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發 태풍 LOL, 상륙과 동시에 국내 게임계 지각변동

지난 12월 국내에서 정식으로 서비스를 개시한 라이엇게임즈의 AOS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국내 상륙 4개월만에 PC방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국내 상륙 3개월만에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LOL이 처음으로 국내에 모습을 드러냈을 당시만 하더라도 이 작품이 이 정도의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물론 북미에서 큰 인기를 얻은 작품이고, 국내에서도 북미 서버에서 게임을 즐기는 열성 이용자가 있기에 어느 정도는 성공이 예상됐지만 이 정도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10위권에 모습을 드러낸지 3주만에 아이온, 서든어택, 피파온라인2 등 기존의 절대강자를 연이어 끌어내리며 마침내 PC방 순위의 정점을 찍은 LOL 덕분에 AOS 장르에 대한 국내 시장의 인식도 확 달라졌다. 국내 게임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난 셈이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LOL을 놓치고 나서 땅을 치고 후회를 하고, 그 이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내에서 LOL을 언급하는 것이 금기시 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다양한 이슈를 남긴 LOL. 그렇다면 과연 LOL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라면 이 게임이 무료로 서비스 된다는 게임이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물론 자신이 원하는 챔피언(LOL 내에서 캐릭터가 조작하는 캐릭터)을 구매하거나 몇몇 아이템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현금을 이용해야 하는 측면이 있지만, 굳이 현금으로 캐릭터와 아이템을 구입하지 않아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는 것이 LOL의 장점이다.

개발사이자 서비스사인 라이엇게임즈는 다양한 챔피언들을 게이머가 이용할 수 있도록 매주 챔피언을 교대로 공개하고 있으며, 게이머들은 이들 챔피언을 이용해 다양한 재미를 추구할 수 있다.

라이엇게임즈의 운영 정책도 게이머들에게 큰 공감을 사고 있다. 북미 지역에서는 게이머들이 “이런 식으로 운영하면 돈을 못 벌지 않느냐?”라는 걱정을 하자 “우리는 우리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많아지길 바라고 더 좋은 게임을 개발하는 게 목적이다. 수익은 부가적인 것이니 게이머들은 그런 걱정은 하지 말고 그저 게임을 즐겨달라”고 말해 게이머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던 에피소드가 있을 정도로 라이엇게임즈는 수익도 수익이지만 더 좋은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는 업체로 게이머들에게 인식됐다.

실제로 라이엇게임즈는 매주 다양한 챔피언의 할인 판매를 실시하고, 비매너 게이머로 인해 게이머들이 이탈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비매너 게이머에 대해 다양한 불이익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초보 게이머들이 고수 게이머에게 일방적으로 당하는 일을 막기 위해 비슷한 레벨의 게이머들이 자동으로 매치되는 최고 수준의 매치메이킹 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해 눈길을 끈다.

게임 자체의 매력도 상당한 편이다. 워크래프트의 모드 게임인 도타(Dota)나 카오스가 한 경기를 즐기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과 게임에 익숙해지기에 너무나 까다로운 조작 방법과 스킬 트리를 익혀야 하는 단점을 지니고 있는 것과 달리 LOL은 단순한 조작과 스킬 트리, 아이템 트리만 익혀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그럼에도 절묘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으며 적을 유인하기 위한 전략적 후퇴와 기습공격 등 여러 가지 전술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어 게이머들에게 시종일관 긴장감을 제공하는 것도 장점이다. 아울러 90개가 넘는 챔피언이 등장함에도 이들 챔피언들 사이의 밸런스가 크게 어긋나지 않으며, 밸런스가 어긋나는 상황이 벌어질 시에는 즉각적인 수정이 가해진다는 점도 게이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내고 있는 원인이다.

한편, LOL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과 함께 MMORPG와 FPS 일색이던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도 AOS 장르 붐이 일어나고 있다. 사이퍼즈 온라인, 아발론 온라인, 카오스 온라인 등도 AOS 장르의 열기가 고조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e스포츠에서도 LOL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일색이었던 국내 e스포츠 시장에 새로운 게임이 등장했다는 것은 관람객들에게도 선수에게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새로운 재미를 만끽할 수 있으며, 프로게이머들 역시 자신의 새로운 진로를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LOL 대회에는 많은 관람객이 모여들어 열기가 고조되고 있으며 홍진호, 김원기 같은 유명 프로게이머들도 속속 LOL로 전향하고 있어 이러한 열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게임의 진행이 긴 편이며, 아직 e스포츠 리그 진행을 위한 명확한 룰이 구축되지 않았다는 단점도 존재하지만 이러한 점만 개선된다면 LOL이 스타크래프트에 이어 다시 한 번 e스포츠의 중흥을 이끌 게임이 될 것이라 전문가들은 전망 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AOS 장르의 인기가 고조됨에 따라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과 e스포츠 판에 다시 한 번 활기가 돌고 있다”며, “이러한 AOS 장르의 인기 상승에는 단연 LOL이 앞장 서고 있다고 할 수 있다. LOL의 인기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지를 지켜보는 것도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또 하나의 재미거리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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