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뭉치 아이들 집에 보내기 대작전. 애프터스쿨

아이들은 참 귀엽다. 특히 자고 있을 때는. 세상에 천사가 따로 없다. 하지만 좀 커서 마구 돌아다닐 시기, 즉 유치원 정도 나이가 되면 정말 감당하기 힘든 사고뭉치가 되기도 한다. 오죽하면 미운 7살이라는 말까지 나왔을까!

최근 등장한 스마트폰용 퍼즐 게임 애프터스쿨을 보면 딱 미운 7살이라는 단어가 생각난다. 유치원이 끝난 뒤 쏟아져나오는 아이들을 버스에 태워 집에 보내는 것은 유치원 교사 경험이 없다고 해도 상상만으로 충분히 암담하다.

애프터스쿨은 스마트폰 게임 개발사 마나포션이 만든 창작 퍼즐 게임이다(유명 아이돌 그룹의 이름과 같아서 대부분이 익숙하게 느껴질텐데, 아이돌 그룹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게임 규칙은 유치원이 끝나고 여러 색깔의 옷을 입은 아이들이 나오면 같은 색깔의 버스에 태워보내는 것. 아이들을 터치해서 버스로 드래그하면 태워지는 방식이라 게임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더라도 누구나 쉽게 플레이할 수 있다.

애프터스쿨
애프터스쿨

하지만, 이렇게 간단하기만 하다면 퍼즐이라는 이름을 붙이기 민망한 것이 사실. 그리고 아이들 집에 보내기 대작전이 이렇게 간단했다면 미운 7살이 생각난다고 하지도 않았다.

게임을 시작하면 유치원 문이 열리 여러 가지 색깔의 옷을 입은 아이들이 나오고, 화면 하단에는 그에 맞는 색깔의 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각 버스의 탑승인원은 5명이 한계인데, 아이들은 버스의 탑승인원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작위로 나온다는 것이다. 한번에 등장하는 모든 버스에 아이들을 다 채워야 다른 버스가 오니 남는 아이들은 새로운 버스가 올 때까지 계속 드래그해서 위로 끌어올려야 한다. 초반에 버스 종류가 3개일 때는 그다지 부담가지 않은 일이지만, 스테이지가 후반으로 넘어갈수록 버스가 종류가 많아지니 점점 손이 꼬인다.

또 하나의 난관은 아무 때나 화장실을 가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특성이다. 현실과 마찬가지로 버스에 탔는데 갑자기 화장실을 가고 싶어한다면 큰일이 벌어지니 화장실을 가고 싶어하는 애들은 드래그에서 화장실쪽으로 옮겼다가 큰일을 보고 나오면 버스에 탑승시켜야 한다. 아이들이 정말 많아져서 정신이 없어지면 긴급처방인 뿅망치를 사용해 아이들을 잠시 멈추게 할 수 있지만, 그것을 무한정 사용할 수도 없으니 게이머의 손은 위아래로 정신없이 움직일 수 밖에 없다.

애프터스쿨
애프터스쿨

퍼즐의 깊이를 더하기 위한 설정도 있다. 애프터스쿨의 스테이지는 봄, 여름, 가을, 겨울 네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계절에 따라 아이들의 행동이 느려지거나 얼어버리는 등 조금씩 달라지며, 버스와 아이들 사이에 장애물이 생겨나 그것을 피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말로만 들으면 별 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지만 막상 버스를 타지 못한 아이들이 화면에 많아지면 여차 하는 순간에 게임 오버 화면을 보게 된다.

또한, 각 스테이지에는 목표 점수 도달, 멀티 터치 기능 활용, 배탈 난 아이들 화장실 보내기 등 다양한 미션 목표가 존재해 게임의 단조로움을 덜어주며, 특정 조건을 달성시키면 뱃지를 모을 수 있어 수집하는 재미도 만족시켜주고 있다. 싱글 플레이가 지루하게 느껴진다면 다른 게이머와의 멀티 플레이도 즐길 수 있다.

애프터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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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비주얼드 스타일이 점령해버린 퍼즐 시장의 현황을 고려한다면, 비주얼드가 아닌 참신한 퍼즐 규칙을 새롭게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개발사의 도전 정신에 박수를 보낼만한 일이다.

다만, 새로운 방식이긴 하지만 완성도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점이 보인다. 직관적인 게임 방식으로 누구나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머리를 쓰는 것보다는 빠른 동체 시력과 손의 움직임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게임 방식 때문에 쉽게 질릴 수 있다는 약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를 버스에 다 태우고, 버스가 출발하는 것만으로는 임팩트가 약해 흔히 말하는 손맛이 느껴지지 않으며, 모든 버스에 아이들을 다 태워야만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게임 구조 때문에 버스의 종류가 늘어날수록 스테이지 클리어 시간이 점점 더 늘어나게 된다. 이 역시 게임을 쉽게 질리게 만드는 큰 요인이다.

결론적으로 이 게임은 애니팡처럼 성인들이 친구들과 경쟁을 하거나, 쉬운 시간에 가볍게 즐길만한 게임이라고 보기에는 힘들다. 분명 참신하긴 하지만 성인들이 오래 붙잡고 즐길만한 매력은 부족하다. 대신에 부모들이 아주 어린 아이들과 함께 즐기기 좋은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귀여운 캐릭터가 아이들에게 호감을 주며 색깔 맞추기 수준의 퍼즐은 아이도 바로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직관적이기 때문이다. 단, 스마트폰보다는 태블릿PC 사용을 권장한다.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으로는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플레이하기 쉽지 않다.

애프터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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