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F 캐릭터 총집합, 격투 게임 아쿠아파짜

일단 게임 리뷰를 하기 전에 먼저 이 게임을 낸 아쿠아플러스라는 회사에 대해서 몇 마디 하겠습니다. 사실 이십대~삼십대 중반의 게이머라면 아쿠아플러스라는 이름보다 Leaf라는 이름이 익숙할 것입니다. 요즘에야 많이 잠잠해졌지만 한때는 잎사귀빠나 립빠 같은 명칭으로 한때를 풍미한 게임 업체이기도 한데 정확히 말하자면 Leaf는 이 아쿠아플러스의 계열사로 Leaf 란 명칭으로 내는 게임은 비주얼 노벨 계열의 18금 계열의 게임이 다수였습니다. 18금 게임이긴 했지만 스토리나 캐릭터 설정, 작중 배경이 워낙 좋은지라 당시에 많은 인기를 얻었었죠.

아쿠아파짜
아쿠아파짜

이제는 이전의 작품들을 전연령으로 재이식 하면서 당시에 미흡했거나 어설펐던 설정, 작화 등을 수정해 아쿠아플러스 이름으로 출시를 해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아쿠아파짜 : 아쿠아플러스 드림매치(이하 아쿠아파짜)는 전연령으로 이식된 Leaf->아쿠아플러스 게임의 올스타 캐릭터들이 모인 격투게임으로 아케이드 게임으로 2011년에 첫 등장 후 2012년 8월 말에 PS3로 이식되었습니다.

게임 제목인 아쿠아파짜는 원래 이탈리아의 바닷물에 와인과 올리브 오일을 부어넣고 만드는 요리입니다. 이 단어의 의미는 미친 물이라고 하는데, 게임에서는 스토리 모드에 나오는 동명의 사건의 근원이 되는 액체의 명칭입니다(물론 철자는 약간 다릅니다. 요리 아쿠아파자는 Acqua pazza, 게임 제목이자 액체의 명칭은 Aqua pazza) 게임에서 이 물을 마신 캐릭터들이 살짝 이상해지는 걸 봐선 명칭 그대로의 효과 인 것 같지만 실제 이탈리아 요리는 그런 거 아니니 오해하진 마시고, 회사 명칭을 감안한다면 제목 결정은 비슷한 발음과 게임 중 내용을 적절히 믹스 한 듯 합니다.

아쿠아파짜
아쿠아파짜

사전 설명은 이정도로 하고 게임 자체를 살펴보면 기본 요소들을 잘 갖춘 충실한 격투 게임입니다. 4개의 버튼을 사용하는 익숙한 형태의 조작이면서, 초심자들이나 스토리 모드를 간략히 즐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심플 모드, 필살기 연습을 할 수 있는 트레이닝 모드, 인터넷으로 다른 플레이어와 대전을 즐길 수 있는 네트워크 모드 등 있을만한 것은 다 있습니다. 게임 중 나오는 이벤트 CG나 음성, 배경음악 등을 보고 들을 수 있는 갤러리 모드까지 합하면 적어도 요즘 나오는 격투 게임과 비교해도 기본적으로는 부족한 것은 없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최근에 등장한 격투 게임들은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점차 일반인들의 접근을 불허하는 정신없는 속도의 대결이 펼쳐지는데 반해 이 게임은 적당한 속도감을 가지고 있어 격투 초보자들도 충분히 즐길만한 난이도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CPU와의 대결은 이 게임의 여러 시스템을 사용할 필요없이 닥치고 공격만으로도 충분히 클리어할 수 있을 수준이라 격투 게임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지만, 격투 게임 팬이 아닌 Leaf 게임 캐릭터 때문에 이 게임을 시작한 사람들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아쿠아파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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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게임은 분명히 격투 게임이고, 격투 게임이라는 점을 가장 중점적으로 바라본다면 미흡한 부분이 많습니다.

일단 캐릭터 문제인데 사실 아쿠아플러스 사의 게임을 보면 격투 게임에 나와도 손색이 없는 게임 캐릭터도 상당하지만 반대로 “이런 캐릭터가 격투 게임에?”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격투 게임에는 안 어울린다 싶은 캐릭터들도 다수입니다. 몇몇 캐릭터들을 플레이 하다보면 격투 게임을 하는건지 격투 게임과 비슷한 무언가를 하는건지 알 수 없는 묘~한 기분이 듭니다. 게다가 게임상 나오는 음성이 긴장감 보다는 묘한 탈력감을 주었고 몇몇 필살기는 그 묘한 기분을 쭈~욱 올리는 기분을 들게 합니다.

아쿠아파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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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패키지에서는 2 VS 2라는 꿈의 경연이라고 선전 하고 있지만 실상은 좀 다릅니다. 26명의 캐릭터가 나오기는 하지만 그 중 절반은 파트너 캐릭터라는 설정의 일종의 보조 캐릭터라서 파트너 버튼으로 지원 계열의 공격만 해줄뿐 실제로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멀리서 찾을 것도 없이 S모사의 유명 격투 게임인 KOF에서도 이런 파트너 캐릭터 계열의 시스템이 있지만 그 쪽은 모든 캐릭터를 전부 대전에 쓸 수 있는 만큼 패키지에 써 있는 꿈의 경연 이란 문구는 아쿠아파짜에는 좀 과분해 보입니다.

아쿠아파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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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원작을 아는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실제로 조종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서 매력을 느낄 수도 있지만, 원작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그냥 이쁘장한 캐릭터들을 모아둔 동인 레벨의 격투 게임의 상업판 정도로 취급 받을 소지가 크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하면 아는 사람이나 하는 사람만 하는 게임 취급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죠. 또한 몇몇 캐릭터 필살기 중에는 원작의 후반부에나 나오는 중요한 사실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어 원작에 피해를 주기도 합니다. 물론 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원작을 잘 알고 있을테니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요.

아쿠아파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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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문제는 이 게임을 격투 게임으로만 바라봤을 때의 문제이고, Leaf사 올스타 게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매력적인 부분이 많습니다. 특히, 지금까지 나온 아쿠아플러스 게임의 모든 세계관을 하나로 모은 크로스 오버 스토리 모드가 그렇습니다.

원래 아쿠아파짜에 참전한 캐릭터들 중에서는 원작에서 한없이 진지하거나 냉철과묵, 차갑거나 무뚝뚝한 모습만 보이는 캐릭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아쿠아파짜에서는 여지없이 망가지거나 웃기는 모습을 보여주니 그 행동이나 대사를 보고 듣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대화 이벤트가 음성 지원인 만큼 일어 듣기 능력만 된다면 각 캐릭터 간의 대화를 듣는 것 만 으로도 충분히 내용을 즐길 수 있고 더불어 참가한 원작들을 알고 있다면 재미는 배가 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쿠아파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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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단 한 캐릭터를 클리어 하면 어나더 스토리라는 그 캐릭터의 다른 스토리가 개방되어서 클리어 후 한번 더 도전하는 즐거움을 주기도 합니다. 원래 Leaf 사의 게임들의 최고 강점이 매력적인 캐릭터와 스토리인 만큼, 그것을 외전이라고 할 수 있는 격투 게임에서도 충실히 계승하고 있다는 점을 칭찬하고 싶습니다. 더구나 원작과는 다른 새로운 스토리 라인이잖아요.

마지막으로 결론을 말하자면 모든 것을 논외로 하고 격투 게임으로만 인식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즐길만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Leaf사의 열성팬이라면 당연히 구매하실테고, 캐릭터도 예쁘고, 조작이 복잡하지 않아 초보자도 쉽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인 만큼 Leaf사의 열성팬이 아니더라도 캐릭터와 스토리를 즐기는 맛이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동인 게임처럼 느껴지지만 충분히 추천할만한 게임입니다.

아쿠아파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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