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천외한 불사신 액션, 네버데드

이원태 lwtgo@hanmail.net

온몸이 잘리고 심지어 머리가 떨어져도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주인공을 본 적이 있는가? 이번에 소개할 게임인 네버데드의 주인공 브라이스가 그러한 인물이다. 패키지 뒷면을 보면 "500년 전 마왕과의 싸움에서 부인을 잃고 불사신의 몸을 얻게 된 브라이스! 죽음도 없고 룰도 없는 전대미문의 불사신 액션을 네버데드에서 맛볼 수 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데, 게임에서 불사신이라는 존재를 다룬 적이 별로 없다보니 꽤 흥미롭다(물론 다른 게임들도 재시작이 있으니 나름 불사신이라면 불사신이지만...) 하지만 불사신은 자칫 잘못 활용하면 긴장감을 없애버려 결국 게임의 재미를 떨어뜨리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과연 네버데드는 얼마나 불사신이란 소재를 잘 활용했을지 살펴보도록 하자.

네버데드
네버데드

괜찮은 그래픽. 하지만 시점이 영....
네버데드는 주인공의 과거에 대한 단편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때 고퀄리티의 CG영상을 보면서 그래픽에 대한 기대를 충분히 하게 만들었고 실제로 게임에 들어가서도 나쁘지 않은 수준의 영상미를 보여준다. 다소 거친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주변 사물이나 캐릭터, 몬스터들의 모델링이 나쁘지 않다. 특히 주인공의 액션에 따라서 파괴되는 사물이나 영향을 받는 오브젝트를 보고 있으면 꽤나 신경 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양질의 그래픽임에도 불구하고 시점이나 시야변경이 너무 어설퍼서 난잡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일단 우측 아날로그를 통해서 시점을 이동하는 TPS나 FPS 방식이지만 부드럽게 움직인다기 보단 다소 뻑뻑하거나 너무 휙 돌아가는 느낌이다. 옵션에서 에임(AIM) 감도 설정을 해도 좀처럼 편안한 감각으로 즐기기 힘들다. 특히나 이리저리 정신없이 움직이면서 전투를 치러야 하고 돌아다녀야 하는 게임인데도 주인공이 벽면근처에 갔을 때 화면처리가 영 답답하다.

네버데드
네버데드

자유롭게 시점을 돌릴 수 있는 것이 장점이지만 특정 구간에서는 적절하게 게임 시스템상으로 원활한 시점을 잡아줘야 하는 경우가 있다. 아니면 특별한 방법으로 불편을 최소화 하던지... 네버데드는 벽 쪽이나 캐릭터가 보이지 않을 경우 주인공의 실루엣을 하얗게 보이는 방식을 택했다. 그냥 방법만을 들었을 때에는 어떨지 몰라도 직접 게임을 하는 동안에는 너무 뜬금없는 느낌이다. 기본적으로 3인칭이었던 게임이 1인칭 급으로 갑자기 변하기도 하고 방향감을 상실하기도 해서 조작이 답답하단 인상을 받게 된다. 게다가 바닥에 널브러진 다양한 물체 때문에 움직일 수 없는 부분이 꽤나 많이 발생하는데 이 또한 조작의 불편함을 야기한다. 전투의 영향에 따라 바뀌는 환경도 좋지만 너무나 걸리적거리는 부분이 많은 느낌이다. 불편한 시점에 원활한 움직임마저 불가능하니 여러모로 답답하다.

네버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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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과 검을 활용한 기본액션은 괜찮다.
네버데드의 전투는 총과 검을 활용해서 이뤄진다. 총기류 같은 경우는 기존 콘솔 TPS와 같은 형태로 쉽게 적응을 할 수 있게 구성돼 있고 검은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을 이용해 직접 검을 움직여서 자르는 컨트롤 형태를 취했다. 버튼을 누르는 것에서 벗어나 아날로그 스틱을 이용해 검을 휘두르는 것은 꽤 괜찮은 느낌이다(네버데드가 최초는 아니지만...) 무기의 변경은 언제라도 할 수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에 따라서 적절히 근원거리를 오가며 전투를 즐기는 맛이 있다. 흥겨운 배경음악과 함께 화려한 화면효과를 보면 확실히 할 만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리고 포인트를 이용해 다양한 스킬을 개방하면서 직접 슬롯에 장착하는 부분은 약간의 커스터마이즈 느낌도 맛볼 수 있어서 괜찮았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목을 잡히고 마는데... 게임의 핵심요소라고 할 수 있는 신체절단이 스트레스의 원흉이 되고 말았다.

네버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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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신도 좋지만 이거 너무 쉽게 잘리는데?
네버데드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면 역시나 불사신 주인공 브라이스의 액션이다. 게임이 발매되기 전부터 머리가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모습을 보여줬고 이런 신체절단의 요소는 활용여하에 따라서 색다른 재미를 주기에 충분한 소재였다. 하지만 네버데드에서 신체절단이란 요소는 참신함보다는 답답함과 짜증을 초래했다. 첫인상은 나쁘지 않았다. 거대한 몸으로는 들어갈 수 없는 공간은 자신이 직접 머리를 뽑아(?) 데굴데굴 굴러서 환풍구를 통해 들어가서 문을 열기도 하고 권총을 쥔 자신의 손을 몬스터의 입속에 넣어서 약점을 드러내게 하는 요소는 확실히 새롭고 신선했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이후에는 너무 반복적으로 머리를 뽑는 액션을 사용하게 되어 금방 식상해진다. 가장 큰 문제는 전투에서 신체절단의 요소가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네버데드는 액션게임이기 때문에 전투가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총과 검을 다루는 액션의 완성도를 떠나서 너무 신체절단이 쉽게 발생해서 게임의 맥을 끊는다.

네버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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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절단을 당해도 주인공은 버젓이 살아서 게임 속을 돌아다닌다. 한 다리가 잘리면 외발뛰기로, 두 다리가 잘리면 기어서, 한 팔이 잘리면 나머지 팔로, 심지어 머리가 날아가도 데굴데굴 굴러다닌다. 그리고 부활게이지가 회복되면 간편하게 버튼 하나 누르면 몸이 짠하고 피콜로처럼 돋아난다. 처음엔 잘리는 부위에 따라 바뀌는 모션이 재미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은 초반의 감흥일 뿐... 전투 중에 적에게 약간의 공격만 받아도 너무나 쉽게 몸이 분리되고 이로 인해서 공격을 하지 못하는 상태로 피하면서 떨어진 몸을 붙이러 다니거나 게이지가 회복되기를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너무나 지루하고 답답하다. 후반으로 갈수록 적도 강력해지니 걸핏하면 분리되는 주인공 덕분에 멘탈붕괴를 일으킬 정도... 한 대 때리고 분리.. 몸 붙이러 돌아다니다가 두 대 맞고 분리, 다시 몸 찾으러... 혹은 한 번도 공격 못하고 선제공격 맞고 다시 분리..... 이 정도면 플레이어의 정신이 분리될 지경. 게다가 머리만 굴러다니고 있을 때에는 적중에 흡입을 하는 녀석이 있는데 이녀석에게 먹힌 뒤 버튼액션에 성공하지 못했을 경우 체크포인트부터 시작한다. 체크포인트가 자주 있기에 큰 부담이 없지만 불사신이면서 몬스터 뱃속에서 버튼액션에 실패하면 재시작이라니!! 이건 도대체 무슨 상황이야!

네버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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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모드를 지원하기는 하는데..
네버데드는 협력 및 경쟁모드를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람이 없어서 즐기지 못하는 것이 아이러니-0- 리뷰를 맡게 된 시점이 좀 늦어진 것도 있어서 사람이 빠지기 이전이라면 즐겨볼 수도 있었을 텐데... 어쨌든 온라인을 통해서 민간인 구출 및 데몬에그를 모으는 대전모드 등을 지원하고 있으니 혹시나 친구들과 같이 구입했다면 즐겨보도록 하자.

네버데드
네버데드

한글화도 안됐고... 추천하기엔 영..
네버데드는 불사신과 신체절단의 요소로 주목을 끌긴 했어도 게임의 완성도 측면에서 봤을 때는 밸런스 조절에 실패한 케이스다. 적의 공격에 인한 신체절단에 대해 어느 정도 납득할 만한 게임의 맥을 끊지 않을 정도의 기준점을 잘 잡았다면 이 정도까지 버림을 받은 게임이 되지는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어쩔 수 없지만 혹시나 후속작이 나온다면 신체절단 밸런스는 반드시 수정해서 나오길 바란다. 네버데드는 뭔가 어설픈 맛의 게임을 찾는 사람들에게나 환영받을지도 모르겠다.

네버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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