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속 인기만으론 부족해 생활속까지 파고드는 게임들

최근 마트나 시장에 들러 장을 보다보면 이전에 비해 게임 관련 상품들이 눈에 많이 띄고 있다. 인기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게임 관련 상품들이 출시되는 일만을 놓고 보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그 수가 알게 모르게 조금씩 상승하고 있는 중이다.

등장하는 상품들의 종류 역시 캐릭터들을 주제로 한 봉제인형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완구, 문구류 등을 넘어 머그컵, 메모지 등의 생활 잡화와 의복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해지고 있어 이제 본격적으로 게임 산업이 생활 상품 시장까지 파고들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지금의 이런 열기를 대변하는 제품으로는 로비오의 '앵그리 버드'를 꼽을 수 있다. 지난 2009년 말 처음으로 스마트폰에 등장했던 '앵그리버드'는 게이머의 도전의식을 불태우는 다양한 난이도의 퍼즐과 돼지 및 새들로 구성된 귀여운 캐릭터들이 인기를 모으며 스마트폰 최고의 게임 시리즈로 발돋움했다.

그리고 이런 열기는 화면 밖 세계로까지 이어지며 봉제 인형과 같은 완구류와 문구류는 물론, 후드티, 양말과 같은 의복에 이르기까지 이 귀여우면서도 개성 넘치는 새와 돼지가 그려진 상품들이 불티나가 팔려나가고 있는 중이다.

개발사인 로비오에서 밝힌 관련 상품의 종류만 해도 현재 20,000여종 이상이며, 대표적인 상품이라 할 수 있는 봉제인형의 경우 지난해 전세계에 2,500만개 이상이 팔려나갔다. 최근 52부작 애니메이션 제작까지 결정된 '앵그리버드'는 이제 단순한 스마트폰 게임을 넘어 노키아를 제치고 핀란드의 대표 상품으로 올라서게 됐다.

게임의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미국과 일본 역시 다수의 게임 관련 상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각 대형 퍼블리셔들을 통해 출시된 게임들은 각 상품군에 맞게 캐릭터가 재편되고 다양한 일러스트로 모습을 바꿔 제품에 그려져 판매되고 있으며, 이렇게 캐릭터 상품화된 제품들은 기존 제품들에 비해 높은 가격에 판매됨에도 불구하고 마니아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물론 모든 제품이 좋은 평을 듣는 것은 아니지만 게임을 바탕으로 한 상품의 역사가 긴 만큼 다른 나라에서 출시되는 관련 상품에 비해 보다 폭넓은 제품이 출시되고 있어 캐릭터 상품에 큰 관련이 없어 보이는 제품군에서도 관련 상품이 선보여지고 있는 중이다.

얼마 전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에픽게임스의 로드 퍼거슨 디렉터는 '게임테크 2012'의 기조연설에서 '기어스 오브 워' 프랜차이즈를 통해 3편의 게임과 코믹, 소설 등 다양한 관련 상품의 판매 수익이 10억 달러(한화 1조 1,405억원)를 넘었다고 밝혀, 참가자들로 하여금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캐주얼 게임이 아님에도 이정도의 수익을 거뒀다는 점이 놀랍다"는 평을 얻기도 했다.

우리나라 역시 과거부터 많은 게임 관련 상품들이 쏟아진바 있다. 온라인게임이 높은 인기를 누리던 수년 전, 온라인게임 업체들은 자사의 대표 게임의 캐릭터, 또는 일러스트가 등장하는 상품을 앞다퉈 찍어내며 게이머들을 유혹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의 온라인게임의 인기가 관련 상품들을 시장 안에 굳건히 자리 잡을 수 있을 때까지 오래 이어진 경우가 많지 않았고, 굳이 게임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에게까지 팔고자하는 의지가 부족했던 탓에 유소년을 대상으로 한 '캐릭터 학습 만화' 정도를 제외하고는 반짝 인기를 누리다 사라지며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위에서 소개했던 '앵그리 버드'와 같이 생활 패턴이 스마트폰 위주로 바뀌면서 이에 관련된 상품 시장이 조금씩 그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중이며, 사람들은 이제 핸드폰과 태블릿의 케이스를 비롯해 IT 관련기기를 구매할 때는 물론 굳이 IT에 관련된 기기가 아니어도 조금 더 시각적으로 친숙한 캐릭터가 들어있는 제품을 선택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국내 개발사 페이즈캣의 인기 스마트폰용 게임 '팔라독'의 예를 들 수 있다. iOS와 안드로이드의 국내 마트 정복은 물론 해외에서도 그 명성을 떨치고 있는 '팔라독' 관련 제품이 봉제 인형과 스티커류를 시작으로 조금씩 영역을 확대하며 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이머들의 반응 역시 다양한 팬시 제품군을 통해 '팔라독' 제품을 만나기를 원하는 등 우호적인 분위기다.

이에 대해 게임 업계는 스마트폰을 통해 국가의 제약이 적어지면서 보다 다양한 국가에 노출시킬 수 있어 게임의 재미와 캐릭터성만 확실하다면 다른 캐릭터들도 충분히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보고 있는 중이다.

게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게임 밖 영역까지 노리는 '앵그리버드'와 같이 이제 캐릭터가 다시금 중요한 역할을 할 시기가 왔다"며 "게임 관련 상품은 게이머들만 즐긴다는 고정 관념이 조금씩 깨어지고 있는 지금, 누구나 반길 만한 캐릭터가 등장하고 이것이 제품화 된다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