보겠다. 첫째는, 이보다 쉬울 수 없을 만큼 게임이 간단하다. 룰 설명에 3분 이면 충분하다는 사실은, 보드게임방 도우미나 이를 경청해줘야 할 보드게이머 모두를 만족시킨다. 에러룰이 날만한 건데기도 부족하고, 또한 간단하기 때문에 오히려 에러룰을 즐기고, 새로운 룰을 만들어서 하는 게임들이기도 하다.

둘째는, 재미있다. 아무리 룰이 간단한 게임이면 뭐하겠는가. 재미 빼면 시체인 것이 바로 보드게임인 것을. 바로 이러한 삼신기는 처음 보드 게임을 입문하는 보드게이머들은 물론, 분위기를 띄우는 데도 최고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할리갈리를 먼저 소개하련다. 젠가에 비하면 더욱 보드게임에 근접한 게임이고, 피트에 비하면 멋진 한글 패키지가 먼저 소개해야 할 충동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할리갈리는 바나나, 자두, 딸기 등이 그려진 카드 56장과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이 아이들의 주목을 끌기 위해 사용하던 종으로 이뤄졌다. 한데, 지금은 이러한 종을 사용하는지 모르겠다. 혹시라도 모른다면 그림을 통해 파악하기 바란다. 위에 볼록 나온 녀석을 살짝 누르면 맑은 종소리가 들리고, 세게 누를수록 퍽퍽한 종소리가 들린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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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갈리 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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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내용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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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진행은 간단하다. 게임에 참석한 모든 이들 가운데에 종을 올려두고, 카드를 골고루 분배한다. 56장이라, 참여한 인원에 따라 1장 정도의 차이가 생기기는 하지만, 게임진행에 큰 무리는 없으니 적게 받았다고 슬퍼할 필요는 없다. 그래도, 상대방이 처량한 눈길을 보내준다면 그냥 내 것에서 한 장 줘라. 이렇게 받은 카드들을 뒷면이 보이는 채로 자신 앞에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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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종을 놓고, 카드를 인원에 맞게 적절히 분배한다. 사람없이 카드만
덩그렇게 놓여있으니 심심해 보이나, 게임은 아주 삼삼하다.


자, 이제 카드분배가 끝났으면 본격적으로 게임이 시작된다. 지금부터는 실시간 배틀이다. 여기서 잠깐. 할리갈리는 완벽한 의미의 실시간은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히 템포가 빠른 게임 진행을 가진다. 시계방향으로 차례대로 자신 앞에 놓인 카드를 오픈하는 것으로 진행하는데, 바닥에 오픈된 카드 중에 동일한 과일이 5개 일 경우, 그것을 먼저 발견한 사람이 종을 누른다. 여기서, 카드를 오픈하는 것과 종을 누르는 것은 별개다. 즉, 말뚝이가 카드를 오픈하는 동안에, 쇠똥이가 5개의 과일을 먼저 발견했으면 자신의 순서에 관계없이 종을 누르는 것이다. 물론, 말뚝이가 카드를 오픈함과 동시에 발견해서, 종을 울려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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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를 순서대로 한 장씩 뒤집어간다. 바나나가 5개 보이는 이순간,
종을 "쩍!"하고 울려야 한다.


이렇게 종이 퍽하고 울리는 순간(아마 게임내내 종의 맑은 소리는 듣기 힘들 것이다. 만약 맑은 종소리가 지속적으로 들린다면 다른 멤버들과 게임해라ㅡ,ㅡ:)바닥의 카드를 확인해서 5개 과일이 정확히 맞다면, 바닥의 모두 오픈한 카드를 맞춘 사람이 가져간다. 한데, 틀렸다면? 종을 잘못 울린 사람은 벌칙으로, 자신의 카드를 한 장씩 모든 플레이어들에게 돌려야 한다.

이렇게 게임은 진행된다. 게임 도중, 카드가 없다면 그대로 탈락이다. 마지막으로 2명이 남은 순간까지 게임을 진행하고, 그때의 결말로 승부를 결정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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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가 많다. 손 조심해야 할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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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가 떨어지면 게임에서 손털고
일어서야 한다. 화면 아래의 말뚝이와
왼편의 쇠똥이만이 게임에 남았다.
이번 마지막 라운드가 끝나고, 둘 중 카드가
많은 사람이 승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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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할리갈리를 접해보았던 게이머라면, 리뷰만으로도 꽤나 흥분된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전혀 할리갈리를 해본 적이 없다면, 뭔가 밍숭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재미있다. 특히, 남녀가 함께 뒤엉켜 즐기기엔 더없이 즐겁다. 반면에 가족이 함께 모여 플레이하기에는, 아무래도 날렵한 손놀림의 젊은층이 너무 유리해지는 감이 없지 않다.

아, 분위기에 젖어 글을 쓰다보니 중요한 규칙을 하나 빠뜨렸다. 자신의 카드를 오픈할 때, 상대방이 먼저 볼 수 있는 형태로 젖혀야 한다. 바로, 아래의 사진에서와 같이 말이다. 상대방이 먼저 볼 수 있는 방향으로 젖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뒤집어야 자신도 카드를 빨리 볼 수 있다. 할리갈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 포인트가 바로 이와 같이 카드를 뒤집는 것이다.


이런 형태로 카드를 오픈해야 한다.


할리갈리, 확실히 재미있는 게임이다. 완벽한 한글 매뉴얼 동봉에다, 다른 보드게임들에 비해 저렴한 값도 게임의 가치를 더욱 높인다. 이제, 사람들이 많이 모일 법한 연말연시다. 할리갈리는 이렇게 모이는 사람들을 상당히 즐겁게 해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간단한 게임이니만큼, 여기서 마무리 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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