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O2012 인터뷰②] 팀 Cafe:id "서로에 대한 신뢰가 좋은 성적 이끌어냈다"

대전 격투의 최고수를 가리는 세계 대회 '에볼루션 챔피언십 시리즈 2012'(이하 'EVO2012')가 지난 8일까지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진행됐다. 6종목이 치러진 이번 대회에서는 전 세계에서 몰려든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으며, 한국은 '슈퍼스트리트파이터4AE' '스트리트파이터X철권' '킹오브파이터즈13' 등 3종목에서 우승자를 배출하는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이에 각각의 종목의 입상자들을 만나 당시의 정황과 게임에 대한 솔직한 의견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으며 그 두 번째 순서로 팀 Cafe:id 소속 출전 선수들 및 김대환 운영자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Q. 간단하게 각자 소개를 부탁드린다

강명구: Lacid라는 닉네임으로 출전했던 강명구입니다. 순위는 5위입니다.

신민수: Verna 라는 닉네임으로 출전했던 신민수입니다. 순위는 3위입니다.

전필수: Guts라는 닉네임으로 출전했던 전필수입니다. 순위는 4위입니다.

이광노: MadKOF라는 닉네임으로 출전했던 이광노입니다. 순위는 우승입니다.

Q. 이번 대회에 대한 간단한 소감은?

강명구: 이렇게 높은 순위까지 올라갈 줄은 몰랐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 한국에서는 나름 상위권에 든다고 하지만 즐기는 사람이 적었던 반면 해외에서는 많은 게이머들이 즐기고 있었다. 이에 큰 욕심 버리고 매 경기에 집중하다보니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 같다.

신민수: 매우 기쁘고 대진운이 좋았던 것 같다. 솔직히 해외 대회에 나갈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보람된 일인데 성적도 좋아서 만족스러웠다.
전필수: 8강이 목표였는데 그 목표를 이룰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역시 대진운이 좋아서였던 것 같다.

이광노: 현지 적응만 잘 하면 8강 이상은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목표를 달성하게돼 기쁘다. 이런 대회가 있으면 자주 가고 싶은데 게임이 취미다보니 현실에 허덕이면서 살다 보면 아쉬운 때가 많았다. 앞으로 또 기회가 되고 여건이 되면 다시 나가보고 싶다.

Q. 이번 대회에 나가기 위해 어떻게 준비했나?

전필수: 원래 게임을 꾸준히 즐기다가 두 명이 나가는 것이 확정된 다음 나머지 두 명은 나중에 투입돼 2주에 걸쳐 집중 훈련을 실시했다. Cafe:id쪽에서는 ‘킹 오브 파이터즈 13’ 7명, 소울칼리버 3명이 한국에서 출발했다. 대회 준비는 2주 전부터는 합숙을 했는데, 일이 있는 사람은 아침에 출근했다가 퇴근하고 와서 게임을 연습하곤 했다.

Q. 연습 중 가장 지적을 많이 받은 사람은?

강명구: 단점에 대한 이야기는 제가 가장 많이 들은 것 같다. 사람마다 플레이 스타일이 각기 다른데, 다른 사람들은 대체로 눈으로 보고 플레이 하는 방식이고, 저는 기술을 안보고 예측해서 플레이 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그러다보니 다른 팀원들로부터 그렇게 플레이 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자주 듣곤 했다.

Q. 연습때 서로 연습하면 누가 제일 잘했나?

전필수: 딱히 누가 잘하고 그런건 없었다. 밤새서 연습한 사람이 조금 더 많이 진 정도? 그 중에서 가장 잘한 한명을 꼽자면 이광노 선수였던 것 같다.

Q. 대회에 나갔을 때 다른 게이머들과 대결해보니 어땠나?

전필수: 북미에서는 전작을 안하고 13부터 즐기는 사람이 많았던 탓에 예선은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본선에서는 잘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강명구: 그렇다고 해도 다들 동네에서는 잘해서 나온 사람들이 많았기에 실력에 대한 차이가 있을 뿐 다들 만만히 보기는 어려웠다.

Q. 결선 토너먼트에서 같은팀 선수끼리 대결했을 때 연습때와 차이가 있었나?

신민수: 개인적으로는 큰 차이는 없었던 것 같다.

전필수: 차이가 분명히 있긴 했다 선수석도 지정돼 있고 2번 지면 완전히 탈락하는 것도 있고...

이광노: 오히려 긴장이 안돼서 더 편했던 것 같다.

강명구: 만일 내가 지더라도 이 사람이 나를 이길 만큼 잘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경기를 보다 즐길 수 있었다.

Q. 대회를 보면 의자에 T셔츠를 걸고 선수 사이에 놓고 진행했는데, 그 이유는?

이광노: 광고효과라는 이야기도 했지만 이것은 농담이고,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옆에서 커맨드를 엿보는 선수들이 있었다. 이것에 조금 손해를 봤었기 때문에 또 당하지 않기 위해 일부러 설치했었다.

강명구: 일본서 진행되는 게임이었다면 서로 마주보고 대결했겠지만 이번 대회는 그런 것이 없었다. 아무래도 이에 대한 공인 룰이 없었기 때문으로 보이며, 지역별로 플레이 패턴이 다르다보니 어느 한 쪽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된다.

Q. 입고 있던 티셔츠에 낙서가 있었는데?

이광노: 인터넷 방송을 종종 하는데, 그쪽에 자주 놀러오는 사람들을 보라고 그 사람들의 닉네임을 적었다. 다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아져 축제 분위기에 휩싸여 낙서를 하게 됐다.

Q. 출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선수들에 대해 특별히 준비한 것이 있었나?

이광노: 영상을 미리 본 것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준비를 한 것은 없으며, 대회 결승전에서 만난 'Bala' 알만도 벨라스케즈 선수가 가장 잘하는 것 같아서 집중해서 보긴 했다. 대회 나가서 만일 결승전에 올라가면 이 선수가 기다리고 있을것 같았는데 역시 실제로도 그랬다.

강명구: 라스베가스에 도착해서 첫 날에 멕시코 선수들과 한국 선수들 간에 친선전을 했었는데, 당시 9:20이라는 스코어로 패배했다. 이 결과로 멕시코 선수들이 조금은 방심을 했었던 것 같다.

Q. 결승전때 주변에 멕시코 응원단이 많았는데 신경이 쓰이진 않았나?

이광노: 신경은 쓰였지만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몰라서 그냥 무시했다.

Q. 결승전을 진행하면서 언제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나?

이광노: 첫 게임을 따냈을 때 이길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상대방이 도중에 캐릭터를 바꾸는 것을 보고도 좋은 징조라고 생각했다.

Q. 우승이 결정됐을 때 무슨 생각이 들었나?

이광노: 상금 생각이 제일 먼저 들면서 비행기 값 굳었다는 생각이 머리를 맴돌았다. Cafe:id 운영자님이 사비로 지원을 하다보니 농담반 진담 반으로 압박을 해왔다. 고마운 마음에 꼭 우승을 하고 싶었다.

Q. 만일 다음 대회에 출전하게 된다면 목표는?

강명구: 8강전 안에는 들어가고 싶다.

전필수: 8강은 가고 싶다. 그정도는 해야 사람들이 알아준다.

신민수: 될 수 있으면 안나가고 싶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자신이 없기에 좋은 성적을 거뒀을 때 떠나고 싶다.

이광노: 우승을 했으니 다음 대회에서도 우승을 또 하고 싶다.

김대환 운영자: 올해는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팀을 꾸렸지만 내년에는 모르겠다. 회사 그만 두고 갔는데 지금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접을 수 없을 것 같다. 농담으로 이야기는 했지만 사실 상금보고 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은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 그들이 재미있게 놀고 가면서 성적도 거두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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