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스타리그 아듀' 종착역을 향한 마지막 질주

"그날이 기다려지는데, 안 왔으면 좋겠네요. 만감이 교차합니다"
"오래된 친구를 떠나보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스타리그와 역사를 함께 해온 해설진들이 결승전을 앞두고 남긴 말이다.

1999년 10월 PKO부터 시작해 2012년 티빙 스타리그까지 1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e스포츠 종주국, 프로게이머의 등장과 활약, 게임 방송국들 개국, 프로리그의 개막, 10만 관중 신화 등 스타리그를 시작으로 한국 e스포츠가 태동하고 발전했다는데 이의를 표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스타리그1
스타리그1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를 기반으로 진행된 스타리그는 오는 8월4일 화려했던 시절을 마감하고 끝을 알린다.

이번 결승전은 경기 내적으로도 그렇고 경기 외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우선 경기 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최종병기 이영호(KT)를 3:0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오른 정명훈(SK텔레콤)과 100만 프로토스의 희망을 두 어깨에 짊어진 허영무(삼성전자)의 대결이 펼쳐진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두 선수는 그렇게 주목 받는 이들이 아니었다. 정명훈은 신인 시절 이제동, 송병구 등의 강자들을 꺾으며 주목을 받긴 했지만 대신 흥행을 막는 ‘리그브레이커’로 불렸다. 허영무도 총사령관 송병구(삼성전자)의 그늘에 가려 팀의 2인자로 불렸고, 비공식 포함 14연패를 기록하는 등 허필패 등의 닉네임으로 불렸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보란 듯이 실력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했고, 스타리그의 최종 종착역에 자신의 이름 앞에 ‘마지막 챔피언’이란 글자를 새겨 넣을 기회를 얻게 됐다.

이번 스타리그 결승전은 13년의 마무리하는 자리이니 만큼 팬들은 물론 관계자들까지 함께하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스타리그2
스타리그2

레전드 매치로 스타리그를 대표하는 임진록(임요환 vs 홍진호)가 열리고, 역대 스타리그를 회고할 수 있는 사진/포토전이 개최된다. 또한 과거 스타리그와 함께한 유니폼 전시회도 같은 자리에서 열린다.

올드팬들이 반가워할 사람들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역대 스타리거를 포함해 우승자들, 과거 스타크래프트에서 활약했던 많은 이들이 현장에 초대된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 온게임넷은 결승 장소로 잠실 학생체육관으로 변경했다. 지난주에 있었던 e스타즈서울 현장에서 티빙 스타리그의 결승전을 진행하려 했지만 보다 많은 이들이 현장에서 경기를 볼 수 있도록 한 조치였다. 화려한 영광과 성공이 있었던 스타리그의 마지막을 보다 화려하고 성대하게 보여주고 싶은 온게임넷의 의지 표현이다.

온게임넷의 위영광 PD는 “이번 티빙 스타리그는 그 동안 한국 e스포츠와 함께 해온 모든 사람들의 축제의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 가능한 많은 분들을 초청해서 추억을 이야기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같이 함께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이야기 했다.

이렇게 경기 외적인 요소들로 인해 정명훈과 허영무의 대결이 다소 빛을 잃을 수도 있지만, 두 선수의 우승에 대한 의지는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우승에 대한 목표 뿐 아니라 좋은 경기, 마지막에 어울리는 경기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김가을 감독은 “허영무 선수가 꼭 우승을 했으면 좋겠지만 마지막 스타리그이니 만큼 팬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는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다. 이를 위해 모든 팀원들이 한마음이 되어 허영무 선수를 도와주고 있다. 기대해 달라”라고 이야기 했다.

정명훈 선수는 “임요환, 최연성을 잇는 테란 명가 SK텔레콤의 힘을 보여드리고 싶다. 두 선배들에게 멋진 모습으로 우승하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라며 의지를 내비쳤다.

13년을 마무리하는 티빙 스타리그는 오는 8월4일 저녁 6시에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다. 그날은 마지막 결승전이기도 하지만 많은 팬들과 관계자들이 함께 하는 스타크래프트의 축제의 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