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오디션 관점으로 본 2012년 빅3 ‘MMORPG’ 제 점수는요~

공개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비정규직 아르바이트생이 몇 개월 만에 인기가수가 됐고, 16세 소녀의 동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전세계에서 100만 히트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바로 오디션 프로의 힘이다. 끼나 능력이 있다면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가 누구에게나 주어지고 있다.

물론 오디션 프로에서도 발군의 능력을 가지고도 탈락하는 경우가 있지만, 확실한 것은 능력이 부족하면 성장의 한계가 있으며 최고의 자리에 오르진 못한다는 사실이다.

박진영
박진영

올해 가장 주목받는 3개의 MMORPG가 있다. 현재 테스트를 통해 올해 중으로 서비스 될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 넷마블의 리프트다. 게임의 콘텐츠, 스케일, 독특한 재미 등의 기본기를 갖추고 있어 올해 최고가 될 가능성은 충분한 상황이다.

온라인게임이 가진 콘텐츠의 파워와 가능성은 오디션 프로에 참가한 개인의 능력과 끼와 맥락을 같이 한다. 또한 서비스를 앞두고 진행하는 테스트는 공개오디션의 이미지와 맞아떨어진다.

그렇다면 기대작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3개의 게임을 다양한 공개오디션 프로그램의 관점으로 바라보면 어떨까?

블소 포스터
블소 포스터

가장 먼저 엔씨소프트의 MMORPG 블레이드앤소울은 K팝스타의 박진영 심사위원의 심사평이 떠오른다.

“첫 음을 정확하게 딱 때리고 들어가서, 청중들을 한 번에 휘어잡았다”

K팝스타의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는 이하이와 박지민이 들었던 심사평이다. 블레이드앤소울도 마찬가지다. 첫 테스트에서 게이머들이 원하는 많은 것들을 확실하게 보여주어 폭발적인 기대감을 뇌리에 각인시켰다.

화려한 비주얼로 시작해 이어지는 충격적인 홍석근 사부의 죽음, 그리고 이어지는 오프닝 동영상은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전달했다. 성공하는 콘텐츠가 보여주는 흥미로운 스토리텔링, 관심을 잡아끄는 플롯 구성 등이 완벽할 정도로 평가받았다. 게다가 엔씨소프트가 자랑하는 전투까지 갖췄다.

물론 문제점은 있다. 첫 느낌이 너무 강했던 탓에 시장의 기대감이 너무 커졌다. 스토리도 시작이 강력했기 때문에 새로운 반전이나 전개가 필요하다.

앞서 설명한 두 명의 우승후보가 방송에서 혹평을 받을 때도 그러했다. 매번 같은 것만으로는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심사위원들의 설명이다. 때문에 개발사인 엔씨소프트는 테스트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다소 부담감을 짊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두 번의 테스트가 너무 좋은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현재 모습으로 평가한 블레이드앤소울은 88점이다. 스토리텔링, 전개, 비주얼 등 초반 콘텐츠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확실하게 짜여 있다. 문제는 이후다. 초반의 스토리와 구성을 받쳐줄 수 있는 콘텐츠와 운영이 필요하다. 상반기 중 오픈베타를 진행할 예정인데, 다음 테스트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에 따라 시장과 게이머들의 기대감은 더욱 높아질 수도 있고 거품이 다소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

리프트
메인
리프트 메인

얼마 전 국내 첫 테스트를 마친 '리프트'는 슈퍼스타K의 윤종신 심사위원의 심사평이 떠오른다.

“다른 경쟁자들에 없는 희소성을 가지고 있다”

윤종신 심사위원의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희소성’이란 단어는 시장에 없는 새로운 가치나 가능성을 뜻한다. 리프트도 이런 희소성을 가지고 있다. 바로 게임 이름이자 핵심 시스템인 ‘리프트’다.

모든 게임에는 미션과 퀘스트들의 공백이 존재한다. 자칫 게이머들이 지루해할만한 타이밍에 리프트에서는 다른 차원의 적들이 세계에 난입해 게이머들과 이를 막아내기 위해 자연스럽게 협동한다는 구조다. 그래서 지루해할 타이밍은 커녕 콘텐츠의 호흡을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빡빡하게 짜여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주력 콘텐츠가 혼자가 아닌 함께 할 때 더욱 빛을 발하는 콘텐츠이기에 오랜 서비스로 기본 이상의 사용자들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두 개의 세력의 대립, 대규모 전장, 거점 방어, 리프트 봉인 등에는 대규모 인원이 필요하다. 오픈 초기나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할 때는 아마 큰 문제가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바라봤을 때 문제가 될 수 있는 불씨를 가지고 있다.

현재 모습으로 평가한 리프트의 점수는 82점이다. 첫 테스트였음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운영, 콘텐츠의 재미, 기대작으로 불릴만한 스케일 등 성공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테스트에 참여했던 참가자들의 평가도 호평 일색이었다. 다만 빠르게 오픈베타를 준비하는 것은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직 경쟁작들에 비해 인지도가 부족한 상황에서 현재 상황이 만족스럽다고 일정을 빠르게 가져가는 것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불러 올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아키에이지는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인 보이스코리아가 떠오른다. 다른 공개오디션 프로와 달리 보이스코리아는 블라인드 상태에서 목소리만 듣고 선발하는 독특한 방식이다. 쉽게 말해 그 사람이 가진 외모보단 가능성과 실력으로 평가하는 부분이 강하다.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 빛을 보지 못했는데, 그 가능성을 보다 끌어내고 싶습니다”

보이스코리아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심사평이다. 아직 원석이지만 다듬고 깎으면 빛을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키에이지는 4번의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했지만 다른 게임에 비해 원석에 가깝다. 송재경 대표가 그리는 온라인게임의 미래, 새로운 방식의 자유도, 울티마 온라인과 리니지 그리고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아우르는 재미 등 그 가능성은 심사위원들이 참지 못하고 버튼을 누르게 할 만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문제는 아직 그것들을 아우르는 중심과 짜임새가 부족하다. 전민희 작가가 참여한 게임의 메인 스토리는 미공개 상태이고, 온라인게임에서 흔하디흔한 콘텐츠인 인스턴스던전(인던)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수차례의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인던을 공개하지 않은 게임은 아키에이지가 유일할 정도다.

그런 의미에서 아키에이지의 현재 모습으로 평가한 점수는 79점이다. 가능성과 미래에 대한 부분을 감안한 점수다. 지난 95일간의 테스트에서 아키에이지가 그리고 있는 방향성은 확인했고, 가능성도 인정은 받았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이제는 미래와 가능성이 아닌 경쟁작들처럼 시장에서 어필할 수 있는 것들을 보여줄 때가 왔다.

<마치며>
3개의 게임을 공개오디션 프로그램의 관점으로 살펴봤다. 모든 게임을 현재의 시점에서 평가한 것이다. 아직 오픈베타까지 준비 기간이 남아있는 만큼 게임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중요한 것은 공개오디션 프로그램은 심사위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현재의 모습과 시장성으로 점수를 평가할 수도 있고, 미래와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이제 심사위원석에는 많은 게이머들이 앉게 된다. 3개의 대작 게임들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평가할 수 있다.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평가하게 될지는 자유에 맡긴다. 그리고 이야기하면 된다.

“제 점수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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