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게임 5주년설 깨지나? 굳건한 PS3-Xbox360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에서 진행된 E3 2012는 비디오게임 마니아들에게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을 남기며 막을 내렸다. 어새신크리드, 갓오브워 등 인기 게임의 최신작들이 두루두루 공개됐음에도 게이머들이 이번 E3 2012에서 실망한 이유는 하나. 기대했던 신형 하드웨어의 소식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닌텐도의 신형 비디오게임기 Wii U가 이번 E3 2012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긴 했지만, Wii U는 지난 E3 2011에서도 모습을 드러낸 바 있기에 완전히 새로운 공개라기 하기는 어려운 상황. 게다가 E3 2012 이전부터 Xbox360과 PS3의 후속기종의 정보가 공개될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지만 막상 막이 오른 E3에서는 신형 비디오게임기에 대한 소식을 찾아볼 수 없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의 신형 비디오게임기 소식이 공개되지 않고 있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 공공연히 퍼져 있는 소위 ‘비디오게임 5주년설’도 이제는 옛말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비디오게임 5주년설’이란 하나의 비디오게임기가 등장하고 약 5년이 지나고 나면 다음 세대의 비디오게임기가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다는 내용의 이론이다. 실제로 슈퍼패미콤-메가드라이브, 세턴-플레이스테이션 등 비디오게임 시장을 주름잡았던 기기들이 활약한 전성기가 5년 정도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비디오게임 5주년설’은 비디오게임 업계를 주름잡는 일종의 ‘진리’처럼 받아들여져 왔다.

하지만 2005년 11월 16일에 최초로 모습을 드러낸 Xbox360과 1년 후인 2006년 11월에 발매된 PS3는 각각 출시된 지 7주년과 6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 세대에 들어 ‘비디오게임 5주년설’은 설득력을 잃었다는 주장이 나올만도 하다. 출시된 지 5년을 훌쩍 넘은 두 기종이 비디오게임 시장을 꽉 잡고 있으니 말이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비디오게임 시장에 단순히 후속기종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넘어, 이들 두 기종이 여전히 시장에서 뛰어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년 같으면 출시된지 5년이 넘은 비디오게임기로는 신작 타이틀의 발매가 뜸해지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Xbox360과 PS3 진영은 여전히 출시를 앞두고 있는 다수의 타이틀 라인업을 자랑하고 있다.

이렇듯 이들 기기가 긴 생명력을 자랑할 수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현 세대 기종의 긴 생명력의 바탕으로 빼어난 하드웨어 스펙과 신규 하드웨어의 부족한 경제성을 원인으로 꼽는다. 여기에 더해 현 세대 기종이 여전한 성장동력을 지니고 있다는 견해를 보이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들의 이야기는 모두 그 나름의 설득력을 갖고 있다. 양 기종으로 출시되는 게임들의 경우, 일부 게임들이 매우 뛰어난 퀄리티를 보이기도 하지만 기기의 성능을 십분 이용하고 있는 게임들의 수는 그다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즉, 개발사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원하는 게임을 개발하기에 하드웨어 성능에 아직은 여유가 있다고 느끼고 있다는 이야기다.

신규 하드웨어 개발의 경제성을 원인으로 꼽는 이들의 주장도 나름의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신규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것보다 현재 시판 중인 기기를 판매하는 것이 더욱 경제성이 있다는 것이다. 아직도 시장에서 충분히 잘 팔리고 있는 기기를 굳이 밀어내고 새로운 기기를 출시할 이유가 하드웨어 개발사 입장에서는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가 비디오게임 산업에서 흑자전환을 거둔 지 오래되지 않았다는 점도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들 두 회사는 출시 이후부터 수 년에 걸쳐 적자를 감수하고 비디오게임기를 판매해왔으며, 이러한 노력 끝에 최근에야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런 두 회사가 다시 신형 기기를 출시한다는 것은 어렵게 거둔 흑자라는 결실을 포기하고 다시 가시밭 길에 뛰어드는 셈인데, 이러한 결단을 내리는 것은 양사 모두에게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양사는 자사의 비디오게임기에 ‘동작인식’이라는 컨셉을 적용시켜, 기기에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하기도 했다. Xbox360의 ‘키넥트’와 PS3의 ‘PS무브’가 이들 기기에 생명력을 가져온 주역이다. 닌텐도의 Wii가 선보인 ‘패드를 손으로 붙잡고 즐기는 게임이 아닌 온몸으로 즐기는 게임’이라는 컨셉을 더욱 발전시킨 이들 기기는 그 뛰어난 성능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이들 기기를 통해 하드코어 게이머들이 아닌 가볍게 게임을 즐기기 원하는 가족단위의 게이머들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데 성공해 자신들의 입지를 넓히는 데도 성공했다.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 열렸으니, 업체 입장에서 신규 하드웨어를 선보일 이유가 없다는 것도 ‘비디오게임 5주년설’을 무색하게 만든 원동력 중 하나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위 말하는 Xbox720이나 PS4는 언젠가 분명 출시가 될 것이다. 그 시기가 언제가 될 것인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다만, 가까운 시일 내에 출시가 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라며, “신규 하드웨어에 대한 다양한 소문이 나오고 있지만 진위여부가 확인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신규 비디오게임기에 대한 소식은 게이머들 뿐만 아니라 업계 종사자들 모두의 화제거리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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