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냄새가 물씬 나는 보드 게임을 찾는다면 강력 추천.

"콩 심을래?" 라는 말로 대표되는 보난자를 소개하겠다. 보난자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카드 게임중 하나로, 국내에서도 인기짱이다. 아마, 보드게이머치고 보난자를 플레이해보지 아니한 사람 찾기 힘들 것이다.

보난자는 바벨을 만든 Uwe Rosenberg가 디자인한 카드 게임이다. 바벨과는 느낌이 완전히 판이한 게임인데,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콩을 심고 적절한 타이밍에 수확을 해서 돈을 버는 게임이다. 당연히, 게임이 끝날 때 가장 많은 돈을 번 플레이어가 승리한다.

박스부터 보겠다. 그렇다. 한글로 보난자라고 대문짝만하게 적혀있다. 페이퍼이야기에서 국내의 대중적인 인기를 간과하지 않고, 한글판으로 출시했다. 덕분에 한글로 친절하게 설명된 매뉴얼을 만날 수 있다. 한데, 아쉽다고 해야하나, 잘 선택했다고 해야하나. 카드의 콩 이름은 영문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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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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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포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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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우리에게 친숙하고 단순한 영어로 적혀 있는데다 그림으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 게임을 플레이하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하지만, 아무래도 영어에 무조건적인 거부감이나 어려움을 갖는 노소층이 플레이하는데는 그래도 아쉬움의 소지가 있다. 뭐, 하지만 이는 극히 일부에서 느낄 수 있는 아쉬움이니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는 전혀 없다. 차라리, 번레이트에서 보여줬던 한글화 카드의 매우 질 떨어지는 카드재질을 기억한다면, 이번 보난자의 매끈한 카드재질은 백배 낮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보난자는 순도 100%의 카드 게임이다. 카드만 무려 160장이 넘는다. 때문에, 헐크 손을 갖지 않은 이상은 카드를 멋지게 섞기 힘든 게임이다. 한데, 보난자는 동일한 그림의 카드를 모으는 게임이기 때문에, 카드를 섞을 때 확실하게 섞지 않으면 카드들이 뭉치기 쉽다. 힘들어도 열심히 섞는 것이 게임의 재미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먼저, 보난자의 카드를 이해하고 규칙 설명에 들어가겠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콩이 바로 그림의 Soy Bean 이다. 콩깍지를 떠올리면 되는데, 보난자의 콩들은 참으로 코믹하게 그려졌다. 때문에 게임이 더욱 유쾌해지는 것이리라. 카드 위로 숫자가 적혀있는데, 이것은 전체 콩 카드중에 해당 콩이 몇장이 있는지를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카드 아래로 금화가 한 개부터 4개까지 그려졌고, 바로 밑으로 숫자가 2, 4, 6, 7이 적혀있다. 이것은 해당 콩 카드를 몇장 모았을 때 금화 몇 개의 가치를 가짐을 말하는 것이다. 즉, 2장 모으면 금화 1개이고, 4장 모으면 금화 2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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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난자 카드


보난자는 2명부터 7명까지 플레이가 가능하다. 플레이어들끼리의 입심이 게임의 대부분인 만큼, 플레이어가 많을수록 흥미롭다. 단, 2명의 경우에는 트레이드가 힘들기 때문에, 3명 이상과 룰이 완전히 다르다. 지금부터는 3명 이상이 플레이했을 때를 기준으로 규칙을 얘기할 것이다. 참고로, 2명 플레이도 상당히 재미있다.

각 플레이어는 5장씩 카드를 받고, 나머지 카드는 바닥에 뒤집어놓는다. 여기서, 보난자의 핵심이 되는 부분이 있는데, 받는 카드의 순서를 절.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보통 카드 게임의 경우, 카드를 받게 되면 자신이 보기 편리한 순서로 카드를 재배치해서 들게 되는데, 보난자는 카드를 받는 순서대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순서를 바꾸면 절.대. 안 된다.

그리고, 자신의 밭에 콩을 심는다. "밭이 어딨냐고?" "자기 앞에 널찍하게 펼쳐진 밭이 보이지 않는다고? 그러니, 農心을 이해 못하는 것이다!" 앞에 들고 있는 카드부터 2장까지 바닥에 심을 수 있다. 한데, 여기서 또 중요한 규칙이 있다.

플레이어는 2개의 밭을 갖고 있다. 하나의 밭에는 하나의 콩 종류만 심을 수 있는데, 처음에야 마음껏 콩 2종류를 심을 수 있겠으나, 다음부터 새로운 콩을 심을 때는 문제가 된다. 그렇다고, 힘들게 얻는 콩 카드를 그냥 버릴 수도 없다(해보면 알겠지만, 솔직히 버리고 싶을 때가 태반이다-_-;)이때, 안타까운 마음으로 기존의 밭을 갈아엎어야 하는데, 2곳의 밭 모두에 콩이 한 장씩만 심어져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콩카드 1장만 심은 곳을 갈아엎는 것도 안 된다. 짭짤한 수익을 올려가는 밭을 갈아엎어야 하는 것이다. "아~ 1장만 더 모으면 바로 돈인데~" 라며 눈물을 흘리는 당신,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지 그랬어라 말해주겠다. 단, 왕따였다면 묵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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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용 기준 세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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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순서 그대로 카드를 배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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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앞에 들고 있는 코코아 빈을 밭에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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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난자를 플레이해보지 않았다면, 바로 위의 마지막 문장이 뭔소린가 의아해 할 것이다. 보난자의 핵심은 손에 든 콩카드 심기 다음 순서인 플레이어끼리의 트레이드에 있다. 뒤집어진 카드더미에서 2장을 오픈하고, 현재 턴인 플레이어와 다른 모든 플레이어들와의 트레이드가 이뤄지는데, 바로 이때 자신의 가진 카드를 적당히 굴려야 눈물을 흘리지 않는 것이다.

트레이드는 말 그대로 상당히 자유롭게 이뤄진다. 자신의 손에 든 카드와 바닥의 카드를 가지고, 카드 장수에 관계없이 트레이드가 이뤄지는 것이다. 자, 아래 그림을 살펴보자. 현재 플레이어는 2장의 칠리빈 카드를 갖고 트레이드를 진행중이다. 밭에는 칠리빈이 한 장도 없고, 손에 역시 칠리빈을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1장만 더 있으면 바로 금화가 되는 것 아닌가. 그래서, 상대 플레이어에게 블랙-아이드 빈을 주고, 칠리빈 한 장을 가져왔다. 조금 무리한 느낌이 드는 트레이드지만, 그것이 트레이드의 묘미 아니겠는가.

손에 든 카드의 순서에 관계없이 트레이드가 이뤄지기 때문에, 당장 심기 힘든 카드를 효과적으로 상대와의 트레이드에 사용하면, 카드를 심을 밭이 없어 밭을 갈아엎는 상황은 막을 수 있다. 또한, 최악의 경우에는 기부라는 것도 가능해서, 필요한 상대에게 카드를 그냥 주는 것까지 가능하다. 한데, 왕따라서, 누구도 자신과 트레이드하지 않고, 기부까지 거부한다면,(보난자까지 같이 하는 마당에 흔히 매스컴에서 말하는 왕따와 그 의미가 다르다)잠시 게임에서 벗어나 홀가분하게 음료수나 한잔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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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을 오픈하니, 칠리빈 2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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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깝지만 바로 돈으로 바꾸는게 현명하다는 판단아래,
블랙-아이드 빈과 칠리빈을 트레이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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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가 끝나면, 카드 더미에서 3장을 가져와 손을 보충하게 된다. 이를 기본 규칙으로 보난자는 왁자지껄하게 진행된다. 열심히 콩을 심어 풍작을 하기도 하고, 눈앞에서 거래되는 절실한 콩앞에 좌절하기도 한다. 금화를 투자해, 하나의 밭을 더 갖는 것도 농부의 행복일 것이다. 그 이상 갖는 것은, 보난자 세계에서는 위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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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3장을 받는 것으로 내차례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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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크 빈을 5장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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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화 2냥 짜리다. 카드를 뒤집으면, 바로 금화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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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 밭을 구입하다. 과연 현명한 선택이었는지는
게임이 끝나봐야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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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콩들이 밭에 심어져 있는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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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난자, 인간 냄새가 물씬 나는 보드 게임을 찾는다면 강력 추천하는 게임이다. 또한, 보드 게임이 다른 PC 게임이나 콘솔 게임과 뭐가 다르고, 또 무슨 재미가 있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또한 강력 추천하는 게임이 보난자며, 처음 보드 게임을 접하거나 저렴하면서도 많은 사람이 정말 재미있게 즐길 게임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역시 보난자를 선택해줄 것이다.

이 보다 더한 칭찬이 필요한가? 그렇다면, 당장 보난자를 플레이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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