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기억하는 스타크래프트 레전드는 누구?

13년 역사를 가진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가 종착역에 가까워지고 있다.

온게임넷의 티빙 스타리그를 마지막으로 스타크래프트1을 기반으로 하는 개인리그는 더 이상 열리지 않는다. 차기 리그는 스타크래프트2로 종목이 변경되어 이제 새로운 기록과 역사를 쌓아나가게 된다.

스포츠를 기록의 경기로 부르는 만큼 다양한 기록이 배출됐고, 팬들의 뇌리에 각인된 다양한 명경기들도 나왔다. 하지만 무엇보다 13년 동안 리그를 진행해 오며 가장 팬들의 기억 속에 남는 것은 자신이 응원했던 프로게이머일 것이다.

요환
요환

한때 청소년들의 최고 인기 희망직업이도 했던 프로게이머는 각각 자신 특유의 플레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팬들을 끌어 모았다. 폭풍 같은 공격으로 짜릿한 느낌을 전달한 프로게이머부터 반대로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단단한 경기를 풀어간 이도 이었다. 또한 전략적인 승부로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스타크래프트1 프로게이머 중 가장 많은 팬들의 뇌리에 각인된 인물은 바로 현재도 스타크래프트2 게이머로 활약 중인 임요환일 것이다. 데뷔 당시부터 훤칠한 키와 마스크로 많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임요환이지만 그가 팬들의 사랑을 받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전략적인 플레이 때문이었다.

임요환을 대표하는 유닛이 된 드랍십은 상대가 예측하지 못하는 방향과 장소에서 날아들었고, 매딕과 마린을 사용한 마이크로 컨트롤은 저그 플레이어들에게 절망을 선사했다. 게다가 새로운 맵이나 중요 경기에서는 기존 게이머들이 사용하지 않던 기발한 전략을 선보이며 '황제'라는 칭호를 얻기 전에는 '전략가'로 불린 것은 바로 그 이유다.

프로게이머 홍진호는 임요환만큼 정상에 선 것은 아니었지만 특유의 플레이로 임요환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다. 홍진호를 대표하는 것은 바로 폭풍 같은 공격력과 공격 본능이다.

다른 게이머들이 예상하지 못하는 타이밍에 몰려드는 저글링과 러커는 그를 대표하는 유닛으로 자리 잡았고, 가난한 가운데 뽑아낸 소수의 유닛 컨트롤은 아슬아슬하면서도 긴장감을 유발해 많은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는데 성공했다. 이후 그의 플레이는 ‘투신’으로 불린 박성준 선수와 비교되며 저그를 대표하는 프로게이머가 됐고, 향후 운영형 저그와도 비교되었다.

타른 종족에 비해 남자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프로토스에서 가장 많은 팬을 보유했던 프로게이머는 김동수라 할 수 있다. 온게임넷 최초의 프로토스 개인리그 2회 우승자이기도한 김동수는 임요환vs홍진호의 대립구도와 함께 임요환vs김동수를 만들어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는 프로토스의 대표 유닛인 질럿과 하이템플러, 그리고 아콘을 조합한 한방 병력을 사용하는 전술과 다각적 운영으로 ‘프로토스는 한방’, 강력한 한방 병력으로 ‘남자는 프로토스’라는 이미지를 강하게 남겼다. 이후 박정석, 강민 등의 프로게이머가 우직함과 전략을 보다 새롭게 갈고 닦아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내며 프로토스의 전성기를 이끈 초기 역할을 했다.

윤열
윤열

이후 최연성, 이윤열과 같은 완성형 프로게이머들이 등장도 이뤄졌다. 이들이 등장했을 당시에는 완성형이라는 단어가 사용되지 않았지만, 현재 이영호와 같은 플레이를 당시에 펼쳤으며, 이윤열은 보다 공격에 최연성은 수비에 특화되긴 했지만 공격과 방어에 밸런스가 잡혀있고 다양한 전술을 사용한 점은 현재 최강으로 불리는 이영호와 비교될 만 하다.

이외에도 테란은 서지훈, 변길섭, 김정민 등의 프로게이머들이 활약하며 인기를 누렸으며, 저그는 박성준, 박태민, 조용호, 박경락 등이 인상적인 경기를 선보였다. 또한 프로토스의 전성기를 이끈 육룡(송병구, 김택용, 허영무, 윤용태, 김구현, 도재욱), 완성형의 모습을 잡아나간 택뱅리쌍(이영호, 이제동, 송병구, 김택용) 등 팬들이 기억하는 프로게이머들은 무수히 많은 것이다.

사라져버린 MBC게임과 스타크래프트2로의 변화를 모색 중인 온게임넷 등에서 10년 넘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준우승에 아쉬운 눈물을 훔치며 각종 이야기를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이제 팬들의 마음 속의 레전드와 각각의 프로게이머들은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몇몇은 새로운 지도자의 길을 선택했고, 다른 이들은 스타크래프트2로의 종족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많은 팬들은 과거 그들이 응원했던 많은 프로게이머 모습을 가슴 속에 간직하고 꾸준히 응원할 것이며 그들을 새로운 도전과 노력을 오랫동안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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