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베이스의 발자취를 따라... 기동전사 건담 목마의 궤적

기동전사 건담은 1970년대에 TV로 처음 방영된 뒤 엄청난 반향을 일으켜 지금까지 수많은 후속작이 만들어지고 있는 로봇 애니메이션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그런지라 현재 애니메이션만이 아니라 만화, 게임, 모형, 소설 같은 여러 파생작 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으며, 특히 게임은 굉장히 다양한 장르로 제작되고 있다.

목마의궤적
목마의궤적

이번에 소개할 기동전사 건담 목마의 궤적은 최초의 건담인 기동전사 건담을 배경으로 한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기존의 건담 시뮬레이션 게임과는 달리 플레이어가 기동전사 건담의 캐릭터 중 하나인 브라이트 노아의 위치에 서서 원작과 마찬가지로 전함 화이트 베이스가 지나갔던 길을 직접 플레이 하는 방식이다.

목마의궤적
목마의궤적

게임 진행은 이런 시뮬레이션 게임의 패턴처럼 브리핑에서 미션 스테이지의 개요와 승리, 패배 조건을 확인하고, 인터미션에서 미션에서 쓸 기체나 파일럿을 배치와 육성 한 후 미션 돌입. 미션에서 승리 조건을 만족하면 그 미션 스테이지를 클리어 하고 실패 조건을 만족하면 처음부터&세이브 지점부터 다시 시작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본 적으로 스토리는 원작인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에서 나온 전개를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지만 원작 애니메이션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외전이나 설정으로만 나왔던 기체나 파일럿이 등장, 아군에 합류하거나 적으로 나와서 플레이에 쓸 수 있거나 직접 상대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목마의 궤적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원작을 완전히 따라갈 필요는 없어 원작에서는 특정 캐릭터가 쓰러트리는 적도 게임에서는 누가 잡아도 진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원작을 알고 플레이 하는 사람은 원작 재현을 해보던가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진행을 해보던가 하는 플레이를 즐길 수 있고, 원작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그냥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진행을 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목마의궤적
목마의궤적

시스템적으로는 독특한 것이 시뮬레이션 게임의 특징이라고 힐 수 있는 자금이나 자원, 생산, 지형 효과 같은 것이 완전히 생략되었다는 점이다.

이 목마의 궤적에서는 모든 지원이나 물자가 보급으로만 충당되고 그것도 보급 기지나 보급을 해주러 오는 아군 유닛을 파괴나 격추당하지 않게 보호해줘야만 미션 종료 후, 기체나 파일럿들을 보충 받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또 기체의 개조나 강화 같은 것도 없고 기체의 성능 강화는 기체에 탄 파일럿의 레벨이 기체에 적용 되어서 파일럿의 레벨이 오르면 타고 있는 기체의 공격력이 강해지고 방어력도 상승한다는 참신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레벨을 올리는 방법은 적을 격추하면 훈장 형태의 포인트인 SP가 쌓이고 그 SP를 모아서 미션 클리어 이후 배분해주면 되는 방식이다. 그리고 지형 대응이 존재 하지만 딱히 중요하지도 않고 조건은 우주에 출격할 수 있나 없나와 지상에 출격 할 수 있나 없나 정도라서 그것만 잘 구분하면 고 레벨 파일럿을 우주 전용 기체에 태워 놓고 지상에서 못나가거나 하는 상황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기체성능=파일럿 레벨인 만큼 너무 원작 캐릭터 같은 특정 파일럿만 키우거나 하면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가끔씩 이벤트로 원작 캐릭터가 출격할 수 없게 되거나, 이벤트 장면을 본 후에만 출격할 수 있게 되기도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골고루 키워주는 것이 좋다고 할 수 있다.

목마의궤적
목마의궤적

그리고 게임 진행 방식을 설명 하자면 게임에 필요한 조작이 상당히 간략화 되어서 지정 유닛에 커서를 옮기고 클릭 하면 커맨드(게임 상의 명칭은 링 커맨드)가 뜨게 되고 그 커맨드를 적절히 선택해서 이동, 공격 등의 행동을 지시하면 CP(커맨드를 사용하기 위한 포인트. 출격 소대의 전투 승리나 일정시간마다 모인다)를 소모해서 행동 하는 방식이다.

전투는 기본적으로 실시간으로 전개되고 화면상에서 공격이 서로 오가는 형식의 간이 연출로 표현되지만 링 커맨드로 들어갈 수 있는 국지전에 돌입하면 소대 단위 전투를 조작할 수 있다. 이 국지전 모드는 맵 상의 간이 전투 보다 신속하게 클리어 할 수 있고 보급 지점 같은 중요 거점을 빠르게 입수 할 수도 있는지라 상황이 된다면 잊지 말고 국지전으로 돌입해서 신속하게 클리어 하는 것이 좋다고 할 수 있겠다.

목마의궤적
목마의궤적

그리고 일종의 수집 요소로 옵션에서 작중 나오는 원작 재현 이벤트 영상이나 나오는 적과 아군의 기체 도감, 배경 음악 재생 등이 지원되며, 본편에서는 등장하지 않은 캐릭터나 후속작에서 나올 캐릭터들이 적이나 보충 인원으로 나오는 지라 원작 내용을 많이 알고 있다면 이런 면에서 "어라 이런데서 이런 캐릭터가?" 라는 기분으로 플레이 할 수가 있기도 하다.

목마의궤적
목마의궤적

전반적으로 원작의 재미를 잘 재현한 것은 사실이지만, 역시 사람이 만든 것인 만큼 모든 부분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첫 번째로 필드이자 전장이 되는 맵의 확대 축소가 너무 극단적이다. 맵 사이즈 조정을 임의로 조정 가능한 것이 아닌 확대나 축소 딱 둘인데다가 가끔씩 이벤트로 특정 지역으로 커서가 이동 되면 스킵 기능이 없어서 이벤트가 끝날 때까지 다른 곳의 전투 상황을 파악할 수가 없다.

두 번째로 국지전 화면의 전투 화면이 작다. 이런 시뮬레이션 게임, 특히 캐릭터 게임이라면 캐릭터가 큼직하게 잘 보이고 전투 화면이라도 어느 정도는 볼 만 해야 하는데 목마의 궤적에서는 겨우 이게 뭐다 정도만 알아볼 수 있는 정도로 표현 되는 정도다. 그래도 이쪽은 이런 점을 연출로 보완하려고 했는지 총탄을 쏘면 바닥에 튕기거나 물가라면 작은 물기둥이 생긴다던가 총탄에 맞으면 불꽃이 튀기는 연출 등을 넣어서 전투 화면에 어느 정도 몰입할 수 있는 상황을 제공했다.

목마의궤적
목마의궤적

세 번째로 AI가 상당히 상황에 못 따라 잡는 상황이 자주 보인다. 기본 적으로 링 커맨드로 명령을 내리면 그 행동을 하게 되는데 반응이 의외로 둔한데다가 적도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서 바로 앞에 있는 적을 놔두고 뒤에 떨어져 있는 적에게 공격을 먼저 한다던가, 적이 눈 앞에서 얼쩡대는 데도 버벅대면서 헛손질을 하거나 헛발을 날리는 걸 보고 있다 보면 간이 전투보다 국지전이 시간이 걸린다는 짜증나는 상황으로 전개가 되어버린다. 링 커맨드로 해결이 가능하다지만 그것도 확률적인 문제도 있고 CP를 다 썼거나 하면...

마지막으로 시스템적으로는 초심자를 배려하고 있다고 해도 패키지&매뉴얼 만 한글화라서 일본어를 할 줄 알거나 건담을 웬만큼 알지 못하면 상당히 난감하다. 그나마 매뉴얼에 기본적인 조작법과 진행 방법은 나와 있지만 게임 진행에 가장 중요한 승리나 패배 조건의 확인 같은 게임 내적인 문제를 생각하면 조금은 아쉽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런 게임에서 필요한 데이터 인스톨이 없다는 점도 있지만 이건 게임의 로딩이 딱히 느린 것도 아니고 전체적으로 빠른 로딩 속도를 보여주는지라 크게 문제될 건 아니라고 생각해서 넘어 갈 수 있겠다. 이 외에도 결점이 더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일단 본인이 느낀 불만은 이 정도라 할 수 있겠다.

목마의궤적
목마의궤적

뭐 이렇게 불만점도 몇 개 쓰긴 했지만 이런 문제는 사실 개인 차이도 상당히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겐 이게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고 또 본인에겐 별로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은 기능이 다른 사람에겐 불편한 문제 일 수도 있는 만큼 여기서 쓴 불편, 불만점은 일종의 개인 차이로 받아들여주면 좋을 듯 하다.

결론 적으로 이 목마의 궤적은 원작을 재현 하면서 어느 정도의 자유도를 부여 하고 시뮬레이션 게임의 접근을 힘들게 하는 요소인 복잡한 준비와 커맨드 입력을 최대한 간략하게 축소한 게임이다. 언어의 압박이 있기는 하지만 이런 류의 게임을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처음 접하는 게임으로는 수준급이다.

그래도 아무것도 모르고 하는 것과 어느 정도 원작을 알고 플레이 하는 것은 상당한 차이가 있는지라 한번 정도는 원작을 봐주면 게임의 재미가 더욱 상승하리라 본다. 기동전사 건담이라는 애니메이션이 나온 지도 거의 40년 가까이 되었고 많은 팬들도 있을 것이고 하니 예전 애니메이션 당시의 추억을 직접 재현 해보고 싶거나 하다면 한번쯤 해봐도 좋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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