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의 손이 연출하는 잔혹한 액션. 다크니스2

2012년 2월 10일에 PS3, XBOX360, PC용으로 발매된 '다크니스 2'는 디지털 익스트림즈에서 개발한 FPS 게임이다. 개발사가 바뀌었기 때문에 전체적인 분위기가 전작과 크게 다르지만, 언리얼 토너먼트, 다크 섹터, 바이오쇼크 시리즈 등의 제작에 참가한 경력이 있는 회사에서 만든 게임인 만큼 FPS 장르로서 기본 이상의 완성도를 보이고 있다.

다크니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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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공격 수단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쿼드-윌딩(Quad-Wielding)' 시스템은 본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다. 샷건이나 라이플 등 두 손으로 드는 무기를 제외한 모든 무기를 아킴보(akimbo, 양손에 각각 무기를 들고 동시에 사용하는 것) 할 수 있으며, 소지한 무기를 필요할 때 마음대로 교체할 수 있다.

스토리 모드와 함께 수록된 협동 모드 '벤데타(Vendettas)'는 기본 줄거리와 상관없는 외전 형식으로 진행되며, 고유한 기술을 가진 4명의 캐릭터 중 하나를 골라 혼자서, 혹은 다른 플레이어와 협력해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벤데타는 스토리 모드 클리어 여부와 상관없이 처음부터 플레이 할 수 있지만,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 플레이 할 수 있는 스테이지도 존재한다.

다크니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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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2'의 장점1, 화끈한 액션

이 게임에서는 마피아들이 사용할만한 중소형의 대인화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총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화염과 귀를 찢는 총소리는 다소 심심한 편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쏘는 게임'에서 쏘기와 때리기(또는 베기)가 동시에 잘 이루어지지 않는데 비해, '다크니스 2'는 양손으로 적을 공격하면서 다크니스를 채찍처럼 휘둘러 상대를 해치울 수 있어 상대와의 거리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막 나가는 직관적 액션을 펼칠 수 있다.

다크니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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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2'의 장점2, 말초적 연출

잔인한 연출로 유명한 '데드 스페이스' 시리즈의 사망 장면을 능가하는 본 작품의 처형 장면은 게임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하다. 잡은 부위와 선택 버튼에 따라 심장을 뜯고, 사지를 자르며, 목을 쳐내고, 척추를 뽑아내는 10여개 이상의 다양한 처형 연출이 화면에 펼쳐진다. 내장이 흘러내리거나 안구가 튀어나오는 등의 입체적 연출은 없지만, 내성이 약한 사람들이라면 듣는 것만으로도 구역질을 일으킬 정도의 잔인한 표현은, 반대로 게임에 극한의 잔인성을 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참을 수 없는 매력이 될 것이다.

다크니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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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2'의 장점3, 멀티 엔딩

주인공이 하나의 비극적 엔딩을 맞이한 전작과 달리, 이번 작품에서는 두 가지 엔딩이 마련되어 있다. 많은 멀티 엔딩 게임이 종반부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에서 플레이어가 취한 행동, 선택 등에 의해 엔딩 분기가 이루어지는 것과 달리, '다크니스 2'의 멀티 엔딩은 극 종반부에 나오는 선택 문항 하나로 결정된다. 덕분에 플레이어는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

'다크니스 2'의 장점4, 만화적 표현
각 캐릭터와 배경을 실사 풍으로 그려낸 전작과 달리, 이번 작품은 카툰 렌더링 방식의 그래픽을 보여준다. 플레이어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지만, 극 실사 풍 그래픽이 주류를 이루는 FPS/TPS 장르에서 원작 스타일의 만화적 그래픽을 선택한 그 도전정신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만화적인 내용을 더욱 만화적으로 돋보이게 하는 '다크니스 2'의 카툰 렌더링은, 의외로 게임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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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2'의 장점5, 빛의 특수성

이 게임에서 '빛'은 피하거나, 혹은 파괴해야 할 대상이다. 주인공은 다크니스(어둠)에 지배된 상태이기 때문에, 빛을 쬐면 체력이 줄어들고 힘이 약해진다. 중후반에 들어서면 밝은 빛을 내뿜는 라이트를 들고 '공격'하는 적들이 등장하는데, 주인공의 체력을 빼앗음과 동시에 행동을 제약한다는 점에서 강력한 화기와 보호복으로 중무장한 다른 적들보다 훨씬 위협적이다.
다른 게임에서 등장하는 '빛'이란 길을 알려주거나 상대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게임 진행에 도움을 주는 장치로서 작용한다. 이러한 게임들과 정반대 작용을 하는 '다크니스 2'의 빛은 곧 이 게임 고유의 독특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다크니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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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2'의 단점1, 짧은 플레이 시간

'다크니스 2'의 총 플레이 시간은 5~7시간 정도다. 거의 외길 구성에, 스토리 자체도 매우 짧고, 수수께끼 풀이 요소도 없기 때문에, 빛을 포함한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닥치는 대로 쏘고 부수면 된다. 난이도를 실력 이상으로 높게 설정하지만 않는다면, 적당히 쏘고 다니면서 심장만 꼬박꼬박 챙겨 먹어도 게임 클리어까지 죽을 일이 없다.

짧은 플레이 시간을 보충할 목적으로 탑재됐을 '벤데타' 모드는, 그러나 플레이어의 허전함을 달래주기에 역부족이다. 다양한 무기와 처형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스토리 모드와 달리, '벤데타'에 등장하는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고정된 서브웨폰과 기술 때문에 플레이의 자유도가 낮다. 처형 기술도 적어 몇 번 보다 보면 질린다. 서버도 불안정해 호스트가 튕기면 그때까지 진행한 모든 것이 말짱 도루묵이 된다.

다크니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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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2'의 단점2, 말초적 연출

이 게임의 연출은 무척 잔인하다. 내장이 흘러내리거나 안구가 튀어나오는 등의 입체적인 연출은 없지만, '모탈컴뱃' 시리즈의 페이털리티 시스템을 더욱 역동적으로 묘사한 듯한 본 게임의 처형 장면은 게임의 진입장벽을 19세 이상, 그 중에서도 고어 연출에 내성이 있는 플레이어로 한정시켜 버린다.

적의 공격으로 소비된 총알와 체력을 효과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수단이 처형뿐이라는 점도 문제다. 적의 무기를 빼앗아 사용하거나 각종 오브젝트를 공격에 전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좋든 싫든 처형 기술을 통해 적들을 잔인하게 살해해야 한다. 반복되는 잔혹 묘사는 플레이어의 인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크니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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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2'의 단점3, 조작 키

PC판의 경우, 다크니스를 이용한 채찍질 기본 키가 마우스 휠 버튼으로 설정되어 있다. 하지만 무기 교체에도 마우스 휠을 이용하기 때문에, 적을 공격하거나 문을 여는 등 필요한 순간에 오작동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조작감을 중시한 콘솔 판과 달리 PC판은 사용하는 키가 많기 때문에, 이들과 겹치지 않는 새로운 키에 채찍질 기능을 옮기는 것이 쉽지 않다. 제작사의 배려가 아쉬운 대목이다.

다크니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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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니스 2'의 총정리

'다크니스 2'는 4가지 공격수단을 동시에 이용하는,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잔인함과 화끈한 액션성을 동시에 갖춘 FPS 게임이다.
잔인함이 지나치기 때문에 성인 플레이어라도 이런 쪽에 약하다면 게임 플레이를 권장하기는 힘들다. 시스템 상 잔인한 장면, 즉 처형 장면을 상당히 자주 봐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점을 극복할 수만 있다면, 주인공의 '빛'에 대한 반응이나 '쿼드-윌딩' 시스템, 한 편의 미국 만화를 보는 듯한 독특한 그래픽 등이 매력적인 한 편의 명작 FPS로 플레이어 안에 자리매김 할 것이다.

다만 패키지 가격만큼의 값어치를 하는, 오래 플레이 할 수 있는 게임을 찾는 플레이어는 다른 게임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딱 스토리 모드를 플레이 하는 시간만큼의 재미는 확실하게 보장하지만, 정작 플레이 시간이 지나치게 짧은데다 멀티 플레이 요소의 완성도와 만족도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러닝 타임이 긴 영화를 한 편 보는 데 들이는 비용치고, '다크니스 2'의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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