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너무 한 거 아니야?”, 게이머들의 뜨거운 화두 ‘매너’

“아! 무슨 게임을 하면서 욕을 이렇게 하는 지 모르겠어요! 스트레스 풀려고 하는 게임에서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았다니까요?”

온라인게임을 즐기다가 다른 게이머에게 욕설을 들은 한 게이머의 울분 섞인 하소연이다. 이 게이머의 울분은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한 번 정도는 느껴봤을 법한 감정이다.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의 ‘매너’가 문제가 되고 있다. 상대방에 대한 비하는 물론이거니와 아군을 향해서도 비난과 빈정거림을 일삼는 게이머들 때문에 기분이 상하는 게이머들의 ‘피해사례’는 각종 온라인게임 관련 커뮤니티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게임 내의 ‘비매너’ 기준이 확실하게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욕설을 하거나 다른 게이머의 플레이를 방해하는 경우가 ‘비매너’ 행위로 간주된다. 또한 팀플레이가 중요한 AOS 게임에서는 아군과의 의사소통을 거부하고, 초보자들을 무작정 비난하는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게이머들을 불쾌하게 만드는 행동으로 꼽히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행위가 대중들 사이의 온라인게임에 대한 인식을 나쁘게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임 때문에 게이머들이 폭력적으로 변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흔히들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폭력적인 언어를 사용한다’는 이야기를 하고는 한다. 어찌 보면 게임 내에서 폭언, 욕설 등을 서슴지 않는 게이머들이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비매너’ 행위를 하는 이들은 두 분류로 나눌 수 있다. 자신들의 행동이 왜 잘 못된 것인가를 모르는 경우와, 잘 못된 행동임을 알면서도 온라인의 익명성에 숨어서 이러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그 것이다.

전자의 경우는 캠페인이나 교육을 통한 계도활동으로 개선시킬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큰 문제가 아니지만, 정말 큰 문제는 후자의 경우이다. 자신의 행동에 문제가 있다고 알면서도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교육으로는 개선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게이머들은 타인을 비방하고 욕설하는 행위 자체에서 재미를 느끼는 경우도 많기에 더더욱 계도가 어렵다.

온라인게임 시장의 비매너 게이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게이머들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게임업계, 혹은 협회가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갖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는 국내 프로야구를 꼽을 수 있다. 프로야구가 2000년대 초반의 암흑기를 거쳐 관중 600만 시대를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은 프로야구의 경기 수준이 올라간 것도 있지만, 성숙한 관람문화가 관중들 사이에 자리잡은 것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90년대 야구장의 분위기와 지금의 야구장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야구장에서 술을 마시고 유리병을 경기장으로 투척하고, 경기 중에 선수들에게 욕설을 하는가 하면, 시합에 지기라도 하면 의자를 부수고 난동을 부리는 이들이 있었던 것이 90년대 초반까지의 야구장 분위기였다. 심지어 ‘술 마시고 욕 하는 맛에 야구장에 간다’는 이들도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제 야구장에서는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경기장에 음료수 병을 던지거나 욕설을 하는 이들이 종종 나타나긴 하지만, 이런 이들은 구단 관계자에게 제지를 당하거나 아니면 주변의 관중들에게 야유를 받게 된다.

이렇게 분위기가 바뀔 수 있던 것은 시민의식이 과거보다 성장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협회와 구단이 끊임없이 관람문화와 관련된 캠페인을 실시했기 때문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프로야구의 인기를 더욱 끌어올리고 경기장에 관중을 찾아오게 만들기 위해서는 경기장의 분위기를 바꿀 필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국내 프로야구는 600만 관중이라는 위업을 달성했고, 올해는 700만 관중 시대까지도 노리고 있다.

국내 온라인게임의 시장 규모를 더욱 확대하고 더욱 많은 이들이 게임을 즐겁게 플레이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프로야구계가 그랬던 것처럼 게임업계도 이런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물론 지금도 ‘비매너’ 게이머들에 대해 계정 일시정지 혹은 영구정지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제제조치에 들어가는 기준이 너무 약하다는 것이 ‘비매너’ 게이머들에게 피해를 입은 이용자들의 목소리다. 또한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자신의 원래 계정 이외에 ‘세컨드 계정’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의 조치는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는 불만도 나타나고 있다.

실생활에서와 마찬가지로 타인을 위협하고 비난하는 행위는 온라인게임에서도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다. 운전으로 따지자면 초보 운전자 혹은 정상적인 주행을 하고 있는 차량에 접근해 창문을 내려 욕설을 하고, 길을 가로막고 지그재그 운전을 하는 행동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이러한 운전자들은 교통법규에 의거해 처벌을 받기 마련이다.

온라인게임의 이미지 개선 그리고 더욱 많은 이들이 온라인게임을 즐길 수 있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에는 정상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분위기, 누군가에게 위협받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필요가 있다. ‘비매너 게이머’들은 시장을 유지시키는 하나의 게이머가 아니라 시장확대를 저해하는 장애물이라는 것을 업계 관계자들이 인식해야 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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