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을 통해 인생을 논한다, 천룡팔부 온라인

김용. 무협소설 좀 읽었다 하는 이들이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이름이다. '영웅문'을 시작으로 영화 '동방불패'의 원작이 된 '소오강호', '동사서독' 등 무협소설 역사를 장식할 수많은 명작을 집필한 작가의 이름이니 말이다.

무협 마니아들에게 김용이라는 이름이 지니고 있는 무게감은 상당하다. 그가 집필했다거나 작품에 참여했다는 이야기만 들어도 해당 작품에 관심과 열정을 쏟는 이들의 수가 적지 않으며, 그 작품의 인기 역시 상승기류를 타는 사례를 찾아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런 무협 마니아들이 다시 한 번 관심을 가져도 좋을 게임이 온라인게임 시장에 등장했다. 지난 2월 29일부터 1차 비공개테스트에 돌입한 JCE의 '천룡팔부 온라인'이 그 주인공이다.

중국의 온라인게임 개발사 창유가 개발하고 JCE가 국내에 서비스하는 '천룡팔부 온라인'(이하 천룡팔부)은 김용의 동명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하는 롤플레잉 온라인게임이다.

'무협을 통해 인생을 논한다'는 김용 특유의 느낌을 게임으로 제대로 옮겼다는 평가를 받는 이 작품은 중국 내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며 승승장구 하고 있는 게임. 이런 작품이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 등장했다는 사실만은 무협 마니아들이 군침을 삼킬만한 소식이다.

천룡팔부는 무협을 다루고 있지만 게임의 구성은 무협에 익숙하지 않은 게이머들도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면 게임의 스토리가 전면에 배치되어 게이머들이 연계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게임의 스토리를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는 퀘스트 구조를 띄고 있다는 것 정도이다. 게임을 즐기며 일정 레벨에 도달하면 원작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교봉, 단예, 허죽, 모용복을 만나 이들과 친밀도를 쌓아가며 본격적인 무림의 세계로 뛰어들게 된다.

또한 게이머들은 원작소설에 등장하는 소림, 천룡, 아미, 무당, 소요, 천산, 명교, 개방, 성숙, 모용세가 등의 10대 문파를 게임을 즐기며 모두 만나볼 수 있으며, 각 문파마다 각기 다르게 표현되는 다양한 무공도 접할 수 있다. 문파의 특징이 다양한 만큼 다양한 성향의 캐릭터가 등장하며, 전투의 양상도 여러가지로 그려진다는 것이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하겠다.

무협을 소재로 한 일반적인 MMORPG가 대부분 비슷한 문파와 캐릭터 특징, 전투 양상을 그리고 있어 무협 MMORPG에 익숙한 게이머들도 이 작품은 새로운 기분으로 즐길 수 있다. 성숙, 소요 등의 문파는 원작소설에 처음으로 등장한 김용 작가의 오리지널 문파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무협 게임은 다 뻔하지'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 이들도 이 작품에서는 일반적인 무협의 뻔한 양상에서 탈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각 문파마다 40레벨부터 이용할 수 있는 전용 이동수단을 비롯해 다양한 탈것이 등장해 편리한 게임 내 이동을 도우며, 펫을 통해 전투를 보다 편리하게 전개할 수 있는 등 게이머의 게임 플레이를 전반적으로 돕는 다양한 장치들이 마련되어 있다. 또한 게임에 등장하는 펫들은 호위, 공격, 버프 등 그 외형만큼이나 다양한 종류로 구분되어 있어 게이머 본인이 자신의 펫을 공들여 육성하며 게임에 좀 더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온라인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는 게이머들간의 소통 수단인 커뮤니티 시스템은 기존의 시스템을 통합한 형태로 구축되어 있다. 게임 내 커뮤니티 시스템인 '방회 시스템'은 방회원(길드원)들이 모여 도시를 성장시키고 이곳에서 방회 전용 퀘스트를 부여받거나 아이템을 구매하며 공성전까지 펼칠 수 있는 종합적인 형태를 띄고 있다.

'방회 시스템'의 구조가 상당히 거대한 탓에 방회원들은 자신의 소속 방회 안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다. 이를 위해 게임 내에는 확장, 발전, 공정 등 다양한 종류의 방회 퀘스트가 등장하며, 이를 수행할 때마다 방회가 성장하는 구조가 채택되어 있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방회 시스템' 중 길드하우스의 기능이 빠져 있지만 JCE는 추후 테스트에서 이와 관련된 콘텐츠를 게이머들에게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게임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PC의 요구사양이 크게 높지 않다는 것도 꽤나 매력적이다. 무협을 즐기는 이들의 연령대가 타 게임에 비해 비교적 높은 편이고 이들이 사용하는 PC의 사양 역시 크게 고사양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작품은 30~40대 이상의 게이머가 즐기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사양이 높지 않은 만큼 그래픽의 품질이 뛰어나지 않다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게임을 즐기기에는 크게 무리가 없는 그래픽이지만, 텍스쳐의 품질이나 모델링 수준은 눈이 높아질대로 높아진 국내 게이머들의 관점에서는 어딘가 부족한 느낌을 전해주고 있다.

천룡팔부는 중국 내에서의 오랜 서비스를 통해 게임성을 검증 받고 콘텐츠를 쌓아온 작품이다. 때문에 이번 테스트는 게임을 개발하는 데 있어 필요한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게임 내 콘텐츠의 현지화 품질과 서비스 안정성 점검을 위해 실시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게임의 모든 콘텐츠를 만나볼 수 없어, 원작의 방대한 시나리오를 모두 즐길 수 없다는 점이 아쉽지만 이러한 점은 정식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에는 말끔히 해소될 것으로 생각된다.

기존의 단편적인 무협이 아닌 무협의 새로운 재미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기대해도 좋을 매력 포인트를 지니고 있으며 이런 점은 무협 마니아들을 이 작품으로 끌어들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마침 JCE는 이번 테스트에서 게이머들이 획득한 데이터를 초기화시키지 않고 오픈베타테스트까지 이어간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으니 테스트에 참가한 게이머들은 이 작품의 정식서비스를 더욱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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