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서 팡팡 터지는 퍼즐게임 열풍, '애니팡 이전에 우리가 있었다'

1분간 귀여운 동물 캐릭터를 가로세로로 연결해 경쾌하게 터트리는 특유의 게임성으로 게이머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애니팡은 현재 게임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으로 떠올랐다. 지하철이나 공공장소에서 이 게임을 즐기는 이들의 모습을 쉽게 만나볼 수 있으며, 지난 명절에는 온가족이 모여 애니팡으로 대결을 펼치는 가정도 있었다고 하니 이 게임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이렇게 퍼즐게임이 화두가 된 적이 있었을까 싶지만 사실 퍼즐게임은 언제나 게이머들 사이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어온 대표적인 장르이다. 가볍게 즐기기 원하는 이들에게는 간단히 시간을 때울 수 있는 용도로, 고득점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몰입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는 양면성을 모두 충족하고 있는 퍼즐 장르의 특성 덕분이다.

게임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대표적인 퍼즐게임이라면 역시 이 게임을 빼 놓을 수 없다. 러시아에서 개발된 게임 중 가장 유명한 게임. 수직으로 낙하하는 7개의 블록, 빈틈 없이 한 줄을 채워 해당 열을 삭제하는 특유의 게임방식. 바로 테트리스를 두고 하는 말이다.

러시아의 '모스크바 아카데미' 소속 연구원이었던 알렉세이 파지노프(Alexey Pajitnov)가 개발한 이 게임은 1985년에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후 게임시장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단순한 규칙을 갖고 있는 이 작품은 그 특유의 단순함 덕분에 많은 이들에게 폭넓은 인기를 얻었다.

워낙에 유명한 탓에 이렇다 할 설명을 따로 하는 것이 불필요할 정도의 작품인 테트리스지만, 개발자인 알렉세이 파지노프는 이 게임의 성공을 전혀 예상하지 못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게임이 출시됐던 1980년대 당시의 러시아(당시 소련)은 철저한 공산주의 국가였기에 알렉세이 파지노프는 테트리스의 대성공에도 불구하고 저작권료를 전혀 받지 못 했다고 밝혀 게이머들을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현재 테트리스의 라이센스는 미국의 블루플래닛이 소유하고 있으며, 개발자 역시 지난 1991년에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테트리스의 근간이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이동된 상황이다. 또한 지난 2003년, 테트리스의 저작권을 관리하고 있는 미국의 더테트리스컴퍼니(TTC)는 국내 업체 중 NHN, 넷마블, 컴투스 등 총 3개 업체와 서비스 계약을 맺었으며, 이들 업체 이외에는 더 이상 국내 업체와 서비스 계약을 맺지 않을 것이라 밝힌 바 있다.

테트리스의 등장 이후 다양한 '낙하형 퍼즐게임'이 등장했지만 테트리스 정도로 큰 인기를 얻은 작품은 등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1992년에 퍼즐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 등장한다. 컴파일에서 제작한 뿌요뿌요가 그 주인공이다.

스스로 '(뿌요뿌요는) 원래 오리지널리티가 없는 게임입니다'라고 메가드라이브 버전 패키지의 메뉴열에 코멘트가 쓰여있을 정도로 컴파일 스스로도 이 작품이 테트리스에 영향을 받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연쇄적으로 '뿌요'를 터트려 고득점을 노릴 수 있다는 점과, 이를 이용해 상대방을 방해하며 대전을 펼칠 수 있다는 새로운 요소는 뿌요뿌요를 '역대급 퍼즐게임'의 반열에 올려놨다. 또한 테트리스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귀여운 캐릭터들을 퍼즐게임에 도입해 게임의 캐릭터성을 부각시키고, 다양한 연출을 시도했다는 점도 이 게임이 높게 평가받는 부분이다.

지난 2003년에 뿌요뿌요의 개발사인 컴파일이 도산한 이후 뿌요뿌요는 컴파일과 뿌요뿌요를 공동개발했던 세가를 통해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테트리스와 뿌요뿌요로 이어지는 낙하형 퍼즐게임의 명맥은 큐 엔터테인먼트에서 개발한 PSP용 퍼즐게임 루미네스로 이어졌다. 낙하하는 블럭을 쌓아 규칙에 맞춰 이를 삭제한다는 낙하형 퍼즐게임의 기본 공식에 음악을 더한 이 작품은 PSP의 발매 초기에 PSP의 판매를 견인하는 역할을 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같은 색의 블럭을 사각형으로 쌓아 이를 없애는 것이 기본인 이 작품은, 블럭을 움직이고 회전시킬 때마다 발생하는 묘한 효과음이 배경음악과 어우러져 게임의 재미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퍼즐게임이 아니라 리듬액션게임이라는 표현을 할 정도로 음악과 퍼즐의 조화가 돋보였던 루미네스는 이후에 PSP용 루미네스2를 비롯해 PS3용 루미네스 슈퍼노바, Xbox360 라이브 아케이드용 루미네스 라이브로 출시됐으며, 국내에서 한게임을 통해 온라인 버전이 공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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