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스런 모습 이어지는 일본 비디오게임, 왜 방황하는가?

일본 비디오게임 개발사들의 방황이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다. 새롭게 선보여지는 게임들은 출시 전 해외 게임 웹진들로부터는 평균 이하의 점수를 잇달아 받아들고 있으며, 게이머들은 커뮤니티를 통해 비난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과거부터 꾸준히 인기를 누려오던 프랜차이즈의 신작들 역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에는 부족한 모습을 잇달아 선보이며 높은 충성도를 보여주던 팬층마저 이탈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코에이테크모의 닌자 액션 게임 '닌자 가이덴 3'는 美 IGN으로부터 10점 만점에 3점이라는 참혹한 점수를 받아들었으며, 슈팅 액션으로의 게임 장르 다양화를 꾀했던 '바이오하자드 오퍼레이션 라쿤시티' 역시 4점이라는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그나마 프롬소프트웨어의 신작 '아머드코어 5'는 7.5점을받아 좋은 게임이라는 평을 받았으나, 이 역시 게임 프랜차이즈가 그동안 누려왔던 인기를 고려해본다면 아쉬움이 느껴지는 수준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이와 같은 점수는 일본 국내 매체들로부터 8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받았던 게임 타이틀들이었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일본게임 죽이기"가 아니냐는 논쟁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게임업계에서는 이러한 일본 비디오게임의 몰락은 이전부터 예견된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여전히 자신들의 제품에 성원을 보내주는 일본 게이머들과 비판적인 시선으로 발전을 요구하는 해외 업계 관계자들 간의 시선의 온도차에 혼란스러워하던 일본의 개발사들이 자신들에게 더 달콤한 게이머들의 칭찬만을 받아들이고 변화를 멀리했기 때문이라는 것.

이에 대해 에픽게임스 저팬의 가와사키 타카유키 대표는 지난해 한국 방문시 게임동아와 가졌던 인터뷰에서 "일본의 게이머들 중에는 아직 2D 게임에 대한 향수를 버리지 못하고 북미나 유럽스타일의 게임에 대해 어렵고 서양적이라 자신들과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국내 시장의 안정적 유지를 원하는 게임 업체들은 위기의식을 느끼면서도 결국 이들의 의견을 좇게 된다는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결국 이와 같은 안정을 취하던 일본 게임사들이 그동안 엄청난 변화를 겪으며 자신들의 세계를 탄탄히 구축해온 북미, 유럽의 게임사들과 해외 시장에서 경쟁을 하려고 하니 한계에 부딪히게 된 것이다.

여기에 웬만해서는 다른 사람들이 만든 기술을 사용하지 않으려 하는 일본 특유의 '장인'의 자세 역시 기술의 발전을 더디게 함으로써 같은 장면, 같은 액션을 표현하더라도 여타 게임들에 비해 빈약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게 된 것이다.

물론 일본의 게임들 중 '마리오' 시리즈나 '몬스터헌터' 시리즈와 같은 일부 게임은 여전히 전세계적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그 게임들은 자신들의 허들을 뛰어넘는 '혁신'을 뒷받침으로 한 게임으로 신작에서도 그 혁신의 전통이 이어지면서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이런 '혁신'을 보여주는 게임은 이제 일본의 신작 게임 중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파이널판타니13-2
파이널판타니13-2

대신 인기 있는 장르의 게임들, 프랜차이즈의 기존 인기작들과 비슷비슷한 모습만을 보여주며 '새로움에 대한 두근거림'을 잊게 만들었으며, 결국 자신들의 인기의 하락이라는 스스로가 판 함정에 빠져버렸다.

또한 이러한 인기 하락의 원인을 자신들로부터 찾기 보다는 게이머들에게 돌려 '불법복제' '중고거래' 등의 이슈를 문제삼기 시작했으며, 이를 해결하겠다며 등장시킨 다운로드 콘텐츠를 이용해 새로운 이익 창출에 나서기 시작했다.

다운로드 콘텐츠는 원래 기존 타이틀서는 보여주지 못한 부분 또는 새로운 전개 등을 보여주기 위한 게임 캐릭터의 복장이나, 장비 등 보너스 요소를 위해 도입된 방식이었는데, 이를 통해 추가 수입을 얻게 된 일본 게임사들은 새로운 재미를 추가해주는 정도를 넘어 중요한 콘텐츠나 내용, 심지어는 엔딩의 영역으로까지 확대되며 게이머에게 게임 타이틀의 수배에 달하는 추가 구매 비용을 떠넘기며 빈축을 사고 있다.

최근 출시됐던 스퀘어에닉스의 '파이널판타지 13-2'는 기존 소프트웨어에서 제대로 끝이 맺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DLC를 구입해야만 제대로 게임이 진행되도록 했으며, 반다이남코게임스의 '기동전사 건담 UC' '릿지레이서' '괴혼 노 비타'등의 게임은 게임 내 미션 및 중 상당수를 DLC방식으로 구매하도록 해 게임 타이틀을 구매한 게이머들이 "게임을 구매한 것이 아니라 게임 내 DLC를 구매할 수 있는 자격을 구입했다"라는 탄식을 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상당수 지속되고 있음에도 일본 게임사들 상당수가 게이머들의 이야기를 듣는 대신 귀를 막고 열심히 신작 게임들을 찍어내고 있으며 이들 중 대부분이 위와 같은 상황을 답습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유명 일본 개발자 이타가키 토모노부는 "일본 게임사의 경영진들은 '게임을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게임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는 전혀 모른다. 일본 경영진들은 자신들이 일을 잘 하고 있다고 착각에 빠져 있다"며 게임의 재미를 무시한 채 영업 이익에만 목을 매는 일본 게임사 윗선들을 비판했으며, 게임 음악 작곡가 야마오카 아키라도 최근 가진 인터뷰에서 "DLC와 같은 것으로 게이머들이 원하는 즐거움을 제공할 수 없으며, 결국 일본 개발사들은 글로벌 시장을 만족시키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현재는 여전히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온라인게임과 새로운 도전자로 떠오른 스마트폰게임과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시점으로 비디오게임이 과거와 같이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업계의 전문가들은 일본의 게임개발사들이 이제 환상에서 깨 현실로 돌아와야 할 시간이며 시장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자신들만의 색깔을 갖고 글로벌시장에 먹힐 콘텐츠의 개발에 욕심을 내야 할 시점이라고 이야기하며 "지금까지 자신들이 세워온 유산을 더욱 굳건히 하기 위해서라도 변화를 기꺼이 받아들일 자세가 그 어느때보다 필요하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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