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를 점령해보자

카후나 마법을 사용하는 두 마법사가 있었으니, 그들은 둘 중 누가 더 강력한지를 겨뤄보고 싶어했다. 그래서 선택한 장소가 12개의 무인도가 펼쳐진 곳, 자신의 카후나 마법을 사용해서 누가 더 많은 무인도를 점령하는지로 실력을 겨뤄보고자 했는데, 바로 그것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게임이 카후나다.

카후나는 Guenter Cornett가 디자인한 게임으로( 그는 몇몇 게임을 더 만들었으나 우리에게 친숙한 게임은 그리 없다. )앞서도 여럿 소개한 코스모스의 2인용 게임이다. 상당히 높은 인지도와 인기를 누리는 보드카페의 단골 게임 중 하나로 1999년 독일게임상에 후보로 올랐으며, 2003년 페이퍼이야기에서 국내에 한글판으로 정식 발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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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후나 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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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촐한 구성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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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코스모스의 2인용 게임이 그러하듯, 카후나의 룰도 간단하다. 게임의 구성물은 마법사가 대결을 벌이는 12개 무인도가 그려진 작은 게임 보드 하나와 24장의 카드(각 섬마다 2장씩 그려져 있다), 그리고 검은색과 흰색 두 가지 색상의 많은 다리와 카후나 돌덩어리다.

일단, 게임 보드를 가운데 펼쳐놓고, 각자 3장의 카드를 건네 받는다. 보드 옆으로는 3장의 카드를 오픈해서 어떤 카드가 있는지를 보이고, 그 옆으로 나머지 카드를 쌓는 것으로 게임준비 완료다. 게임 보드에는 12개의 섬과 각 섬들 사이로 여러 개의 점선이 그려져 있다. 카드를 사용해서 점선에 다리를 놓고, 섬마다 과반수를 넘는 다리가 놓이면 섬에 자신의 카후나 돌을 놓으며, 게임이 종료된 시점에 카후나 돌을 더 많이 놓은 사람이 승리한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에, 손에 든 카드는 원하는 장수만큼 사용하고 오픈된 카드나 쌓여있는 카드중 한 장을 가져가는 것으로, 상대 플레이어에게 턴을 넘긴다.

규칙은 확실히 간단하다. 그렇다면, 게임의 핵심이랄 수 있는 카드 사용에 대해 얘기하겠다. 카드는 5장까지 손에 쥐고 있을 수 있는데, 카드를 1장 사용하면, 카드에 그려진 섬에 인접한 곳에 다리를 건설할 수 있다. 상대방 다리가 이미 놓은 지역에는 놓을 수 없다. 카드를 2장 사용할 수도 있는데, 이때는 상대방 다리를 제거하는 시점이다. 다리가 놓인 양쪽 섬에 해당하는 카드를 어떻게든 2장만 내면, 상대 다리를 제거할 수 있다. 여기에 자신의 다리를 놓으려면 또 한 장의 추가 카드가 필요하다.(공식 옵션 룰을 적용하면 이 부분은 변형해서 플레이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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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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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를 내려놓고, 카드의 섬에 연결된
다리 중 아무 곳에나 자신의 다리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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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섬을 기준으로, 과반수를 넘으면
자신의 카후나 스톤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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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마다 놓을 수 있는 다리 수가 다른데, 한 섬을 기준으로 플레이어의 다리가 과반수를 초과하면, 그 섬은 해당 플레이어의 섬으로 간주하고, 자신의 카후나 스톤을 놓는다. 부가적인 효과로, 카후나 스톤이 놓이는 순간, 섬 주변의 다른 플레이어의 다리는 모조리 무너뜨린다. 그러나, 카후나 스톤을 놓음으로 확보한 세력은 일시적인 것으로, 차후에 상대가 자신의 다리를 제거하는 등의 이유로 과반수 다리 확보에 실패하면, 다시 카후나 스톤은 섬에서 제거되어 자신의 주머니로 들어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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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NA 섬을 보자. 흰색 플레이어가 다리를 놓아 카후나 스톤을 올렸다.
자연스레 HUNA에 연결된 검은 플레이어의 다리가 제거되고,
연달아 IFFI섬의 과반수 확보에도 실패, 카후나 스톤까지 제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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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AI 박빙의 섬이다. 3:3 어디 한 곳이라도 균형이 깨지면 그 여파가 상당할 것이다.


이 정도가 전반적인 카후나의 룰이다. 뭔가 밋밋한 느낌이 들 수도 있는데, 본격적으로 왜 그렇게 많은이들이 2인용 게임 중에 카후나를 5손가락안에 꼽는지를 얘기해보겠다. 바로, 그 이유는 상대를 피말리게 하는 콤보 공격이다.

콤보 공격! 이미 지난 바벨 리뷰에서 보드게임에서의 콤보가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얘기했었다. 카후나 역시 비슷하다. 손에 든 카드의 사용 장수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한번에 몰아치기로 일발역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보통 콤보 공격은 상대의 다리를 제거하는 것으로 이뤄지는데, 상대 다리를 제거하고, 그곳에 자신의 다리를 놓음으로써, 해당 섬의 세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는 섬 주변의 상대 다리를 모조리 없애는 부가 효과를 갖는데, 이 때문에 상대방은 연결된 몇몇 섬의 세력까지 한꺼번에 잃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카타르시스, 이럴 때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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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보 공격!의 실제 예다. 검은 플레이어 차례다. 아래의 카드와 게임 보드를 유심히 보자. DUNA-HUNA 카드로 두 섬 사이의 흰색 다리를 제거하고,(이때 과반수 확보에 실패한 DUNA, HUNA의 흰색 카후나 스톤은 제거된다) HUNA 카드로 그곳에 검은 다리를 놓고, IFFI 카드로 HUNA-IFFI 섬사이에 추가 다리를 놓았다. 이로써, HUNA 섬은 검은 플레이어의 차지가 되고, HUNA-ALOA, HUNA-ELAI 섬에 붙어있던 흰색 다리가 제거된다. 이제, 박빙이었던 ELAI 섬 카드로 ELAI-HUNA 사이에 검은 다리를 놓음으로 검은색 플레이어의 땅이 되고, ELAI-BARI, ELAI-FAAA 섬에 놓인 흰색 다리까지 제거된다. 이로, FAAA의 섬 역시 과반수 확보에 실패, 흰색 카후나 스톤은 제거된다. 자~ 이것이 카후나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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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남은 카드를 소비하는 것으로 라운드가 종료되며, 총 3라운드로 진행된다.
첫 라운드에는 카후나 스톤 많은 사람이 1점, 2라운드에서는 역시 카후나 스톤 많은
사람이 2점, 마지막 3라운드에서는 카후나 스톤의 개수 차이로 점수를 산정,
최종 점수가 높은 플레이어가 승자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카후나를 즐기지를 않는다. 왜냐하면, 일단 카후나는 수를 외워가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가져가는 카드를 외워야 하고, 지금까지 사용된 카드를 외워야 한다. 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 한해, 상대가 모르게 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이것 역시 카드를 외워가는 것으로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계산에 의해 치밀하게 이뤄지는 카후나의 콤보 공격은 이렇게 카드를 외우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것이 확률상 높기 때문에, 공식규칙에서 제대로 카후나를 즐기려면 카드 외우기는 필수적인 요소다.

깔끔하게 그려진 게임 구성물도 아쉬움이 크다. 일단 12개 섬의 이름이 단방에 익숙해지기 힘들다. FAAA, IFFI 같은 이름이 친숙해지겠는가. 섬의 다리 수 역시 헛갈리기 십상이다. 게임 보드를 꿰뚫고 있거나, 몇 차례의 플레이 경험이 있다면 문제가 달라지겠으나, 카드에 막대기로 그려진 다리수나 게임보드에 점선으로 그려진 전체 다리수를 체크하고, 과반수를 초과했는지를 파악하는게 의외로 귀찮고 눈 빠진다(-_-;)

마지막으로, 초반 플레이가 지루하다. 다리가 몇 놓인 상황이 아닌, 꽤나 광활한 벌판에 다리를 하나씩 놓아가며 시작되기 때문에, 상대방과 공방이 이뤄지는 시점은 게임 중반부나 되야 한다. 처음부터 뭔가 불꽃튀는 대결을 기대하는 게이머라면, 이 과정에서 중도 탈락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 이러한 이유등으로 카후나는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갈리는 게임이다. 많은 이들이 보드카페에서 카후나를 추천받아 플레이하지만, 확실히 처음부터 게임의 흥미를 느끼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일단 카드 외우기를 즐기고, 적정한 수준의 다른 플레이어와 함께 즐길 수 있다면, 분명 카후나는 상당히 매력적인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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