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 첫발을 내딛은 블레이드앤소울, 3개월 뒤가 중요하다

500억 원의 개발비, 6년의 개발기간 등 대표적인 한국형 블록버스터 MMORPG를 표방한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이 모습을 드러냈다.

결과는 ‘명불허전’이라는 네 글자로 요악된다. 21일 오후 4시 공개 시범 서비스(OBT)가 시작되자 마자 15만 명의 인파가 몰렸고, 오후 11시경에는 서버를 29개로 늘려야만 했다. 전체적인 동시 접속자 수는 25만 명으로 추정되고 하루 만에 PC방 순위 3위(9.55%)로 뛰어 오르기도 했다. 여기에 인기 행진이 주말로 이어지면 약 30만~35만 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돼 PC방 순위의 반등도 한 번 더 노려볼만한 상황이다.

이러한 ‘블소’의 돌풍은 어느정도 예견되어온 것이기도 하지만, 엔씨소프트의 전작인 ‘아이온’의 기록을 훌쩍 뛰어 넘는데다 ‘디아블로3’ 등 강력한 라이벌 게임이 버티고 있었는데도 나온 수치여서 고무적이다. 10여 년 간 꾸준히 뚝심있게 게임 서비스를 해온 엔씨소프트 답게 서버 부하 등의 문제가 극히 적었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는 부분이다.

시선을 게임 자체로 돌리면 엔씨소프트가 얼마나 이 게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다. 우선 외적으로는 김형태 AD(디자인 책임자)를 중심으로 한 퀄리티 높은 그래픽과 사운드, 그리고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강한 액션이 게임을 감싸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동영상과 연출만으로 기대순위 1위를 독차지한 저력이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 자체만으로도 매력적인데, 내면을 보면 기존의 MMORPG에서 시도조차 하지 못했던 감정이입 형 장치들이 쏟아진다. 총 1시간 30분에 달하는 게임 속 시네마틱 영상, 800여 개의 NPC(인공지능 캐릭터), 100여 명의 성우 등이 여러 연맹과 갈등을 표출하고 있다. 엑스박스360이나 PS3의 전문 콘솔 게임에서나 느낄 수 있었던 각 캐릭터의 감정 이입이 그대로 느껴진다.

게임의 콘텐츠는 지금 이 시간에도 빠르게 소모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MMORPG 외길을 걸었고 2번의 대형 비공개 시범서비스(CBT)로 담금질을 해온 만큼 당장은 위협요소가 없어보인다. 게이머들은 흥미진진하게 퀘스트를 달성하고, 전투를 익히고 캐릭터를 키워가고 있고, 게시판 등을 봐도 찬사가 이어질 뿐 게이머들의 불만은 거의 없다.

보통 온라인 게임 분야에서 초반에 이 정도의 게이머들을 몰아온 게임은 게임성을 떠나 ‘많은 인원’을 담보로 인기가 주욱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인원이 많으니 경제 시스템이 활성화되고, 게이머들 사이에서 수많은 사건이 이어진다. 한 번 안착되면 게임사는 게이머들을 주인으로 맡기고, 갈 길만 살짝 인도해주면 되는 것이다.

때문에 ‘블소’는 크게 2가지만 넘으면 적어도 ‘아이온’과 같은 방식으로 인기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과금 방식이다. 아직 엔씨소프트 측에서 ‘블소’의 과금 방식에 대해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아이온’의 경우 OBT 이후 20일 안에 발표했던 것을 감안할 때 얼마 지나지 않아 발표될 확률이 많다. 과금 방식에 따라 게이머들이 떠날 수도 더 유입될 수도 있기 때문에 당장은 과금 발표가 엔씨소프트의 큰 과제다.

두 번째는 현재 게이머들이 즐기고 있는 선행 콘텐츠에 이은 첫 번째 대형 업데이트다. 보통은 3개월 정도 지난 후 대형 업데이트가 나오는데, ‘블소’ 또한 이 업데이트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게임 수명이 아예 달라질 수 있다. 게이머들의 성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기민하게 대응해서 업데이트를 내놔야 한다. 이 업데이트를 잘못 내놓고 확 무너진 게임이 이미 시장에 여럿이다.

여하튼, 6월21일이 왔고 뚜껑은 열렸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에 이어 ‘블소’로 세찬 새 출발을 하고 있다. 앞으로 3개월 뒤면 ‘블소’가 ‘아이온’의 뒤를 이어 국내 대표급 MMORPG로 수년 간 생명을 이어갈 수 있을지 실패의 길을 걸을지 판명이 난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밤을 새며 ‘블소’에 매달려 있을 엔씨소프트 개발자들을 떠올려보며 ‘블소’에 접속한다. 3개월 뒤.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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