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양성으로는 채울 수 없는 개발욕심, 열혈강호2에 풀다

최근 게임업계에 지식 나눔 열풍이 불고 있다.

전세계 게임 개발자들의 축제라고 할 수 있는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GDC) 행사가 매년 성황리 진행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넥슨, 네오위즈게임즈 등 국내 대형 게임사들도 직원대상이었던 컨퍼런스를 외부 공개해 현장에서 얻은 생생한 경험을 개발자를 꿈꾸는 후학들에게 아낌없이 배풀고 있다. 경험 자체가 소중한 자산일 수 밖에 없는 게임사 입장에서는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파격적인 행보다.

이런 지식 나눔을 예전부터 실행해온 사람이 있다. 개발자들 사이에서 입문서라 불리는 IT EXPERT 3D 게임 프로그래밍의 저자 김용준이 그 주인공. 책 집필 뿐만 아니라 한국콘텐츠진흥원 아카데미 교수까지 역임하며 개발자를 꿈꾸는 학생들을 가르쳤던 그는 현재 현업에 복귀해 엠게임에서 열혈강호2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열혈강호2
열혈강호2

"과거에는 지식 공유가 소극적이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회사에 소속된 입장이라면 그러는 것이 쉽지 않죠. 하지만, 해외에서는 예전부터 적극적이었고, 국내도 계속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지식을 나눠야 업계 전체가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자신이 만든 퀘이크 엔진을 무상으로 공개했던 존 카맥 덕분에 게임업계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처럼 지식은 나눠야 업계의 미래가 밝아진다. 이것이 김용준 실장이 책을 집필하고, 교육에 참여한 이유다.

김실장의 말에 따르면 넥슨, 네오위즈게임즈에서 개최하는 개발자 컨퍼런스 뿐만 아니라 개발자 커뮤니티인 데브코리아 등에서 활발하게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김실장은 게임 개발은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조금만 방심하면 뒤처지게 된다며, 본인 스스로도 다른 개발자들의 경험담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현업에 다시 복귀하게 된 이유요? 목마름이라고 할까요. 히딩크 감독의 ‘난 아직 배고프다’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교수직까지 역임했던 그가 현업에 복귀한 이유는 순수히 개발에 대한 욕심 때문이다. 김실장은 후배들을 가르쳐 좋은 개발자로 커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새로운 것을 공부해서 그것을 실제로 적용해보는 것은 개발자가 아니고서는 느낄 수 없는 즐거움이라며, 개발자를 꿈꾸는 후학들에게도 게임 개발 자체를 즐겨야만 좋은 개발자가 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열혈강호2
열혈강호2

"열혈강호2라는 게임 자체도 현업 복귀에 큰 이유라고 생각되네요. 예전부터 원작의 팬이었고, 엠게임 전체가 사활을 걸고 만들고 있는 대작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은 개발자 입장에서 무척 흥미진진한 일이니까요"

현재 김실장이 열혈강호2 개발에서 맡고 있는 분야는 게임 엔진이다. 열혈강호2의 뼈대가 되는 3D 엔진을 개량하는 것이 그의 주된 업무. 열혈강호2는 언리얼 등 상용화 엔진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엑스엔진이라 불리는 자체 개발엔진으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엔진을 개량하는 것이 게임 퀄리티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김실장은 자체개발 엔진은 상용화 엔진과 달리 새로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기능상의 제약이 많은 편이지만 필요한 기능이 있다면 만들어 넣으면 그만이라며, 개발자 입장에서 훨씬 매력적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 2번의 테스트에서는 상당히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이 느리고, 튕기기도 하고, 게임 그래픽도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번 3차 테스트 때에는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열혈강호2
열혈강호2

김실장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3차 테스트에서는 게임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안정성 향상 뿐만 아니라 그래픽의 퀄리티도 대폭 향상될 예정이다. 김실장은 열혈강호2에서 가장 부각시키려고 하는 것이 남성적, 마초적인 느낌을 주는 강렬한 전투인데, 이전까지는 엔진의 한계로 인해 원하는 바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것이 많았다며, 그동안의 엔진 개선 작업을 통해 많은 기능들이 추가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자신했다.

또한, 드디어 열혈강호 원작 30년의 스토리 라인이 공개되는 것도 김실장이 말하는 이번 3차 테스트를 주목해야 할 이유다. 이전까지의 테스트에서는 처음부터 고레벨 캐릭터가 주어져 각종 전투 스킬을 경험할 수 있게 했다면, 이번 테스트에서는 1레벨부터 차근차근 캐릭터를 성장시켜나가며,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스토리들을 조금씩 경험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김실장은 1차, 2차 테스트에서는 게임의 일부분만 보여드려 게임의 전체 세계관을 제대로 알기 힘드셨을 것이라며, 이번 테스트를 통해 열혈강호2가 어떤 게임인지를 제대로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올해 안에 오픈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얼마 남지 않았으니 열심히 해야죠. 열혈강호 원작을 좋아하시는 분, 열혈강호 온라인1을 좋아하시는 분 뿐만 아니라 무협 자체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만족하실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어가려 합니다. 물론 모든 분들을 100% 만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번 3차 테스트와 연말에 있을 오픈 서비스에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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