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탄보다 엔트데커가 더 재미있어~

김우중 myth800@daum.net

보드게임 최고의 디자이너로 꼽히는 Klaus Teuber의 엔트데커를 소개하려고 한다. Klaus Teuber 는 보드게임의 스타크래프트로 꼽히는 세틀러오브카탄을 만든 사람이며, 왕자의 치열한 암투를 다룬 뢰벤헤르츠의 디자이너 이기도 하다. 카탄도 소개하지 않은 마당에 엔트데커부터 소개하는 이유는, 이미 이곳을 통해 보드게임 리뷰를 관심있게 지켜보는 보드게이머라면 카탄이야 귀에 땀이 나도록 듣고 손이 간지러울 정도로 플레이를 해보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도 언젠가는 카탄도 자세히 소개할 것이지만 말이다.

어찌되었건, 엔트데커는 뢰벤헤르츠 만큼이나 묵직한 케이스와 길쭉한 플레이타임을 자랑한다. 그렇다고, 잘 만든 게임이 괜히 어려운 룰로 우리들을 괴롭힐 리는 없다. 엔트데커 역시 꽤나 만족스러운 콤포넌트와는 달리 룰은 간단한 편이다. 간단하게 다른 게임과 비교를 해보자면, 바다를 무대로 펼쳐지는 카르카손 정도로 얘기하겠다. 타일을 뒤집어가며 바다 위를 탐험하고, 또한 탐험이 끝나면 탐원 대원 등을 놓아 점수를 획득하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보드 게임이 그러하듯, 룰을 자세히 파고 들어가면 차이점이 쏟아진다.

앞서도 말했지만, 엔트데커는 꽤나 묵직하다. 무게만큼이나 콤포넌트의 가짓수도 많다. 일단 90cm(가로) * 60cm(세로) 에 달하는 상당한 크기의 보드부터 그러하다. 여기에 180개에 달하는 타일과 4가지 색상의 알록달록한 100 여개의 말들(이것들은 개척지와 요새, 그리고 탐험대로 이뤄졌다), 1원과 5원이 적힌 종이 동전, 그리고 7개의 오두막과 9개의 상품 토큰, 1척의 배, 그리고 주사위가 들었다. 카르카손과 비슷하다 했는데, 보드와 타일, 그리고 말은 그렇다 쳐도, 동전과 오두막, 상품, 배, 주사위는 듣도 보도 못한 것이다. 이것들 때문에 카르카손과 엔트데커는 그 시작부터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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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데커 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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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단으로 접힌 큼지막한 게임 보드와
180개에 달하는 타일등 수많은 콤포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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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카르카손과 비교해서 그러한데, 분명 엔트데커는 디자이너의 인지도와는 달리 국내에서 그리 잘 알려진 게임이 아니다. 반면에 카르카손은 국내의 보드게임 태동기부터 인기있던 타이틀인데다, 얼마 전에는 한글판까지 출시되어 더욱 많은 보드게이머들이 플레이했을만한 게임이기에, 그리고 이곳을 통해 자세한 카르카손 리뷰까지 접할 수 있기에 자주 언급했음을 미리 밝힌다. 처음 접하는 게임이라도, 이미 자신이 알고 있는 게임과 견주어 얘기를 하다보면 더욱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기에 나름으로 배려한 것이다.

다양한 콤포넌트 덕분에 엔트데커는 처음 세팅에서부터 적잖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일단, 1m에 달하는 보드를 놓을 장소를 확보한 다음, 보드를 펼쳐야 한다. 미리 얘기하지만, 180개의 타일을 보드 옆에 펼쳐놓고 플레이해야 하기 때문에, 보드 옆으로도 어느 정도 공간을 확보해둬야 쾌적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 여기서, 엔트데커는 장소의 압박 때문에 인기몰이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 추측해본다.

보드 옆으로는 타일을 가지런히 정리해서 배치해야 한다. 엔트데커의 타일은 뒤로 숫자가 적힌 것과 그렇지 않은 2종류로 분리된다. 숫자도 1부터 7까지 적혔는데, 여기서 1부터 6까지 적힌 타일은 숫자대로 분리해서 한쪽으로 순서대로 배치한다. 숫자가 적히지 않은 타일 역시 6등분하여 한쪽으로 쫘악 배치한다. 오두막은 보드의 한 곳에 배치해두고, 각 플레이어마다 7원의 동전과 자신이 원하는 색상의 말을 건네받는다. 말은 개척지와 요새, 탐험대로 이뤄졌는데, 개척지는 1개, 요새는 2개, 탐험대는 함께 플레이하는 사람에 따라 10 ~ 20 여개를 건네받는다. 그리고, 또 있다(-_-;) 엔트데커의 게임 보드는 타일을 정확히 놓을 수 있도록 격자가 그려졌는데, 여기위로 몇 개의 타일을 기본으로 배치하여 기본 스테이지를 구성한다. 처음 플레이하는 유저를 위한 스테이지부터, 룰북을 통해 몇 개의 스테이지를 추가로 제공하는데, 이에 따라 게임의 흐름과 초중반 진행 형태에 차이가 있어 색다른 기분으로 엔트데커를 플레이할 수 있다. 휴~! 대충 이것으로 세팅은 끝이다. 이제, 게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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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플레이 기준 초기 세팅이다. 각 플레이어마다 1개의
개척지, 2개의 요새, 12개의 탐험대를 받아야 하나,
편의상 개척지만 받아 자리를 표시했다. 나머지는 박스에
놓고 필요할 때 가져오는 형태다. 보드 좌우로 타일을
6 무더기씩 배치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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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보드위로 타일을 깔아둔다. 일종의 시나리오로
게임마다 다르게 시작할 수 있어 새로운 느낌으로
플레이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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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세팅부터 기죽었을 게이머가 여럿 있을 텐데, 다행스럽게도 게임 룰은 간단하다.
1. 플레이어의 돈이 3원 이하라면 주사위를 굴려 돈을 얻는다.
2. 배가 출발할 위치를 결정하고, 출발 비용을 지불한다.
3. 탐험 비용을 지불하고, 타일을 뽑는다.
4. 타일을 배치하고, 말을 놓는다.
5. 섬이 완성되었다면 점수를 계산하고, 오두막에 탐험대를 투입한다.

대략, 위의 순서로 게임이 진행된다. 흠, 보기에 따라 간단해 보일수도, 복잡해 보일수도 있는데, 알고 보면 간단하다. 먼저, 돈 얻는거야 두말하면 잔소리니 넘기고, 출발할 위치 결정과 출발 비용부터 설명하겠다. 엔트데커는 타일을 배치하는 게임인데, 카르카손에서는 이미 배치된 타일을 기준으로 인접해서만 타일을 놓을 수 있었던 반면에, 엔트데커에서는 보드의 모서리를 기준으로 어떤 위치에서건 타일을 놓을 수 있다. 한데, 타일을 놓기 전에 일단 어떤 지역에서 타일을 놓을지는 결정해야 하는데, 이러한 지점에 배를 놓아야 하는 것이다. 이를 출발 위치라 한다. 그리고, 타일이 놓이다 보면, 모서리뿐만 아니라 이미 다른 타일이 놓인 지점부터 시작할 수도 있다.

출발 비용 지불은 각 모서리를 기준으로 배가 위치한 지역까지 얼마나 비용이 필요한지를 체크하고, 이것을 지불하는 것을 말한다. 보드를 보면, 기본적으로 0원부터 2원까지 출발 비용이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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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시작이다. 일단 출발 위치를 결정했고, 탐험을 위한 타일 비용을 지불했다.
뒤집어진 타일에서 가져왔으므로 1원을 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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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인 타일위로 배는 이동하고, 최종으로
이동한 지역 위로 자신의 말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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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타일을 구입했다. 이벤트 타일에는 원두막에
사람놓기, 3원벌기, 돈 반잃기, 폭풍우를 만나 턴종료와
같은 이벤트가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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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타일이 놓일수록 연결 가능한 타일을
뽑기가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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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다음과 같은 상황으로 뽑은 타일을 붙일 수
없기 때문에, 현재 턴의 플레이어는 돈만 날리고
아무런 행동도 취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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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기서 엔트데커의 타일을 먼저 이해하는게 순서라 생각된다. 엔트데커의 타일은 항로와 육지로 이뤄졌다. 항로란 말 그대로 배가 이동할 수 있는 통로이고, 육지는 섬을 이루는 재료다. 카르카손과 마찬가지로 항로는 항로끼리, 육지는 육지끼리 들어맞아야 타일을 놓을 수 있다. 도로, 평원, 성 등으로 이뤄졌던 카르카손에 비해, 엔트데커의 타일은 항로와 육지 2종류로만 이뤄졌기 때문에 타일의 종류가 적다. 정확하게 모두 6종류 뿐이다.

놀랍지 아니한가? 타일 게임에서 타일의 종류가 고작 6가지 뿐이란 말이다. 별로 안 놀랍다면 보드게임 아니 타일놓기 보드게임을 그리 많이 하지 않았거나 별 생각 없이 리뷰를 훑고 있는 게이머일 것이다. 여기서, 실제 게이머가 뽑아 배치할 수 있는 타일 종류는 5가지다. 때문에 게이머는 타일 예측 확률이 높아지고, 이를 활용하면 더욱 전략적인 게임이 가능해진 셈이다.

하지만, 실제 랜덤하게 뽑은 타일이 정확히 들어맞을 확률은 카르카손의 그것보다 훨씬 낮다. 카르카손은 일단 타일을 붙일 위치가 게임이 진행될수록 상당히 많아진다. 한쪽 면만 들어맞아도 타일 배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수십 차례 게임을 플레이해도 타일을 놓을 수 없어 버리는 경우는 아마 손으로 꼽을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엔트데커는 그렇지 않다. 일단 자신이 타일이 놓을 위치를 일단 결정해야 한다. 그곳이 뻥 뚫린 지역이라면 어떤 타일이라도 붙일 수 있겠지만, 주변에 어떤 타일이 인접해서 특정한 타일만 붙을 수 있는 경우라면 상황이 180도 달라진다. 5가지 타일 중에 1~2가지 정도만 들어맞기 때문에, 다른 타일이 나오는 경우는 어쩔 수 없이 버려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자, 어느 정도 엔트데커의 타일을 이해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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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2원 뿐이 없어 주사위를 던졌다. 5 적지 않은 숫자다.
빨간 플레이어는 5원을 얻고, 그 외의 다른 플레이어는 1원을 더해 6원씩을 건네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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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항로를 이용하려면 출발 비용부터 1원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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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게임이 중반으로 접어들려고 한다. 현재 하얀
플레이어가 중앙으로 뻗는 썩 괜찮은 항로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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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 플레이어가 기차게 6원을 투자하여 개척지를
건설했다. 바로 아래쪽으로 보이는 +10 점짜리 땅
때문에 그러한데, 엔트데커에서는 이러한 지형의 경우
반드시 연결되는 타일만 존재하기 때문에 미련없이
투자하는 것이다.(참고로, 카르카손에서는 같은 형태에서 떨어지는 타일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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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뒤질세라 보라색 플레이어도 10점짜리 육지를
차지하기 위해 총력을 다한다. 현재 주변에 3개 타일이
위치해있기 때문에 뒤집어진 타일을 통해 들어맞는
타일을 뽑기 어렵다. 때문에, 보라색 플레이어는 과감하게
4원을 투자해서 오픈된 타일을 구입했고, 여기로
끼워 넣어 요새를 건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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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탐험 비용이란 것이 생겼다. 처음 세팅할 때 숫자가 적힌 타일과 그렇지 않은 타일로 분리했음을 상기하라. 바로 숫자가 적힌 타일은 오픈된 타일로 어떤 형태의 것인지 알고 있는 것이고, 그렇지 않은 타일은 운에 맡기고 타일을 뽑아야 하는 것이다. 게이머는 타일을 뽑기전에 어떠한 존의 것을 뽑을지 결정하고, 또한 몇 개의 타일을 뽑을지도 결정해야 한다. 바로 여기에 손에 쥐고 있는 돈을 투자해야 하는데, 오픈된 타일은 장당 4원이고, 그렇지 않은 타일은 장당 1원 뿐이다. 자그마치 4배다. 뽑을 수 있는 타일의 가짓수가 5종류인 것을 생각해보면(타일마다 장수가 동일한 것은 아니다)4배는 일반적인 기대값을 훨씬 상회하는 높은 값이다. 하지만, 원하는 타일이 나온다는 보장도 없기에, 상황에 따라 오픈된 타일에 돈을 투자하는 것이 훨씬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이렇게 구입한 타일을 뽑고 배치하며, 배는 전진한다. 구입한 타일을 다 뽑았거나, 배가 더이상 나아갈 수 없이 육지로 막히거나, 이벤트 타일로 폭풍우를 만난 경우에 타일 배치턴은 끝난다. 마지막으로 배치한 타일에 한해 자신의 말을 배치할 수 있는데, 탐험대와 요새, 개척지중에 한개를 놓는다. 개척지로 갈수록 해당 지역에서 우위를 점하게 되는데, 요새는 아무리 많아도 개척지를 넘어설 수 없고, 탐험대 역시 같은 형태로 요새를 넘어설 수 없다. 즉, 개척지 1개는 요새 100개 + 탐험대 100개로도 해당지역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개척지는 요새, 탐험대보다 배치에 더욱 많은 돈을 투입해야 한다. 흥미로운 점은, 카르카손과는 달리 이미 상대의 말이 놓인 지역에라도 자신의 일꾼을 투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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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중반이라 불러도 될 시점이다. 하얀색 플레이어는 중앙 지역을 완전히 뚫어놓아 출발 비용 없이
여기저기 찔러볼 수 있게 되었고, 오른쪽 위로 10점짜리 지역의 싸움이 볼만하게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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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섬이 완성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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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플레이어의 섬이 완성되고, 섬을 이루는 타일 개수인
4점을 획득한다. 그리고 탐험대는 오두막으로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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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위와 비슷한 상황이다. 무려 3곳의 타일이
자동으로 막힌다. 2개의 섬이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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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데커에서는 사방이 막힌 지역이 생기는 경우,
턴이 끝나면 자동으로 해당 지역을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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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점짜리 타일이 있는 섬이 완성되었다. 16점 짜리 섬이다. 개척지가 놓인 하얀 플레이어가 1등으로 16점을 얻고,
2등인 노란 플레이어가 8점, 공동 3등인 빨간색과 보라색 플레이어가 각각 4점씩을 챙긴다.


그리고, 섬이 완성되었다면 점수를 계산하는데, 섬을 이루는 육지 타일마다 1점씩이다. 역시 카르카손과 다른 점은, 1등만 점수를 먹는 형태가 아닌, 2등부터 꼴등까지도 점수를 먹는 시스템인데, 2등은 1등 점수의 반을 얻고, 3등은 2등 점수의 반을 얻는 형태다. 엔트덱컹에서는 한명의 일꾼도 헛되이 사라지지 않는 셈이다.

게다가, 부수적인 수입도 있다. 섬 계산이 끝나면, 바로 오두막에 투자하는 보너스 스테이지를 진행하는데, 이는 개척지와 요새는 해당 없고 오직 탐험대만 혜택을 받는다. 섬에 투입된 탐험대를 오두막에 보내어, 오두막 속에 숨겨진 생산토큰을 노릴 수 있다. 게임이 끝나고, 오두막마다 1등을 가려(오두막에서는 1등만 점수를 챙긴다)5점에서 15점에 달하는 보너스 점수를 얻게 되는 것이다. 보통 게임에서 1등을 하는 플레이어가 60 ~ 70 점 정도를 획득한다고 봤을 때, 7개 지역에서 얻어지는 5 ~ 15 점의 게임의 승패를 좌우하는 매우 큰 점수다. 때문에, 개척지, 요새 못지 않게 탐험대 투자에도 열을 올려야 한다.

대충 이렇게 엔트데커는 진행되며, 중요 포인트 역시 꼼꼼히 짚었다. 읽기에는 부담되는 룰 일수도 있으나, 애매한 부분 없이 깔끔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룰 때문에 껄쩍 지근한 상황에 봉착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타일을 놓을 게임 보드의 크기가 상당히 크고, 출발 지점을 결정하는데 고심할만한 여지가 많아, 4인플레이 기준으로 넉넉히 2시간 이상은 확보하고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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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거의 지도가 가득 차 간다. 이쯤되면 어서 끝나기만을 바라는 플레이어가 하나둘 이상 생겼을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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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많은 하얀 플레이어가 통행세까지 지불하며 중간으로
파고들어 시작한다. 다른 플레이어의 말이 놓인 타일의
항로를 지나기 위해서는 각각의 타일마다 2원씩을
지불해야 하는 룰이 있다. 아주 결정적인 상황이 아닌
이상에는 보기 힘든 상황인데, 게임 막판 확실한 굳히기를 위해 하얀색 플레이어가 노란 플레이어에게 4원이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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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섬이 완성되었다. 자그마치 27점짜리 섬이다.
하얀 플레이어가 이곳에서도 1등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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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원두막의 점수를 합산한다. 원두막마다 더
많은 탐험대를 놓은 플레이어가 생산토큰에 놓인 점수를
획득하고, 동점인 경우에는 원두막에 더 가까운 탐험대를
놓은 플레이어가 차지한다. 원두막을 통해 얻는 점수는
보드에서 얻는 점수와 비등할 만큼 굉장히 중요한 승부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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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오버. 대장정이 끝났다. 하얀색 플레이어가 큰점수차로 1등, 다음 보라색, 노란색, 빨간색 플레이어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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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82가 생활화된 우리 사회에서 2시간 이상의 플레이타임은 분명 게임 선택에 암초다. 게다가, 엔트데커는 몇가지 문제점을 지적 받고 있는데, 주사위를 굴려 돈을 얻는 턴에 있어, 당사자 이외의 플레이어는 주사위 +1 원을 받는다는 점과 장시간의 플레이타임을 요구하는 게임답지 않게 전략적인 요소보다 운의 요소가 게임의 승패에 더 많은 영향을 준다는 점, 또한 게임 후반까지 집중을 다하기에 2시간 이상의 플레이타임은 확실한 난제다. 게다가, 거대한 게임 보드 못잖게 보드 옆으로 펼쳐놓을 적지 않은 콤포넌트는 적절한 장소 선택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한번 곰곰히 생각해 보라. 가로세로 1.5m 에 달하는 테이블을 갖춘 보드 카페가 의외로 드물다는 사실을 말이다.

사람에 따라 공감하는 부분도 있을 테고, 저것이 무슨 단점이냐고 반박할 게이머도 있을 것이다. 특히, 주요 게임 시스템중 하나인 돈 분배에 있어, 주사위를 굴리지 않은 플레이어가 1원을 더 받는 문제는 확실히 토론해볼만한 부분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게이머에 따라 이를 악용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사실이다. 엔트데커에서 돈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 보기는 힘들지만, 확실히 1~2원에 따라 한두차례의 귀중한 찬스를 살리느냐 못 살리느냐가 결정되는 타이밍이 있다. 때문에 가능하면 상대보다 1원이라도 더 가진 상태에서 진행하는 것이 수월한데, 대부분의 수입을 주사위 굴림에서 얻기 때문에, 되도록 자신의 턴에 3원 이하로 돈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 좋다.

때문에, 게임이 시작되고 한동안 바둑의 포석처럼 정해진 헝그리 플레이가 이뤄지는 경우가 있다. 즉, 가장 적은 돈을 소모하는 플레이, 0원의 출발 지점, 1원의 탐사 비용이 바로 그것인데, 보통의 경우 이렇게 게임이 진행되면 처음 게임을 플레이한 사람이 먼저 했기 때문에 주사위도 먼저 굴리는 상황을 맞이한다. 당연히 부익부빈익빈이라고, 1원이라도 적었던 플레이어는 계속해서 자금난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고, 결론적으로 선플레이어는 그만큼 어려움을 안은채 게임에 돌입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단, 탐험대를 놓는 것이 상당히 게임을 유리하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최저 비용으로 게임을 진행하더라도 탐험대를 놓을 수 있는 상황에서 이를 포기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때문에, 돈을 아끼기 위해 일부러 탐험대를 안 놓는 경우의 수가 있다. 또한, 엔트데커에는 돈을 추가로 벌게 하고, 돈을 반으로 삭감하는 등의 이벤트 타일이 준비되어 있다. 역시, 일정한 순서로 게임을 진행하는데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수다. 게다가, 1~2원으로 게임이 완전히 뒤집어질만큼, 엔트데커에서 돈이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다. 초중반만 되도, 5원 이상을 한번에 몰아가며 오픈된 타일을 구입하는 등, 떼돈을 지출하며 단번에 거지가 되는 플레이어도 어렵잖게 볼 수 있다. 결국, 부익부빈익빅은 터무니 없는 소리며, 이 때문에 엔트데커가 재미없다라 생각된다면 함께 플레이하는 사람을 달리해보기를 추천한다.

또 하나,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있을 법한 집중력 문제. 하나의 게임을 2시간 이상 플레이하면서 한결같은 집중력을 발할 수 있다면, 당신은 범인의 경지를 벗어난 사람이다. 물론, 돈이 안 걸려있어야 한다(^.^;) 특히, 엔트데커는 처음부터 끝까지 별다른 변화 없이 꾸준히 진행되는 형태이기 때문에, 뭔가 반전을 기대하며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무언가가 없다. 게다가, 운의 요소 때문에 이제껏 공든탑이 무너지는 경우까지 곧잘 발생한다면. 중요한 것은 4명이 플레이한다면, 이러한 상황 앞에 좌절하기 보다는 타일이 하나라도 매꿔졌다는 사실에 즐거워하는 플레이어가 1명은 있을거라는 사실이다(-,-;)

엔트데커, 간만에 소개하는 게임치고는 그 무게감이 느껴지는 게임이다. 리뷰 뒤편에서 엔트데커의 단점을 몇 지적해봤는데, 이 때문에 게임이 재미없다고는 절대 말 못할 게임이다. 특히, 5종류의 타일만으로도 이렇게 훌륭하고 다양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사실과 섬을 함께 먹는 즐거움과 오두막을 홀로 독식하는 즐거움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는 점, 누구 말처럼 카르카손에 상당히 다양한 확장판을 끼워 넣은 게임이다는 말처럼, 카르카손에 열광하는 게이머라면, 또 다른 타일 게임으로 엔트데커는 빼어난 선택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겠다.

엔트데커, 카탄의 Klaus Teuber가 만든 게임이다. 카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잘 알려지지 않은 게임이나, Teuber의 3부작으로 카탄과 엔트데커, 그리고 뢰벤헤르츠가 꼽힐 만큼 그가 만든 또 다른 역작이 엔트데커다. 한마디만 하며 끝내겠다. 내가 만나본 많은 이들이 다음 같은 말을 했다.

"카탄보다 엔트데커가 더 재미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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