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RPG 기근 현상, 게임사 스포츠게임에 올인 왜?

국내를 대표하는 게임 장르였던 MMORPG가 점점 개발되지 않고 있다. 대신 야구, 축구 등 스포츠게임들은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왜일까?

트랜드와 시장의 변화로 볼 수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로는 게임의 대작화를 이유로 꼽을 수 있다.

가상 세계의 모험을 기반으로 하는 MMORPG 장르의 특성상 게임에는 점점 많은 개발비가 투입되고 있다. 그래픽과 시스템에서 발전된 모습이 아니면 경쟁작과의 대결이 쉽지 않은 이유도 있다. 그렇다보니 제작 기간이 길어지고 개발비는 점점 늘어가는 추세다.

위닝
위닝

개발비만 400억원 이상의 블루홀스튜디오의 테라, 500억 이상의 리프트,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도 400억원 정도의 금액이 사용됐다. 위메이드의 네드(NED) 역시 개발 기간 7년을 넘기며 400억 원에 가까운 개발비가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블레이드앤소울과 북미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길드워2 역시 각각 약 500억원에 가까운 비용이 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개발비가 몇 백억 원을 상회하다보니 점점 중소 개발사들은 자체적으로 개발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이 됐다. 어느 정도 투자를 받는다고 해도 기존 인기작들과 경쟁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결국 MMORPG가 아닌 다른 장르를 택하는 경우도 있다. 과거 참신한 아이디어로 중소개발사가 시장에서 MMORPG로 성공한다는 건 이제 옛날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테라
테라

그렇다보니 결국 MMORPG를 개발하는 건 대규모 회사로 점점 압축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엔씨소프트의 길드워2,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위메이드의 천룡기 등이 대작 MMORPG의 맥을 이어갈 예정이며 내년, 내후년 이후 상황이 나아져 개발작이 늘어난다는 보장은 없다.

반면 스포츠게임은 MMORPG에 비해 개발비와 개발 기간에서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프로야구는 벌써 최단기간 600만 관중을 돌파할 정도로 대중적 인기를 등에 업고 있고, 축구 게임은 오랫동안 게임 시장에서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어 탄탄한 지지층을 가지고 있다.

이미 프로야구매니저와 마구마구, 야구9단 등이 야구게임 시장을 탄탄하게 유지하고 있으며 MVP베이스볼 온라인, 마구 더 리얼, 야구의 신 등이 하반기 출격을 예고하고 있을 정도로 꾸준히 신작 라인업도 뒤를 받친다. 여기에 넥슨과 다양한 스마트폰 게임들이 가세할 예정이다.

축구 장르 역시 NHN의 위닝일레븐 온라인, 넥슨의 피파온라인3, CJ의 차구차구, KTH의 풋볼매니저 온라인 등 강력한 게임성과 네임 밸류를 앞세운 게임들이 출격을 대기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시장에 MMORPG 대신 스포츠게임이 각광을 받는 것은 외부 시선과 시장 분위기가 달라진 이유도 들 수 있다.

올해초 사회 전반적으로 게임이 해악하다는 비판이 일었다. 그 와중에 게임 이용시간이 평균적으로 높은 MMORPG가 집중 타깃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스포츠게임은 누구나 쉽고 편하게 보고 즐길 수 있으며 폭력적인 내용이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사회적인 비판에서 다소 자유롭다.

차구차구
차구차구

게다가 스포츠게임도 MMORPG에 버금가는 월매출과 ARPU(가입자당 평균 수익)를 내고 있기 때문에 굳이 긴 개발기간과 많은 개발비, 인력이 필요한 MMORPG 보다 스포츠게임에 보다 관심을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의 한 게임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큰 금액과 개발 기간이 필요한 MMORPG 보다 대중적인 관심과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스포츠게임을 선호하고 있다”며 “대기업 중심으로 MMORPG가 개발되다 보니 일본의 최근 비디오게임 시장처럼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게임보다는 시리즈물이나 검증된 게임성을 가진 콘텐츠가 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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